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유엔(UN)이 결의하고 국제천문연맹(IAU),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 천문의 해(International year of Astronom-y)'이다. 전세계 135개국이 세계 천문의 해에 참여했고, 1월 15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가 세계 천문의 해로 지정된 이유와 올해 일어나는 특이한 천문 현상에 대해 알아보자

2009년, 진귀한 천체 현상 많아
2009년은 천문학적으로 아주 뜻 깊은 해이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들어 천체를 관측하기 시작한 지 400주년이고, 허블의 우주 팽창 발견 80주년, 인류의 달 착륙 40주년, 외계 지성체 탐사 프로젝트 제안 50주년 및 메시지 송신 35주년을 맞은 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는 달과 행성, 행성과 행성 간의 접근과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천문학적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7월 22일 금세기 최장 개기일식(국내 부분일식), 11월 17일 8년 만의 최대 사자자리 유성우와 토성 고리 소멸현상, 황소자리 에타별(M45) 엄폐 등을 볼 수 있다.

달,  태양을 삼키다
지난 7월 22일, 금세기 최장 개기일식이 지구의 반을 가로질렀다. 일식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달이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구, 달, 태양이 일직선으로 놓일 때 발생한다. 달 그림자의 진행 경로는 인도에서 시작해서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중국 등을 거친다. 아시아 대륙을 지난 후 일본의 류큐섬을 지나 태평양 남동쪽에서 최정점에 이른다. 부분일식은 동아시아와 인도네시아, 태평양을 포함하는 좀 더 넓은 지역에서 나타난다.
태양의 지름은 달의 지름보다 약 400배 정도 크다. 그러나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정도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달과 태양의 겉보기 시직경이 대략 0.5로 비슷해질 때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개기일식 때 태양 대기인 채층과 코로나의 밝기는 대략 보름달의 밝기 정도이며 태양의 밝기는 보름달의 100만 배이다. 따라서 국내 부분 일식에서 태양의 99%가 가려지더라도 그 밝기는 보름달의 1만 배 정도가 되므로 하늘은 여전히 밝다.

태양 표면을 관찰할 유일한 기회
개기일식은 학문적으로 태양물리학 분야, 특히 태양 최외곽 대기인 코로나를 연구하는 학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태양 대기의 상태는 그 활동 정도에 따라 지구 상층 대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 인공 일식 장치)를 이용하는 방법 외에 태양 대기를 관측하는 방법이 없다. 코로나그래프는 항상 태양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태양 광구로부터 나오는 강한 빛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해 산란광에 의한 오차가 최대 80%에 달한다. 개기일식은 광구의 산란광 효과를 최소화시키므로 현재 태양의 표면 가까이에 있는 채층과 코로나를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

토성의 고리가 사라지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4일, 토성의 고리 소멸현상이 일어났다. 토성의 고리는 1610년 갈릴레이가 처음 발견했지만, 그 실체를 알게된 것은 50년 후 망원경의 성능이 향상되었을 때였다. 갈릴레이는 토성 양쪽에 ‘귀’가 붙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귀는 2년 뒤에 돌연 없어졌다. 바로 고리가 시선방향과 일치했던 때였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은 “토성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어 공전궤도의 위치에 따라 우리가 보는 토성 고리의 기울기도 변한다.”라며 “토성의 공전주기는 29.5년인데, 약 15년마다 고리의 평면이 지구의 시선 방향과 나란해진다. 이때 토성의 고리 소멸 현상이 일어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해가 진 후 토성도 따라 졌기 때문에 이 현상이 관측되지 않았다. 토성은 10월 중순부터 관측할 수 있으며, 이 시기 고리의 단축 시직경은 1.5″로, 가는 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밤하늘을 수놓는 사자자리 유성우
한국천문연구원은 오는 11월 17일 1시 10분에 시간당 최소 500개에서 최대 1,000개 이상의 유성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유성우는 복사점이 사자자리 감마별 근처인 적경 10h 14m, 적위 +22°에 있는 대표적인 대유성우 중 하나이다. 평상시 사자자리 유성우는 시간당 10~15개의 유성이 떨어지는 볼품없는 유성우이다. 하지만, 33년을 주기로 공전하는 템펠-터틀(Tempe-l-Tuttle) 혜성이 통과한 직후에는 시간당 수백에서 수십만 개의 유성이 떨어져 진귀한 천체 쇼를 연출한다.
사자자리 대유성우는 매우 젊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지속한다. 따라서 사자자리 대유성우는 해가 뜨기 직전의 이른 새벽에 몇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국한해 볼 수 있다. 유성의 크기는 약간 큰 모래알에서 작은 자갈 정도의 크기이다. 유성은 지구에 정면으로 충돌해 유성의 최고 속도에 가까운 초속 70km로 쏟아진다. 이것은 템펠-터틀 혜성의 공전 방향이 지구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유성체가 자신의 공전속도에 지구의 공전속도를 더한 속도로 돌진하기 때문이다. 사자자리 대유성우는 128km 상공에서 발화해 87km 상공에서 예외 없이 불타 없어진다.                          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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