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미술’하면 사람들은 흔히 앤디 워홀이나 키스 해링 같은 현대 미술가를 떠올린다. 그들의 파급력이 큰 탓도 있겠지만, 현대미술 이전의 미국미술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미국미술 300년, Art Across America>가 9월 1일까지 열린다. 시대별 미국미술을 대표하는 걸작들로 미국미술의 숨겨진 보석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신대륙의 모습
청교도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정착한 이후, 아메리카 대륙은 새로운 삶을 꿈꾸며 이주한 사람으로 넘쳐났다. 미국이 생긴 전후 17, 18세기의 미국미술은 초상화가 주를 이뤘다. 그때의 초상화는 신대륙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수단이었다.
한편 공예품을 살펴보면, 당시 미국의 장식예술이 얼마나 감각적이고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거부였던 존 캐드왈라더가 소유했던 가구들은 정교한 조각과 화려한 금박장식으로 꾸며졌다. 영국에서 유행하던 로코코 양식을 따르나 유럽의 다른 나라의 양식도 받아들여 필라델피아 특유의 독특한 양식으로 발달시켰다.

▲ 모히칸족의 최후, 토마스 콜, 1826년

동부에서 서부로, 세계로 향하는 미국미술
북아메리카 동쪽 13개의 주로 시작했던 미국은 19세기 초반부터 영토를 확장해나갔다. ‘허드슨강 화파’의 화가들은 서부의 자연을 웅장하게 그린 풍경화를 많이 그렸다. 허드슨강 화파의 시작인 토마스 콜의 ‘모히칸족의 최후’가 대표적이다.
화폭 대부분을 광활한 자연이 차지하고, 그림의 아랫부분에 모히칸족을 죽이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그려져 서부개척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영토를 넓혀가고 독립을 이뤄낸 미국은 대호황을 누리며 세계로 뻗어 나갔다. 미국미술계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미국의 화가들이 유럽에 진출해 세계미술과 호흡을 같이 했다. 당시의 세계 미술은 인상파 화가들이 이끌어나갔는데, 미국 출신으로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가 메리 카사트다. 그녀는 인상파 화가인 드가의 영향을 받아 파스텔을 작품에 주로 사용해 ‘조는 아이를 씻기는 어머니’처럼 여성의 눈으로 따스하게 아이를 바라보는 그림들을 많이 그렸다.

▲ 조는 아이를 씻기는 어머니, 메리 카사르, 1880

미국만의 색채를 띠어가다
20세기에 들어서며 미국은 빠른 속도로 산업화했다. 시골보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많아졌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몰려들었다. 세계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며 미국미술도 미국만의 색채를 띠어갔다. 유럽미술을 따라가던 19세기와는 달리 20세기 모더니스트들은 미국적인 주제를 시도했다. 미국 초기 모더니스트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은 조지아 오키프다. 그녀의 대표작 ‘분홍 장미가 있는 말의 두개골’을 보면 미국 남서부의 생동적인 분위기가 잘 표현 되어있다. 추상적이고 입체적인 작품이 주를 이뤘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미국미술
전후 미국미술은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자유로운 활동으로 혁신적인 장르와 작품이 많이 나타났다. 미국미술의 아이콘인 ‘팝아트’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라우센 버그와 재스퍼 존스가 처음 도입한 팝아트는 대량생산품을 콜라주로 사용하는 미술이다. 이를 응용한 앤디 워홀의 작품이 세계의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또, 잭슨 폴록의 ‘넘버 22’처럼 구체적인 형태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 추상 표현주의 작품들도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미술은 이런 다양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세계미술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기간 | 2013년 6월 18일 ~ 9월 1일
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시간 | 월요일 휴관
시간 | 금요일 10:00 ~ 21:00
시간 | 나머지 요일 10:00 ~ 17:00
요금 | 성인 10,000원
문의 | 042)1661-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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