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 요리하는 것에 재미를 붙여 종종 요리 서적, 영상 등을 보며 따라 해보고 있다.

간단하게는 파스타 같은 요리부터 시작해서, 우동이나 조림 요리 같이 다양한 분야의 요리들을 시도해 보면서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요새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취미가 아닐까 싶다.

하여튼, 과거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나와 화제가 되었던 항정살 간장 조림을 따라해본 적이 있다. 항정살 간장 조림. 이름만 들어보면 굉장히 단순한 요리일 것만 같다. 실제로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들 또한 평상시에 자주 만나보았을 법한 재료들만을 사용한다. 그러나, 항정살 간장 조림이 유명해진 이유는 단순한 재료들만으로 쉬이 예상할 수 없는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는과정에서 더해진 세심함과 정성이 담겨 있다.

항정살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해 곁들이는 삶은 감자는 식감을 챙기는 동시에 양념이 고루 밸 수 있도록 체에 내려서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간장 소스에 고기를 조리는 과정에서 고기가 타거나 눌어붙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하며 보고 뒤집어준다. 짧지 않은 조리 시간을 생각하면 상당히 수고로운 일이지만, 이런 수고로운 과정을 거침으로 인해서 익숙한 재료들 속에 숨겨져 있던,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맛들을 짚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익숙함 속의 독특함이 항상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인터뷰도 이와 비슷하다. 사실 인터뷰에 매번 들어가는 질문들, 특히 인터뷰이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들을 풀어주는 부분은 대개 비슷한 구성인지라 답변 또한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범주에서 튀어나온다. 이런 질문 구성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미 아는 맛”에 가까운 기사 구성은 매일 쏟아지는 기사들 사이에서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동시에 정성을 들이는 과정을 거쳐 “이미 아는 맛”을 “예상치 못했던 맛”으로 변화시켰던 조림 요리처럼, 인터뷰 또한 인터뷰이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인터뷰이의 삶, 작품 활동에 대해 찾아보고, 더 나아가서는 이전에 다른 인터뷰들에서 인터뷰이가 대답했던 내용들을 읽어보며 인터뷰이가 대답하는 스타일을 파악하는 등 전반적인 기사 작성 과정에서 조금 더 정성을 들이고 세심한 변주를 더해낸다면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기사를 써낼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