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연주 장면

조금 아쉬운 이야기 흐름

음악에 문외한이더라도 파가니니의 이름은 들어보았을 정도로 파가니니는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다. 하지만 정작 파가니니가 어떤 음악가였고 어떤 곡을 만들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녔던 파가니니의 일생을 다룬 영화,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가 개봉했다. 주연 배우의 실제 바이올린 연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파가니니 :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를 감상해보자.

파가니니는 천재성에 비해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곡을 만들고,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보였지만 수준 낮은 무대만 돌아다니고, 번 돈을 모두 유흥에만 쓰는 방탕한 생활을 하며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파가니니에게 우르바니라는 사람이 접근한다. 우르바니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게 해주겠다”라며 자신과 일하자는 제안을 건네고, 파가니니는 이를 승낙한다. 우르바니의 관리하에 파가니니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생활을 한다. 유럽 투어를 하고, 돈을 엄청나게 벌어들인다. 모두가 파가니니를 초대하는 데 열중이던 그때, 런던에서 왓슨이라는 지휘자가 파가니니를 초청한다.

영화는 파가니니의 방탕한 삶과 화려한 무대를 번갈아 비추며 파가니니의 삶을 보여준다, 영국에 도착한 파가니니의 주위에는 기자들이 달라붙었고, 수많은 스캔들과 그의 윤리성을 문제삼은 사람들은 공연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한편 왓슨의 집에서 지내게 된 파가니니는 우연한 기회에 왓슨의 딸, 샬롯의 노래를 듣 게 된다. 파가니니는 샬롯을 사랑하게 되고, 샬롯에게 자신의 공연에서 아리아를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관객석 뒤에서 갑자기 등장하며 연주하는 ‘카프리스 24번’이 나오는 부분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실제 연주여서 더 실감나고, 주연 배우 데이비드 가렛의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파가니니에게 인사하는 영국 국 왕에게 즉흥적으로 헌사한 ‘영국 국가에 의한 변주곡’도 많은 사람들이 꼽는 명장면 중 하나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후 신문에는 커다란 스캔들이 실리고 파가니니는 영국을 떠나 원래의 삶으로 돌아간다. 말년의 파가니니는 누구도 연주 하지 못할거라 여겨졌던 자신의 곡을 악보로 남기며 쓸쓸하게 살아간 다. 교회가 거부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는 초라한 죽음을 맞는다.

영화에 삽입된 연주 장면은 아름답다. 또, 데이비드 가렛의 출중한 연주 실력에 외모까지 더해져 가는 곳마다 화제가 되었던 파가니니의 천재적인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하지만 실제 파가니니의 삶을 많이 각색해 영화 각본을 쓰기도 했고, 데이비드 가렛의 연기 경험이 없어서 연기가 어색하다는 점이 아쉽다. 또, 영화가 연주장면에만 치중하다 보니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것도 영화의 흠이다. 하지만 파가니니를 사랑한다면, 음악을 사랑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파가니니의 음악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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