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 공동 연구팀:
Alternative Polyadenylation Determines the Functional Landscape of Inverted Alu Repeats - 「Molecular Cell」

우리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지난달 6일 종양 형성과 퇴행성 뇌 질환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 조절 기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mRNA가 단백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퇴행성 질환에서의 영향을 분석했다. 생명화학공학과 구자영 박사와 이건용 박사과정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임정훈 교수 연구팀,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다.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에 의한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 모식도 김유식 교수 제공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에 의한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 모식도 김유식 교수 제공

mRNA의 유전자 조절 기전에 중요한 알루 요소

알루 요소(Alu element)는 인간 유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반복 서열이다. 주로 인트론이나 mRNA의 종결 코돈 뒤에 위치한 3’비번역 부위(3’UTR)에 존재하며, 가장 풍부한 전이 유전자 중 하나이다. 알루 요소는 유전체의 단백질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서열을 복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유전체 내 100만개 이상의 자가복제를 한 이기적 서열로 알려져 왔다.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Inverted Alu repeats, IRAlus)는 2개의 알루 요소로 구성된 서열이다. 이들은 서로 상보적인 핵산 서열을 가지고 있어 이중 가닥 RNA(dsRNA)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는데, dsRNA의 헤어핀 구조가 인식되면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를 가지는 mRNA 전체가 파라스페클이라는 핵체로 끌려들어간다. 즉, IRAlus를 가진 mRNA는 세포질로 이동하지 못하게 되므로, 궁극적으로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번역 과정이 억제된다.

연구팀은 알루 요소의 이러한 특성에 관심을 갖고, IRAlus가 형성하는 dsRNA를 인지할 수 있는 J2 항체를 활용하여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수행했다. 그 결과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단백질 합성이 억제될 수 있는 mRNA 유전자 목록을 완성할 수 있었다.

IRAlus에 의한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의 생물학적 중요성

IRAlus를 가지고 있는 mRNA에서 효소에 의해 3’UTR의 길이가 짧아지면 이 mRNA는 알루 요소의 유전자 조절 기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연구팀에서는 어떤 mRNA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짧은 3’U TR을 갖는다. MDM2는 암세포에서 3’UTR을 절단하는 효소로, 종양 억제 단백질인 p53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 세포에서는 알루 요소에 의해 MDM2 단백질의 번역이 억제되어 있지만, 암세포에서는 3’UTR이 짧아지며 세포질에서 MDM2 단백질이 과량 합성된다. 그 결과 p53이 억제되어 암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라는 물질을 활용해 MDM2의 3’UTR을 연장시켜 단백질 발현을 복구하는 암 치료 전략을 탐색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뇌 질환에 주목했다. 뇌에서 알루 요소에 의해 특이적으로 조절되는 유전자들은 퇴행성 뇌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들이었다. 일반적으로 뇌세포에는 파라스페클이 존재하지 않는데, 퇴행성 뇌 질환 환자들은 파라스페클을 만드는 효소가 과발현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루게릭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 질환과 알루 요소 사이의 연관성을 최초로 제시했다.

퇴행성 질환의 발병 기전 분석에 효과적인 전략 마련

연구팀은 IRAlus를 갖는 유전자를 목록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이 종양 형성과 퇴행성 뇌 질환의 발병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IRAlus를 표적 물질로 활용한다면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발병 기전을 분석하는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알루 요소가 파라스페클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관심을 두고 있으며, 퇴행성 뇌 질환의 한 종류인 루게릭병에서 알루 요소가 갖는 중요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학생들이 연구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대학원생 초년차 학생이 시퀀싱 데이터 분석과 실험 경험이 부족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연구를 재개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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