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를 특징으로 내세운 영화 추천 애플리케이션 ‘왓챠(Watcha!)’는 작년 8월 16일에 첫 선을 보이고 두 달도 되지 않아 네이버가 보유한 누적 영화 별점 평가수를 넘었고, 7월 20일 현재 2,700만 개의 별점 평가 수를 가지고 있다. ‘왓챠’를 선보인 회사 ‘후로그람스’의 대표 박태훈 학우(전산학과 03)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부보다 일을 잘하고 싶었던 학생

박 학우는 학부 시절에 학업 외의 다양한 활동을 섭렵했다. 우리 학교 방송국인 VOK의 실무국장을 맡은 것은 박 학우가 한 여러 활동의 일부에 불과하다. 교내 축구, 밴드 동아리뿐 아니라 연합동아리까지 ‘닥치는 대로’했다. 박 학우는 “창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공부보다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경험은 나중에 ‘왓챠’를 개발할 때에 연합경영동아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모아 창업한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

박 학우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선배를 좇아 개발자의 꿈을 착실히 키워갔다. 그러나 그 선배가 창업 열기가 식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 때문에 의대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했다. 박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똑똑한 개발자들이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쿠폰잇수다’에서 ‘왓챠’까지

박 학우는 7명의 동료를 데리고 회사 ‘후로그람스’를 창립하며 ‘쿠폰잇수다’를 출시했다. ‘쿠폰잇수다’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소셜커머스에서 나오는 수많은 쿠폰을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관련 업계에서의 활동으로 실무 능력도 갖춘 팀원들이 모여 선보인 작품이었지만 ‘쿠폰잇수다’는 박 학우의 실패작으로 남았다. 박 학우는 “일단 ‘편하게 만들면 쓸 것이다’라는 가설이 틀렸고 추천을 하기 위한 일정량의 데이터도 쌓을 수 없었다”라고 실패의 원인을 밝혔다. 그 후 박 학우는 “우리가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익숙하지 않은 커머스 분야가 아닌 기술을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고 다짐했다. 이때의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개인화’, ‘콘텐츠 추천’을 앞세워 영화 추천 애플리케이션 ‘왓챠’를 만들었다.

 

소비자의 ‘니즈’를 꿰뚫은 ‘왓챠’

박 학우는 창업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상’을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첫 작품인 ‘쿠폰잇수다’가 실패한 이유도 사람들이 서비스가 개설되었을 때 예상 사용자 수에 대한 사전조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박 학우는 ‘개인화’와 ‘추천서비스’가 향후에 큰 이슈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어떤 콘텐츠를 추천할 때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떠올린 것이 ‘영화’였다. 당시 영화는 영화 블로그나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난잡하게 올라와 제대로 된 추천을 받기가 어려웠다. 이에 박 학우는 ‘왓챠’ 서비스를 개설하기로 결심했다.

박 학우는 “온라인 서비스는 완성될 수가 없다”라며 오히려 ‘왓챠’는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어떻게든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에 편리하게 접근하도록 함은 물론이고, 도서나 드라마, 예능, 음악 등 다른 콘텐츠까지 뻗어 나가는 것이 박 학우의 목표다. 박 학우는 “소비자가 불편하고 멋이 없다고 생각한 애플리케이션은 가치가 없다”라며 ‘왓챠’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후로그람스’가 걸어온 길

‘후로그람스’는 현재 인턴을 포함해 2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개발자가 16명이고 2명은 디자인을 맡는다. 나머지 6명은 비즈니스 및 기획을 담당한다. 박 학우는 창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구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박 학우는 “운이 좋게도 적절한 인력을 적기에 구할 수 있었다”라고 밝히며 창업을 시작할 때 어느 정도의 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AIST 학생들, 꿈을 구체화하고 실력을 쌓아야  

박 학우는 “우리 학교 학생뿐 아니라 많은 20대가 자신의 욕망을 잊고 산다”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 막연한 꿈을 찾았을 때 명확한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학우는 “스펙만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세대들이 안타깝다”라며 “사회에서는 실력으로 평가받으니 내실을 갖추도록 노력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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