▲ 팽가이 교수(좌)와 톰슨 교수(우)/팽가이 교수 제공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인 ‘팟캐스트(pod cast)’는 인터넷에 다양한 콘텐츠를 오디오 또는 비디오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팟캐스트는 스마트폰으로 구독 등록을 하면 파일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우리 학교 인문사회학과 팀 톰슨(Tim Thompson)과 믹 팽가이(Mik Fan-guy) 교수는 이러한 팟캐스트 프로그램 ‘Around Carillon(이하 어라운드 까리용)’을 만들어 우리 학교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팽가이 교수를 만나 팟캐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라운드 까리용, 학교의 소식을 전하다
팟캐스트 ‘어라운드 까리용’은 누군가의 부탁으로 시작하게 된 일은 아니다. 과학기술 분야의 새로운 소식에 관심이 많던 팽가이 교수는 팟캐스트의 첫 시즌이 시작되기 전, 우리 학교 기계공학과의 뉴스레터를 만들며 학내 소식들이 잘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팽가이 교수는 “학교 안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도 모르는 학생과 교수가 많다”라며 팟캐스트를 만들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더욱이 교내에는 외국인 학우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 매체가 많지 않았다.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뉴스 기사는 한국어로만 작성되어 있어서 외국인 학우가 읽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팽가이 교수는 ‘학교 소식을 녹음해서 전달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인 청취자 늘었으면
팟캐스트 어라운드 까리용 청취자의 대부분은 외국인 학우다. 팽가이 교수는 이를 인정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는 “팟캐스트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 학생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지만, 한국 학생도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것이 학내 소식을 전달하는 팟캐스트의 취지에도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팽가이 교수는 실제로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한국 학생들에게 팟캐스트를 홍보하고, 청취를 권유하고 있다.
 
오디오의 장점을 살린 팟캐스트
팽가이 교수는 처음 팟캐스트를 기획할 당시에 오디오 대신 글로 된 콘텐츠를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런 형식의 매체는 많다’라고 생각했고, 그 대안으로 오디오를 주목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음악을 삽입할 수 있고, 서면에 비해 허물없는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그가 꼽는 오디오의 장점이다. 팽가이 교수는 네이처의 최고 편집장 필립 캠벨(Philip Campbell)과 강성모 총장을 인터뷰한 경험을 얘기하며 “그들의 열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오디오 매체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별함이다”라고 전했다.
 
다양한 곳에서 이야기 소재 찾아
팽가이 교수는 다양한 곳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찾는다. 우리 학교 PR(Public Relations)팀에서 얻거나 SNS를 비롯한 온라인 창구에서 얻은 아이템과 오프라인에서 청취자가 제공해주는 이야기를 팟캐스트에 넣기도 한다. 그는 대전에서 열린 ‘국제푸드&와인페스티벌’을 소개하기 위해 소믈리에를 직접 인터뷰하고, 편집 과정을 거쳐 팟캐스트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팟캐스트 제작, 조화가 중요해
팟캐스트는 주로 톰슨과 팽가이 교수가 대화하며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나의 팟캐스트 에피소드가 탄생하기까지, 두 교수는 에피소드에 포함될 이야기의 소재를 찾고 학우가 보내준 인터뷰를 편집하는 등 작업을 진행한다. 팽가이 교수는 소재를 찾고, 톰슨 교수는 결정된 소재가 구체적으로 시즌의 어떤 시점에 배치되어 방송해야 할지 결정해 역할을 분담한다.
팽가이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데 반해 톰슨 교수는 캠퍼스 행사에 관심이 많아 팟캐스트 주제를 선정하다 의견 차이가 발생할 때도 있다. 팽가이 교수는 이럴 때마다 토론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고, 항상 어떻게 하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더 좋은 쇼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라고 전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요”
팟캐스트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인도 출신의 Sony Chindada(항공우주공학전공 박사과정)는 그의 팟캐스트 청취자중 한 명이다. 그는 금성으로 핵폐기물을 쏘아 올리는 연구를 진행한 박철 교수를 인터뷰해 팟캐스트에 제공했다. 팽가이 교수는 “(Chindada 학우는)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아 인터뷰를 하기 쉬웠을 것이다”라며 “누구든지 자신이 전문가인 분야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팟캐스트에 참여해 각자 아는 것을 공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봄 학기에 방송된 팟캐스트의 시즌1에서는 모든 에피소드가 팽가이 교수와 톰슨 교수의 대화로 채워졌다. 하지만, 그는 이번 가을학기에 방송할 시즌2는 30% 정도를 팟캐스트에 참여를 원하는 학우가 인터뷰해온 내용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팽가이 교수는 “팟캐스트가 발전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나와 톰슨 교수는 중재자나 진행자만 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작지만 큰 즐거움 느껴
팽가이 교수는 인문사회학과에서 ‘과학적 글쓰기’를 가르치는 교수다. 그는 2001년도에 처음 우리 학교의 일원이 된 이후로 14년째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나는 오래 전부터 KAIST가 변하는 모습을 보아 왔기 때문에 KAIST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데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의미 있지만, 그 이상으로 학교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 팟캐스트는 우리 학교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인 것이다.

팽가이 교수는 시간 관리를 해 가며 바쁜 일정을 쪼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자신이 이 일을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팟캐스트는 그에게 큰 웃음을 주는 존재다. 그는 한 명이라도 방송을 듣는 사람이 있는 한,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팟캐스트를 제작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학우들이 즐기고, 이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팟캐스트를 계속할 생각이다”라며 “만약 듣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그때 이 일을 그만두도록 자신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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