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라가 새로운 AI 번역기능을 활용해 4,000여개의 강좌를 한국어를 비롯한 22개 언어로 변환해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는 영어 강의에 한국어 자막을 더하는 수준이지만 곧 음성 합성, 딥페이크 기술을 적용하여 한국어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교수자의 입 모양까지 우리말에 맞추어 변환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가상의 조교가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코칭 서비스도 런칭한다고 한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코세라의 CEO는 모든 이가 진입장벽 없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대학 교육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대학 교육의 효능과 그 위상에 대한 논의는 우리가 기억하는 한 줄곧 이어져 왔으나, 원격 교육 도입을 비롯한 실질적인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촉발되었다. 이 시기, 원격 수업에 대한 각종 규제가 대거 해제되었고 인프라 구축 및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원격 교육이 담당할 역할이 예상되고 강조되면서 그 위상을 대면 교육과 견주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는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진통이 상당부분 해소된 지금, 원격 교육의 장점은 분명해보인다. 우선 그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아 재교육과 평생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AI를 접목하여 전통적 대면 강의 대비 교육의 효과를 개선할 수 있으며, 대학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적 소통의 기회를 확장한다. 카이스트도 코세라를 통해 30개 이상의 강의를 공유하고 있으며 카이스트 주관 원격 강좌 플랫폼인 KOOC을 활용해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며 이러한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우려되는 지점도 다양하다.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에 따라 그 혜택의 격차가 두드러질 수 있으며, 대학 교육의 상업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사회적 책임감, 소통 등을 지향하는 대학 교육이 원격 교육만으로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원격 교육의 득과 실을 따지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 대학에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되어야 한다. 카이스트 신문화 전략이 지향하는 것과 같이 획일화되지 않은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비판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결해나가며,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신뢰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인재가 모이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시대와 기술의 변화를 좇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나가기 위해 지금의 우리는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가? 언어의 한계 없이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모국어로 수강할 수 있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 아니라 우리 대학만이 할 수 있고 지향해야 하는 교육의 역할은 무엇인가? 10년 후, 그리고 100년 후의 카이스트 캠퍼스를 상상하고 고민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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