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의 미래를 걱정하며
상태바
KAIST의 미래를 걱정하며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4.08.01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순흥 해양시스템공학전공 교수
KAIST는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대학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첨단 교육과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첨단 분야는 항상 변하고 있어서, 새로운 분야가 나타나서 지속해서 성장하기도 하지만, 곧 낡은 분야로 인식되며 사라지기도 한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일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해야 할 난관의 어려움에 망설이거나 실패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서, 경쟁 상대인 다른 대학들이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분야에만 진출한다면, KAIST는 영원히 이류 대학에 머물거나, 그 이하로 추락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일은 성패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어려움을 수반한다. 새로운 교과목도 개발해야 하고,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새로운 실험 장치도 마련해야 하고,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할 새로운 SCI급 저널도 키워나가야 한다. 교육시설과 학과목, 학생들의 모집, 학과 사무실의 운영 등 행정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런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도 새로운 학문분야를 개척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큰 보람이라는 원동력을 제공하기에, 기존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많은 연구교육자가 새 분야 개척의 어려움을 참아내고 돌파하는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새 분야를 개척하였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 분야의 개척을 망설인다면,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대학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과감히 도전하였으나 실패한 경우에도, 도전한 분들에게 갈채를 보내고 명예롭게 후퇴하여,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갈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다. 그 목적으로 KAIST 전체 구성원들의 중지를 모아, 새로운 학과의 설립과 존속을 위한 평가 원칙을 만들어, 새로운 분야 개척에 도전하는 학과들과 그 구성원들을 지원하고 보호해야 한다.

근래에 KAIST에서 진행 중인 신설 학과들의 대형 학과로의 통합 작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새로운 분야 개척에 도전하고 있는 신설 학과 구성원들의 도전 정신을 꺾고 있다. 무엇이든 허물어뜨리기는 쉽지만 다시 만들거나 짓기란 어려운 법이다. 불확실한 성공에 도전하는 참여자들의 기를 꺾는일은, KAIST의 핵심가치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신설 학과들을 소멸시키는 일은 재고되어야 한다. 앞으로 10년 뒤에도 다시 새로운 학문 분야가 출현할 것이고, KAIST가 연구 중심의 일류대학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에 도전할 용감한 교육연구자들을 확보해야 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문화 또한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다시 새 분야의 개척에 도전하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