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과학자, 무엇을 위한 전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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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과학자, 무엇을 위한 전문직?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3.12.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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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흠 The KAIST Herald 기자

의학전문대학원, 약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전문대학원의 합격자 발표가 얼마 되지 않아 희비가 갈리는 카이스트 친구와 후배들을 지켜봤다. 축하를 해줘야 하는 사람도 있고, 밥을 사주면서 위로를 해줬으면 하는 사람도 많다. 비슷한 시기 언론에서 대서특필된 카이스트 국정감사가 이슈화되고 있었다. 지적 사항은 국가의 혈세를 받는 학생 일부분이 전문직을 향하여 이공계 및 연구직에 종사하지 않고 국가장학금을 받고 전문대학원으로 향하는 ‘먹튀’ 현상이었다. 이공계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도 보통 지칭되는 의학, 약학, 법학, 회계 전문직으로 향하는 일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전문직. 한 분야의 학문, 내지는 일련의 체계적 지식을 응용하는 직업을 가리키고 있다고 통상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사회적 눈초리 안에서 큰 명예와 부로 인식되는, ‘잘나가는 전문직’은 이것 외에 없는가? 명백히 과학자와 엔지니어도 하나의 전문직이다. 그러하면 분명히 이 업은 사회 안에서 책임과 책무는 어떤 것인지 다시 되돌려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기능은 다른 전문직보다 차별화된다는 것이 어려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의학, 법학, 회계 등의 전문직은 이미 구축된 학문을 습득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이지만 과학기술은 구축된 길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앞이 안 보이는 그림을 그려가는 업이다. 

현재 카이스트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 과학자, 엔지니어의 역량은 앞이 허허벌판인 대지에 새로운 것을 구축하고, 그리고 정보와 학문의 망망대해에 스스로 밧줄을 잡아야 하는 인상이 강했다. 학부 연구를 시작하면서 주제를 고안하는 시기에 사막 한가운데에 조난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상당한 용기와 드라이브가 필요한 업이 분명하다. 지금 이 경험을 토대로 해결안은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 고향인 강릉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간 동갑 학생과 경포대를 돌면서 의미 있는 대화의 장을 펼칠 수도 있었다. 인상이 깊었던 말이다. ‘우리는 엔지니어다.’ 다른 전문직보다 우리가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존심이 인상 깊었다. 이러한 프라이드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문 구성원 안에서 공학 윤리를 강조하는 풍토에서 볼 수 있었다. 미국 화학공학회 (AIChE) 윤리 헌장에 “공학 전문직의 능력과 명성이 증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있고 다른 공학 분야 윤리 헌장도 마찬가지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인상 깊은 과학기술자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학계에서 넘을 수 없다는 태양광판 효율 한계선을 돌파시킨 MIT 박사 선배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업적보다 보이지 않았던 노력이 인상 깊었다. MIT에서 6년 매진하는 동안 오직 2년은 성공한 프로젝트에 노력한 시간이고 나머지 4년 기간은 많은 노력이 들어갔지만 아무 진전이 없었던 힘든 기간이라고 했다. 새로운 길을 돌파를 하기 위한 보이지 않은 노력. 과학기술자로 내부적 결단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터득하는 시간이었다. 

전문직으로서 윤리의 기본 덕목인 능력과 명성. 의학, 법학 계열도 그러한 선배들이 쌓아두고 노력한 각각의 능력과 명성이 있고, 그리고 존중을 해줘야 한다. 공학과 과학도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역사가 잿더미에서 공학도, 과학도 대선배들의 쌓아둔 노력으로 불사조처럼 다시 부활한 것이 반세기밖에 안 된다. 오늘날 이공계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을 지금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개개인의 책임과 노력으로 고쳐 나가자는 시각을 한번 제시해보자고 조명을 비추어본다. 엔지니어, 과학자가 전문가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능력과 명성을 발전하고 지키기 위한 노력이 있으면 전문대학원 준비를 하는 후배들이 다시 되돌아올지 아니하겠느냐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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