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
Polysulfonated covalent organic framework as active electrode host for mobile cation guests in electrochemical soft actuator - 「Science Advances」

우리 학교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지난 1월 4일, 초저전력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유체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체 스위치는 물이나 공기와 같은 유체가 작은 장치 내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결정하는 장치이다. 차단 부품 없이도 유체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 유체 스위치는 전자 장치의 냉각 액체 흐름을 제어하여 냉각 시스템을 돕거나, 의료 기기에서 소량의 약물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이온의 움직임으로 스위치를 굽히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유체 스위치는 전기-이온 소프트 스위치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큰 크기의 양이온, 그리고 음이온의 움직임을 조절해 작동시키는 것이 이 장치의 핵심이다. 두 이온의 크기 차이는 비대칭적인 부피 변화를 유도하여 유체가 흐르는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스위치를 물리적으로 굽힌다. 
스위치는 상단, 하단, 중간의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상단과 하단 층은 전극 역할을 하며, 중간층은 양이온과 음이온이 이동할 수 있게 이루어진 전해질 층이다. 전기장이 적용되면 이온은 정전기력에 의해 반대 전극으로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스위치가 굽게 된다. 이때, 스위치가 굽는 힘과 속도는 양쪽 전극으로 이동하는 이온의 수와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전기-이온 소프트 스위치의 기계적 굽힘 메커니즘 개략도 오일권 교수 제공
전기-이온 소프트 스위치의 기계적 굽힘 메커니즘 개략도 오일권 교수 제공

이온의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전해질 층

오 교수 연구팀이 이 스위치의 전해질 층에 사용한 pS-COF 물질은 이온의 이동을 더욱 촉진한다. pS-COF는 일종의 탄소 기반 다공성 소재로, 전해질 이온의 빠른 이동을 가능케 하는 통로를 제공한다. pS-COF에 나피온 막을 부착한 것 또한 눈여겨볼 점이다. 이 막은 pS-COF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이온 이동 속도를 한층 더 향상시키며 효율적인 교환을 지원한다. 이런 설계 덕분에 연구팀이 제안한 유체 스위치는 0.01V의 초저전력에서도 큰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고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 

소프트 유체 스위치와 같은 소프트 액추에이터(시스템을 움직이거나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기계 장치)는 작은 움직임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는지가 평가의 지표다. 기존의 유체 스위치는 모두 딱딱하고 큰 부피를 갖는 모터를 기반으로 했기에 제한된 공간 내에서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개발된 소프트 유체 스위치는 사람의 머리카락과 비슷할 정도로 크기가 매우 작다. 그럼에도 좁은 관 내의 저전력 환경 속에서도 작동하면서 높은 힘을 낼 수 있어 유체 스위치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개발된 소프트 스위치는 유체 샘플을 자율적으로 조작해야 하는 특정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개발은 유체 제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 전자, 소프트 로봇 및 미세 유체학 분야에서 많은 가능성을 열 수도 있다. 스마트 섬유에서 생체 의료 기기에 이르기까지, 이 기술은 일상생활의 초소형 전자 시스템에 쉽게 적용될 수 있어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즉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끝으로 오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식과 교양은 단지 사실을 학습하거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점은 여러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을 보고, 또 공감할 수 있게 하여 학습자의 인성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고도 말했다. 강의실 안팎에서 지식을 습득하여 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책임감을 강조하던 오 교수의 모습에서 학생들이 더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강한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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