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과 최광욱 교수팀]TCTP가 ATM의 조직 성장과 유전자 안정성 유지에 직접 개입하는 것 동물 실험에서 최초로 밝혀 의미 커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최광욱 교수팀이 DNA 손상, 발암 관련 단백질 TCTP와 DNA 손상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ATM의 직접적 상관관계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세포 성장, 암 발병에 관여하는 TCTP

TCTP(Translationally controlled tumor protein)는 세포발생, DNA 수리, 줄기세포와 관련된 단백질이다. 그뿐만 아니라 암세포에서 TCTP를 억제하면 정상 세포처럼 변하고, 정상 세포에서 TCTP가 과다분비되면 세포 자살이 억제되는 등 TCTP는 암 발병과도 관련이 있다. 학계에서는 TCTP가 DNA 정보 보전에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지금까지 뚜렷한 상관관계를 밝히지는 못했다. 또한,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가 아닌 실제 동물에서 TCTP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역시 불분명했다.

 

파지 스크린 디스플레이로 TCTP와 ATM 직접 결합 확인해

ATM(Ataxia telangiectasia mutated)은 외부 방사능 등에 의해 손상된 DNA를 수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ATM이 부족할 때 TCTP의 합성이 억제되는 것이 발견되어 TCTP가 ATM의 작용 대상으로 지목되었지만, 구체적 작용 과정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최 교수팀은 파지 스크린 디스플레이 기법을 사용해 ATM 단백질이 TCTP와 직접 결합하는 것을 밝혔다. 파지 스크린 디스플레이 기법은 원하는 단백질에 아미노산을 무작위로 배열해 만든 펩타이드를 접촉시켜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찾는 기법이다. 최 교수팀은 7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로 실험했고, 그 결과 KCCYATK 배열의 펩타이드가 TCTP와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KCCYATK 배열의 펩타이드는 초파리의 ATM 단백질에도 있어 ATM이 생물에서 TCTP와 함께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제 동물에서 TCTP의 작용 보여

하지만 무작위로 단백질을 서로 결합시켰을 때 화학적 결합이 가능해도 동물 내에서 유의미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또 인위적으로 배양한 세포에서 실험해 단백질의 기능을 확인하더라도 세포가 자연조건에 있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실험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동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현상을 관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 교수팀은 다양한 실험을 거쳐 ATM이 실제로 동물 내에서 TCTP와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손상된 유전자를 가진 초파리에서 TCTP와 ATM의 발현량을 각각 줄였을 때의 결과와 둘 모두를 줄였을 때의 눈 성장을 비교했다. ATM의 활발한 작용으로 유전자가 완전히 복구되면 정상적인 크기의 눈이 발현된다. 반면,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복구되면 눈이 작아진다. 그 결과 ATM, TCTP 둘 중 하나만 줄었을 때는 초파리의 눈이 비교적 적게 줄어들었으나 ATM, TCTP 둘 다 줄었을 때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눈이 굉장히 작아졌다. 이는 TCTP가 ATM의 활동을 직접 촉진한다는 증거가 된다.

 
▲ DNA에 손상이 가해졌을 때 ATM과 TCTP의 이동=(위) 보통 핵 내에서는 TCTP가 핵 초점을 형성하지 않는다. (아래) 감마선 때문에 DNA가 손상되면 TCTP가 핵 내에서 ATM과 핵 초점을 형성한다 (하얀 화살표)/ 최광욱 교수 제공
 

항체 염색 통해 단백질의 작용과 이동 관찰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세포질에서 발견되는 TCTP가 세포핵 안에서 주로 활동하는 ATM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목표 단백질에 형광 물질을 붙이는 항체 염색을 통해 TCTP와 ATM의 핵 초점의 이동을 관찰했다. DNA가 손상된 곳에서 히스톤 단백질이 인산화되는데 이곳을 핵 초점이라고 한다. TCTP는 DNA가 감마선 등에 노출되어 손상되면 세포핵 안에 서 핵 초점을 형성했다. 또, 최 교수팀은 ATM이 DNA 손상을 감지해 수리할 때 TCTP 역시 손상 복구 지점으로 ATM을 따라 이동하는 것도 관찰했다. TCTP와 ATM의 상호작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최 교수는 “TCTP가 어떻게 핵 내부로 이동할 수 있었는지, 또 TCTP의 이러한 기능들이 고등동물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할지 등이 중요한 과제다”라며 후속 연구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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