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복판에서부터 우리 학교의 앞마당까지, 동문들이 전국에서 던진 총선 출사표 살펴봤다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우리 학교 출신 정계 인사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들은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제3지대에서까지 총선 출마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학위수여식 사태를 비롯해 우리 학교와 정치권 사이 다양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학내 구성원들의 이목이 여느 때보다 집중되었기에, 정치권에서 동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다음 호 총선 대특집을 앞두고, 이번 호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학교 출신 정계 인사를 조사하였다.

김혜민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마이뉴스 제공)
김혜민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마이뉴스 제공)

김혜민 전 학생회장의 총선 도전... R&D 예산 삭감에도 입장 표명

우리 학교 최초의 여성 학생회장이었던 김혜민 전 회장은 최근 4.10 총선에서 광명을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를 공식 선언하였다. 컷오프로 첫 도전을 마치게 되었지만, 최근에도 당내 출마자들과 기후 위기 관련 공동 공약을 발표하며 활동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김 전 후보는 광명시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명을에 출마한 이유를 두고 “광명을 지역은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근처라 과학, IT 기술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라며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김 전 후보는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주도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여, 학위수여식 사태를 규탄하고 R&D 법제화 공약을 공동 발표하였다. 모두발언에서 김 전 후보는 “교수님과 연구원들은 절망감에 허덕이고 있다”라며 R&D 예산 삭감을 비판하였고, 이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어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하며, 대통령실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라며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 김 전 후보는 학위수여식 사태 관련해서도 대통령경호처를 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였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후보는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경호란 대통령의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활동을 의미한다”라며 “당시 졸업식에 신민기 졸업생은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목소리를 낸 것에 불과한데 이를 두고 폭행, 강제 연행한 것은 대통령경호법 위반이므로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 후보가 과학기술계와 우리 학교 관련 사안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에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김 전 후보가 교내 구성원의 의견을 착실히 수용한다면, 우리 학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문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선거사무소 제공
이영선거사무소 제공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소상공인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주목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이 활동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우리 학교에서 암호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인물로, 디지털콘텐츠 보안솔루션 벤처기업 ‘테르텐’을 창업하여 1세대 여성 벤처기업가로 분류된다.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보수 진영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지난 2022년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첫 중기부 장관으로 발탁되어 최초의 벤처기업가 출신 중기부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이 전 장관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던 인물이다. 취임 초기에는 정부의 방역 조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23조원 규모의 손실보전금을 추경 편성하였고, 업계의 숙원 사업이었던 ‘납품대금 연동제’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중기부에 의하면 납품대금 연동제란 계약 체결 당시 예견할 수 없는 원재료의 가격 변동에 대해 유동적으로 납품 대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전 장관의 중소기업 친화적 정책 시행은 스타트업 관련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창업에 도전하는 우리 학교 학생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기를 마친 이 전 장관은 4.10 총선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특별시에서 가장 기업이 많이 활성화된 중·성동을에 예비 후보로 출마하였다. 이곳은 현역 3선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등 걸출한 인물들이 모여 경선 전부터 주목받는 지역이었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지난 7일 4차 경선을 시행하였고, 경선 결과 하태경 후보와 이혜훈 후보에게 밀린 이 전 장관의 출마는 불발되었다. 

진보당 제공
진보당 제공

진보당 김선재 후보, 유성갑 출마

거대 양당뿐 아니라, 제3지대에서도 우리 학교 출신 인사가 활동하고 있다. 우리 학교가 속한 지역구인 유성갑에는 동문인 진보당 김선재 후보가 출마한다. 김 후보는 현임 진보당 대전시당 2기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통합진보당, 민중당 등 진보 진영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해 온 인사다. 우리 학교에서 기계공학과 학사 과정을 밟았으며, 특히 재학 중에는 학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김 후보는 민생 관련 공약을 대거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대전 서구을에 출마한 같은 당 유석상 후보와 함께 고물가, 고금리에 대처하기 위한 ‘가계부채 해결 5대 공약’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김 후보는 “민생 위기가 커지고 있다. 한국사회 가계부채는 1,875조 원으로 연간 GDP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1,977만 명의 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9,334만 원(2023년 1/4분기 기준)에 이른다”라면서 공약 발표의 배경을 언급하였다. 이 밖에도 지역공공은행 설립으로 서민 금융과 지역 재투자를 확대하고, 법정 최고금리를 15%로 낮추겠다며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공약을 잇따라 내놓았다.

김 후보는 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청년이 든든한 유성’,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유성’과 같은 슬로건을 내세우며 민생 안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가 민생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더불어 김 후보의 출마 장소가 우리 학교가 속한 지역구인 만큼, 학내 구성원들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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