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기말고사 기간이 되어 가는 것이 보인다. 기말고사는 곧 학기의 끝을 의미한다. 시험 기간을 맞아,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 치면 종강이다. 벌써 KAIST에서 6번째로 맞는 종강이지만, 이번에는 유독 다르게 느껴진다. ‘마지막’인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교내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여러 단체에 속해서 치열하게 일하고, 성장하고, 또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학기가 지나면 두 개의 큰 활동이 끝난다. 작년부터 했던 전산학부 집행위원회 활동과 2월부터 했던 프락터 활동이다. 글을 완성하고 있는 오늘 기준으로 종강까지 3주가 남았지만, 활동이 끝나가는 신호가 하나둘씩 보인다. 며칠 전에 전산학부 집행위원회에서 마지막 실무에 참여하였고, 마지막 신대생 수업이 오늘 끝났다. 끝을 실감할 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사실 아쉬운 마음이 크다. 딱 이렇게 한 학기만 더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만 미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실 ‘끝’이라는 게 별거 없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나는 가끔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난다. 퇴임한 단체 사람들과도 여전히 친구이고, 일을 도와줄 때도 있다. 끝이라는 것이 완전한 종말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특히 연락이 자유로운 정보화 시대라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도 있다. 나는 아직 졸업하기 전에 하고 싶은, 또는 해야 하는 일이 많다. 항상 눈앞에 보이는 벽이 가장 커 보이는 법이다. 나 스스로를 조금만 멀리서 바라보면, 당장의 변화가 그리 큰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느낀다.

‘끝’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유독 나에게는 아쉬운 측면이 크게 보이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시간이 행복했기 때문에. 아쉬움의 크기만큼 ‘끝’을 맞이하는 무언가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사랑했다는 것 아닐까. 둘째, 지금보다 미숙하고 부족했던 내 모습에 미련이 남기 때문에. “이제야 익숙해졌는데”, “이제야 잘할 수 있게 되었는데 끝이라니”라는 생각이 남는 탓이다. 그러면 이제 답이 보인다. 매 순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면 된다. 끝이 보이지만 아직은 끝나지 않은 일들에, 최선을 다하여 즐겁게 마무리하고 싶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