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는 네 개의 언론단체가 있는 것으로 으레 여겨진다. ‘4대 언론’으로 통칭되는 카이스트신문, KAIST HERALD, VOK, 한울이 그것이다. 네 단체는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학우들에게 다가가고 언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 중이다.
 
특히 VOK에서는 최근 들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보도국’을 지난 2013년 말에 시범 개설하고 올해 초 정식 신설했다. 학우들을 위해 사실을 공정하게 전달하겠다는 보도부의 신설 소식에 기쁨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가족끼리 둘러앉아 뉴스를 보듯 학교의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뉴스를 보며 토론하고, 가끔은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 본 뉴스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일어나길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가 VOK에 닿기라도 한 것인지 VOK에서는 정기 뉴스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후 얼마지 않아 VOK가 원래의 학생단체에서 벗어나 총학 산하의 특별기구로 편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기성회계로부터 오는 예산을 제재하겠다는 의결 등이 통과된 탓이란다. 그러면서 VOK가 지금까지는 학교나 총학 그 어디의 산하기관도 아니었지만 총학 특별기구에 편입되면 예능과 언론 기관, 두 가지의 역할을 수행하며 학우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 VOK의 특별기구 편입 결정이 방송국으로서 학우들에게 인정받는 길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결정이 언론 기구로서의 VOK가 중심을 지키고 카이스트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반하지는 않는지 의문이 생긴다. 어떤 단체가 학우들에게 인정받는데 필요한 것은 그 단체가 어디에 속해 있고, 예산은 어디서 오고에 대한 것들이 아니다. 특히 언론은 보도로서 학우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언론은 중심을 지키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론은 중립성을 지켜야 하고 이를 위해 독립성을 가지는 것이다. 이제는 특별기구가 되어 총학에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된 VOK의 보도부원들은 총학을 포함한 학생사회 전반에 관한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을까. 만약에, 혹시나 그것이 가능하더라도 학우들이 독립성에 의문이 드는 언론의 보도를 얼마나 신뢰하고 인정할 지에 대해서도 역시 미지수다. 
 
학우들에게 인정받는 VOK가 되겠다고 했다. 보도부 신설 등으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VOK가 좋은 언론, 좋은 보도를 지향하고 학우들의 목소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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