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전주는 여름이 훌쩍 온 듯 JIFF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세월호 사건에 애도를 표하기 위해 레드 카펫, 야외 공연 등의 행사는 취소되었지만, 다양한 시설과 행사가 축제기간 동안 마련되었다. JIFF는 전주만의 매력을 더해 다른 영화제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주었다.

대형 포스터가 줄지어 게시된 도로를 따라 지프 광장으로 들어서자, 노랫소리와 함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컨테이너를 꾸며 만든 JIFF M RADIO에서는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방문객의 사연도 신청받아 때로는 영화와 관련 있는 노래를, 때로는 그들만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연을 방송하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프 광장 맞은편에 마련된 지프라운지에는 축제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부대시설이 마련되어있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 앞에서 다양한 자세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활력 충전소에는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존, 아름다운 전주의 풍경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자전거 대여소, 행사 장소와 초대 배우, 감독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검색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자전거 대여소에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는 네 가지 코스를 안내해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 전주의 명소를 빠짐없이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조그마한 장터 ‘낮장’이 열려 있었다. 낮장 안에는 여러 점포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청년 사업가들이 모여 차린 청년몰은 낮장 속에 부대시설을 차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시장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했다. 

지프라운지에서 나와 영화의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많은 사람이 영화제를 찾은 덕에 길거리는 북적였지만, 차량을 통제해 비교적 안전하게 거리를 둘러볼 수 있었다. 거리에는 전주에서도 유명한 가게들이 늘어서서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영화축제를 즐기다 허기가 질 때면 오채라면, 지팡이 아이스크림 등 전주의 소문난 먹거리로 요기할 수 있었다. 메가박스 전주, CGV 전주, 전주시네마타운, 전북대학교 삼성문학회관 등의 상영관을 찾아 영화를 관람하고, 지프라운지에서 열리는 지프토크를 관람하며 전주에서의 일정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영화제가 열리는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 안내된 거리를 조금만 벗어나도 한적한 동네의 광경이 펼쳐져 다소 당황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야외에서 지나간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추억의 가설극장’, 카메라의 역사를 담고 있는 여명카메라박물관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일정을 길게 잡았다면 바로 주변에 자리 잡은 전주의 명물 한옥마을, 신기전, 전동 성당, 청년몰까지 돌아보며 도시 전주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꼼꼼히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행사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풍성한 볼거리를 마련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매년 새로워지는 구성과 탄탄히 쌓인 내실로 JIFF는 국제적인 영화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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