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식 수업을 통해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에게 ‘수학적 사고’를 심어주는 학교를 설립한 동문이 있다. 올해 첫 신입생을 뽑는 대안학교‘폴수학 학교’의 교장 박왕근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폴 수학 대안학교을 세운 박왕근 동문 /정광훈 기자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박사 과정 중 소규모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하면서 수학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생이 어떻게 공부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해보던 중 수학적 사고력이 조금 부족한 학생을 맡아 지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르치다보니 단순히 개념을 가르치고 문제만 풀도록 하는 것보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고 한 문제에 오랫동안 매달리게 하는 방법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여기서 배운 점을 바탕으로 온라인 교육과 교재를 담당하는 벤처 사업을 시작했고, 학원에서도 수험생을 가르치며 저만의 수학 교육 분야의 노하우를 쌓아 나갔습니다.

폴수학 학교를 만든 이유는
기존의 수학 교육 방법을 바꾸고 싶었던 저는 수학코칭연구소를 열어 학생들을 대학원생처럼 논문을 읽고 연구하는 방식으로 지도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되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수업은 정규교육과정을 따르다 보니 새로운 방법으로 수학을 교육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을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시험과 교과과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생각해왔고, 올해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폴수학 학교는 어떤 학교인지
폴수학 학교는 수학 연구를 통해 교육을 실현하는 대안학교입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연구 활동을 하고 자율학습시간에 수학 이외의 과목을 공부합니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 방식을 탈피해 학생이 직접 관심 있는 주제로 연구를 합니다, 교사들은 이를‘ 코칭’해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장려합니다.
또한, 자신의 연구주제를 다른 학생들에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수업과 정보를 수집해 신문 기사를 직접 작성해보는 수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런 수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각각의 수업이 흩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연구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본인만의 교육 철학은
저는 수학과 관계가 없는 분야를 수학과 연결해 연구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지난 대선을 게임 이론으로 분석하거나, 축구공을 좌표로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사회 현상이나 인문학 분야에 수학을 접목해 연구하는 것은 학생들이 집중력과 수학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함과 동시에 내실을 탄탄하게 갖춘 인재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연구 활동은 학생들이 수학적 탐구를 생활화하는 인재로 거듭나게 할 수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학원이나 과외 등을 통해 수동적으로 공부해오던 몇몇 후배들이 대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성과와 트렌드만 좇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생들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좋은 학교, 좋은 회사,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독립적인 분야에 열심히 나아가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돈과 성과도 그에 뒤따라옵니다. 학생들 스스로 진정으로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가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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