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양파 대란의 해였다. 풍년을맞은 양파 농가들은 너무 많이 생산된양파를 처리하기가 곤란해졌다. 전남에서는 화가 난 농민들이 양파 농가를 살려내라며 전남도청 앞에 1톤가량의 양파를 무더기로 쌓아 놓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양파즙’이라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단숨에 이 문제를 잠식시킨 팀이 있다. 바로 우리 학교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미현, 김선혁, 정지혜,진효진, 김항석 동문으로 구성된 ‘대풍년’ 팀이다. 잉여 양파를 즙으로 만들어판매해 629만원이라는 판매고를 올린대풍년 팀을 만나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대풍년 팀/김항석 원우 제공
풍부한 경험이 한데 모인 대풍년 팀
박미현 평소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것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활동을 해왔어요. 그러던 도중 기업을 세우면역동성과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할 수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경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김선혁 이전에 창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계기로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Social Venture)에 관심을가지게 되었어요. 이후 보다 전문적으로 창업을 해보고 싶어서 KAI ST경영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성지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이롭게, 더 많이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라는 발상에서 휴브(HUVE, HumanMovement)라는 스포츠 소셜벤처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이후사회적 기업을 통해 운동과 신체활동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지요.
진효진 타 대학 학부 시절 SKT 마케팅팀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경영의 매력에 빠져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모바일 산업에 대한 관심 때문에 KAIST정보미디어 MBA 과정에 지원하게되었지요.
김항석 경영은 어려서부터 관심을 가졌던 분야예요. 이후 학교에서 경영을 공부하고, 벤처회사에서 일하면서경영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어요. 가족과 함께 사회를 위한 공익사업을하면서 사회적 기업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어떻게든 돕고 싶어요”
농가에서는 매년 풍작인 작물이 발생하고, 잉여 작물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예요. 가만히 있자니 괴롭고뭔가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더라고요. 올해는 작년 가격이 급등해 재배면적이 늘고, 기상 여건도 좋아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양파가 문제였어요. 처음엔 많은 양파가 남아 골머리를 앓는 농민들을 어떻게든 돕고 싶어서 저희 팀원 중 한 명이 양파 장아찌를 담가 먹었어요. 하지만 자취를하는 사람이 많은 양을 먹기는 어려웠어요. 저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속상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에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동기 친구들을 만나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 못 팔면 먹죠”
잠시 접어둔 실패 걱정양파즙이 건강에 워낙 좋다 보니까 안 되면 제가 다 먹거나 친구들이랑 나눠 먹어보자고 생각했어요. 더불어 안정적인 목표설정을 위해 초기에 1톤만 소진하는 방향을 잡기도했고요. 팀원들 사이에도 조화가 잘이루어져서 ‘실패는 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처음 합을 맞출 때는 의견이 다르기도 했지만, 큰목적과 방향이 다르지 않아서 별다른충돌 없이 진행될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이 함께한 프로젝트
프로젝트가 다섯 명이라는 한정된인원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일손이 많이 모자랐어요. 각자 본업이 아니라갑자기 하게 된 일이라서 많은 시간을 낼 수 없기도 했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응원해주는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포장할 때 고객이 직접 방문해도와주었고 취재하러 온 기자도 거들어 주었어요. 판매할 때도 우리 학교학우가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 준 덕분에 초과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많은 주변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초과수익 달성, 힘들지만 감사해
수익이 처음 100%를 넘었을 때안도감이 들었고, 150%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200%가 넘기 시작했을 때는 기분 좋은 불안감이 들기시작했어요. 팀원 다섯 명이 수작업으로 하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주문이많아질수록 힘들어졌어요. 200%가넘는 대성공은 팀원들의 엄청난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어요. 그래도 많은관심을 받게 되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에요.
 
 
행동하는 양심이 성공으로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안타까운소식을 접하지만 직접 행동으로 도움을 주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저희는 양파 대란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누구나 느꼈던 감정을 행동으로옮겼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생각만 해 보았을 아이디어를 실제로표현해 현실에‘ 흔들림’을 만든 것이큰 성공 요인인 것 같아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 지치거나 무기력할 때도 있어요. 가끔내가 정말 뭔가 하고 있긴 한 건가,하는 생각도 들었요. 그렇지만 대풍년 프로젝트를 통해 작은 변화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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