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대장금> 드라마를 접했다. <대장금>은 이영애 주연의 2003년작 사극 드라마이다. ‘서장금’이라는 한 여인의 일생을 그려낸 드라마인데, 조선시대 연산군부터 명종 대까지 왕이 무려 두 번 바뀔 동안 드라마가 진행되어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다. 또한, 대장금을 보고 있으면 장금의 인생이 매우 다사다난하여 참 안타까운 마음이 저절로 든다. 대장금을 한 번 보면 위와 같은 마음이 들고 몇 번 다시 보면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안타까움을 넘어서 느껴진 첫 번째는 드라마의 연출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배우의 연기부터 연출자의 능력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대장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궁녀 장금과 의녀 장금이다. 궁녀였던 장금은 모종의 사건으로 제주 관비가 되었다가 의녀가 되어 다시 궁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중간중간에 다양한 사건과 다양한 배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각 사건마다 등장인물의 다양한 면모를 부각시켜 모든 등장인물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드라마 자체의 시간적 배경이 긴 만큼 악역의 서사도 다양하게 보여주어 더욱 입체성을 부각시킨다. 

인물들에 더해, 뛰어난 연출이 볼거리를 한층 더한다. 개인적으로 백종원이 출연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장금이 음식을 만들 때의 연출이 비슷하다. 또한, 대사가 없고 배경음악으로만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장면이 종종 있는데 이 때 사용되는 배경음악이 인상깊었다. 대장금 하면 가장 유명한 가락이 생각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하는 멜로디를 다양하게 편곡해 익숙한 멜로디로 많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독특했다. 

<대장금>은 요즘 흔히 말하는 ‘도파민이 터지는’ 드라마라고 자신할 수 있다. 매 회를 거듭할수록 계속 새로운 사건이 생기고 장금의 처지가 매우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쉽고, 여러 번에 나눠 보기도 쉽다. 이에 더해,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고 각 인물이 풍기는 분위기를 잘 전달하기 때문에 과몰입이 매우 쉬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애착 등장인물을 정하고 한 사람을 진득하게 살펴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필시 이 드라마가 마음에 들 것이라고 자신한다.
 
마지막으로, <대장금>은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전기적 드라마이다 보니 철학적인 고찰이 많이 들어가 있다. 특히, 직업 윤리와 철학에 대한 고찰이 많이 들어가고 대립 구도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이 더욱 완벽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사건을 넘어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여운이 길게 남고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다면, 인생에 의문이 생긴다면, 과몰입할 드라마를 찾는다면 <대장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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