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외국 인재 관련 패스트트랙 점검하는 한편, 인요한 위원장 R&D 정책 관련 민원 수용해

지난 21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 주요 인사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했다. 이날 한 장관은 <과학기술 우수 외국인 인재 유치 및 정착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여 우리 학교의 해외 유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인 위원장은 <R&D 관련 거버넌스 체계 개선 간담회>(이하 R&D 간담회)에서 과학기술계 인사들과 R&D 정책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외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제도는 외국 인재에 대해 영주권 및 국적 취득에 혜택을 주는 절차로, 올해 1월 2일부터 시행했다. 기존 영주권 및 국적 취득 절차는 4~5단계로 복잡한 것에 반해 패스트트랙 제도는 3단계 절차로 이루어져, 4대 과학기술원 및 UST 석·박사 학위 취득자에 한해 소요되는 기간을 6년에서 3년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제도는 우리 학교를 비롯한 과학기술계의 요구에 따라 도입된 정책으로, 지난 상반기 동안 이미 신청자가 110여 명에 이르러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의 간담회를 통해 해외 우수인재에 대한 정착을 도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비자 정책에 대한 중·장기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이광형 총장이 간담회에 배석했다.                                                  © 정광혁 기자

 

한편,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본관(E14) 1층에서 열린 R&D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과학기술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2024년도 R&D 예산안과 관련해 여러 민원을 접수했다. 간담회에는 우리 학교 이광형 총장, 강동재 학부 총학생회장, 권경하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동국 노동조합 위원장 등 교수·학생·연구진이 다수 참석했다. 이날 인 위원장은 “긴축 정책 때문에 우리 자식과 손자, 손녀들에게 빚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 국가에서 이렇게 (R&D 예산 삭감을) 했는데, 오늘 받은 메시지에서는 그냥 똑같이 삭감을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닌 걸로 이해했다”라며 R&D 예산 삭감 재심의를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예산안이 얼마나 달라질지에 대해선 아직 의문이 있다. 과학기술계의 반발과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며 여당이 일부 증액 검토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증액 정도에 대해선 일부 증액을 검토 중인 국민의힘과 원상복구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양당 간의 입장 차가 크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래세대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일방적으로 삭감이라기보다는 R&D 예산안 재구조화”라며 “재구조화 과정에서 놓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인 위원장 역시, 이의 연장선상에서 “연구에 따라서 평가를 더 객관적으로 해서 연구비가 더 필요한 사람은 더 받아갈 수 있게 하는 희망을 우리가 열어주게 될 것”이라며 “평가해서 삭감할 부분은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배석한 권경하 교수는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면 삭감된 부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완충이 가능하다”라며 몇 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국내 R&D를 우선적으로 지원해달라”라 요청하는 한편, “연구비를 사용하거나 연구 보조 행정 인력을 고용하는 데에 있어서 그 절차를 간소화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연구비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해도 그 연구비가 삭감되는 사유를 저희(과학기술계)한테 명확히 제공하면 앞으로 대비하고 개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제 위원장 역시 R&D 예산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는 발언을 했다. 제 위원장은 “저희(과학기술계)가 다양한 요구를 하는데 정부에서는 꾸준히 총액은 변함이 없다고 한다”라며 “결국 연구소 예산을 늘리려면 학교에 가는 예산을 뺏어야 하는 것인데, 우리는 이를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백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김민주 기자 
이상민 의원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백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김민주 기자 

 

R&D 예산 외에도 과학자의 정치 참여에 관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혁신위원회 5호 안건에 R&D 예산 관련 내용을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진 혁신위원회 대변인 역시 “(3호 안건에서) 청년 비례대표 50%를 의무화하고 (5호 안건에서) 과학계 출신 만 45세 미만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발탁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 덧붙인 바 있다. 실제로 이틀 뒤인 지난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의결된 5호 안건 <과학 기술 R&D 관련 3대 혁신안>에는 과학기술 전문가 우대를 포함해 장관급 부처에 과학기술 혁신 정책 자문관 설치,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보좌관 신설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또한, 이날 인 위원장은 R&D 간담회가 있기 전 우리 학교에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을 만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 자리를 통해 이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입당 환영 의사를 보냈다. 한편, 이 의원은 “민주당에 있을 것인지 혹은 나갈 것인지 12월 초까지 고려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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