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 재배치, 서로간의 존중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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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방 재배치, 서로간의 존중이 필요할 때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4.05.2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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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한 학부동아리연합회‘ 안녕’ 회장
지난 5월 2일,‘ 카이스트 동아리방 배정 공식이 정신 나감’이라는 짧은 트윗이 300여 회 리트윗되었다. 작년 8월부터 의견을 취합을 시작해 세부 사항마다 논쟁거리를 만들었던 동아리방 재배치, 길고 긴 회의 끝에 결정된 동아리방 재배치 시행안이 마침내 공개되는 날이었다. 격년으로 시행되는 동아리방 재배치는 회마다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특히 2012년에 시행된 동아리방 재배치는 시행과정 중간에 운영위원 중 한 명이, 시행 후에는 동아리연합회 회장이 사퇴하는 등 동아리연합회의 시스템 전체에 위기를 가져온 중요 사안이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동아리방 재배치를 왜 해야만 할까?
 
첫째, 동아리방은 공공재이다. 어떤 공간이 동아리방으로 배치된다는 것은 전체 학생을 위한 문화편의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일이다. 본래 학생들의 공공재인 공간에 많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노래방’ 대신 동아리방이 들어가기 위해서 동아리들은 동아리방을 본래 목적에 충실하게 활용해야 한다. 또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학문화를 반영하도록 공간을 배정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20여 개의 정동아리가 사라지고 또 그 이상의 동아리가 새로 생겨났다. 동아리의 회원은 대학생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동아리를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 결론적으로 동아리방 재배치는 모든 학생들의 원하는 문화활동을 하기 위해 대학 문화를 반영하는 공간분배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건강한 동아리 사회를 위해 모든 동아리에게 공간을 얻을 기회를 동등하게 주는 주기적인 행사가 필요하다. 우리 학교에는 동아리방이 항상 부족하다. 현재 정해진 동아리방 없이 활동하는 동아리가 18개나 된다. 동아리방 없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은 학생이 어디에 있고, 동아리방을 포기할 수 있는 동아리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동아리가 동등한 자격에서 주인 없는 동아리방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이번 재배치 관련 신청서류가‘ 동아리방 재배치 신청서’가 아니라‘ 동아리방 신청서’인 이유도 모든 동아리에게 동아리방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상황을 재확인시키기 위함이다. 이런 순환과정이 있기 때문에 모든 동아리는 이전에 시도하지 않은 활동에 도전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질 수 있고, 이는 동아리 사회가 주체적으로 대학문화를 꾸려가도록 작동한다. 따지고 보면, 동아리연합회는 동아리방을 배정하는 거대한 권한을 타 단체나 교직원이 아니라 동아리 스스로가 가지는 것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이 권한이야말로 동아리연합회의 질서가 유지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아리방 재배치가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 사실 2012년에 주로 제기되었던‘ 의사결정 불투명’ 문제는 동아리연합회가 안고 있는 거대한 문제, 즉 권위 없는 연합회의 단면에 불과하다. 동아리연합회가 가진 문제는 구성원과 조직 간에, 또는 구성원 간에 존중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연합이 구성원을 존중하는 태도가 부족하면, 연합의 권위 또한 존중받기 힘들다. 존중은 형식만 남아있는 의사결정 기구와, 자기 동아리의 현재 상황만 고려하는 근시안적인 동아리들의 사회에서 공정성과 성숙한 논의과정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동아리연합회는 존중의 태도를 기반으로 한 의결기구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동아리방 재배치는 매회 개선되고, 다른 방법을 시도할 것이다. 이번 동아리방 재배치는 특별하다. 장영신 학생회관의 신설로 인해 동아리의 보금자리가 17개나 새로 확보되기 때문이다. 또 이 장영신 학생회관 건설을 계기로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도 포용할 수 있는 학생문화공간을 만든다는 시도 역시 시작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동아리연합회는 이 새로운 학생문화공간 설계에 참가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번 동아리방 재배치는 그 일환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동아리들이 동아리방의 문을 넘어서 서로 교류하는 건전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아리에 애정을 가진 대표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번 재배치 결과에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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