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초부터 꾸준히 신문 한 면을 차지해오던 <과학 저널리즘> 특집 기획 3부작이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치게 되었다. <과학 저널리즘> 특집 기획은 2015년 세계 과학 저널리즘 컨퍼런스의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된 것을 축하하며, 우리나라 과학 저널리즘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카이스트신문을 비롯해 언론이 나아가야 할 과학 저널리즘의 길을 제시하고자 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이공계 대학을 자부하고 있는 우리 학교의 학생신문으로써 본지에게 과학 저널리즘의 문제는 늘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게 과학 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는 당연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책 결정권자인 시민은 과학기술 관련 정책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시민에게 과학기술에 대해서 설명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과학 저널리즘이 당면한 현실은 처절하다. 기사를 양산한다는 의미의 처널리즘(churnalism)이라는 조어가 사실은 ‘처절’한 ‘저널리즘’이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과학 관련 보도는 ‘복붙 신공(복사해서 그대로 붙여넣기)’의 난상이다. 기자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온 들 어느 독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과학 저널리즘의 위상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간지의 과학 담당 부서가 대폭 축소되거나 사라진 것은 물론, 과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도 드물다.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과학 전문지 <과학동아>조차 중고등학생을 타겟으로 최신 연구나 소식보다는 쉽고 흥미로운 주제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물론 과학 저널리즘이 쉬운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독자가 관심이 없는 주제에 대해서 기자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과학 저널리즘은 단순한 내용 전달 뿐 아니라, 해당 과학기술의 사회적, 인문학적 의미와 파급 효과도 이해하고 전달해야 한다. 때문에 이공계 출신에게도, 인문계 출신에게도 과학 저널리즘은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학 저널리즘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록 과학기술계와 대중 사이의 간극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보다 전문적인 과학 저널리스트를 양성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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