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WS 대학원 김형준 교수, 윌리엄 고다드 교수 공동 연구팀] 톱니 모양 게이트 전극 이용해 스위칭 효율 획기적으로 개선… 그래핀만을 이용한 해결책으로 응용 가능성 높아

 우리 학교 EEWS 대학원 김형준 교수와 윌리엄 고다드(William Goddard) 교수가 트랜지스터 게이트 전극의 모양을 바꿔 그래핀 게이트 전극을 구현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13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디지털 소자는 전류의 양으로 디지털 신호 0과 1을 나타낸다. 트랜지스터는 0과 1을 표현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소자로 중간의 게이트 전극이 관문처럼 작용해 전류를 통과시키거나 막는다. 장효과 트랜지스터(Field Effect Transistor)는 게이트 전극에 전압을 걸어 전기장을 만들고, 이 전기장이 에너지 장벽으로 작동해 전류를 차단한다. 상용 트랜지스터에 전류가 흐를 때의 전류량 대 차단되었을 때의 전류량 비인 스위칭 효율은 10,000 정도 된다.

 

효과적인 전류 흐름 통제 불가능해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100배나 빠른 전자 이동속도 덕분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그래핀으로 트랜지스터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인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그래핀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핀에서는 에너지 장벽이 존재해도 고유의 양자역학적인 특성으로 클라인 터널링이 일어나 전자가 에너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 클라인 터널링은 에너지 장벽의 조건에 무관하게 터널링이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그래핀의 장점 못살려

기존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순물을 첨가해 그래핀의 특성을 바꾸는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래핀 속 불순물은 전자를 산란시키고, 산란한 전자들은 무작위로 움직여 그래핀 특유의 전도성질이 떨어지게 만들었다. 따라서 전자의 이동속도가 낮았으며, 무작위로 에너지 장벽에 입사되는 전자로 인해 스위칭 효율도 일정하지 않게 나타났다. 최근에 제시된 기술 중 그래핀에 실리콘을 접합하는 기술도 전자가 실리콘을 통과하면서 속도가 떨어져 그래핀 반도체의 가장 큰 장점인 높은 전자 이동속도를 잃었다.

 

톱니 모양 게이트 이용해 트랜지스터 효율 극대화

연구팀은 그래핀 속 전자의 이동이 빛의 전파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핀 내에서 전자는 마치 질량이 없는 입자처럼 행동한다. 따라서 그래핀 내의 전자 움직임은 빛처럼 해석된다. 전자가 에너지 장벽에 부딪히면 굴절하거나 반사하게 되는데 이는 높은 굴절률을 가진 매질에 빛을 입사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전기장을 투과하는 전자의 수는 전자가 입사하는 각도에 대한 함수로 나타나고, 적당한 각도로 입사된다면 마치 전반사가 일어나는 것처럼 전자를 반사해 투과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전극을 일반적인 막대형이 아닌 톱니 모양으로 만들었다. 전자는 기울어진 전기장에 특정 각도로 입사하며 반사된다. 그 결과 스위칭 효율을 130까지 높여 7 정도에 머물렀던 기존의 막대형 게이트 트랜지스터를 크게 개선했다.

 

▲ (위) 그래핀 장효과 트랜지스터 제작 모식도 (아래) 에너지 장벽에 입사하는 전자 파동의 시간에 따른 변화=전자가 에너지 장벽에 비스듬하게 입사하여 전반사가 일어나 투과하는 파동의 양이 적어진다/ 김형준 교수 제공

이 연구는 그래핀 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있어 새로운 활로를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그래핀의 특성을 변형해 반도체를 제작했는데, 이 경우 저온의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등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제안한 기술은 순수한 그래핀을 이용하기 때문에 높은 전자 이동속도를 가지고 상온에서도 이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유지해서 기존의 반도체 제작 공정을 그대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톱니 모양 게이트는 순수한 그래핀만으로 트랜지스터를 구현할 가능성을 보여준 예시”라고 전하며 앞으로 여러 게이트의 형태를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 연구를 바탕으로 트랜지스터를 실제로 구현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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