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공동연구팀:
A temperature-responsive intravenous needle that irreversibly softens on insertion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공동연구팀이 지난달 30일에 체내에서 부드러워지는 주사바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맥주사의 혁신

정맥주사는 전세계 각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의료 조치로써, 약물을 구강 복용할 수 없는 상황 등에서도 빠르게 치료용 약물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맥주사에 사용되는 기존의 딱딱한 바늘은 바늘 삽입 부위 주변 세포 조직에 손상을 필연적으로 가하게 된다. 이는 곧 삽입 부위의 염증 반응과 같은 부작용을 의미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하며, 정맥주사 바늘 역시 72~96시간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 

언제나 딱딱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이 바늘은 환자의 불편뿐 아니라 안전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의료인들은 바늘 사용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노출되어 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한 비윤리적인 바늘 재사용은 HIV나 B형 간염, 그리고 C형 간염 등의 혈액을 매개로 하는 질병의 확산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세계보건기구(WHO)도 충분히 인지하여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스마트 주사기의 사용을 장려하고 있을 만큼, 자주 발생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의 편안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한 번 체내에 삽입하고 나면 부드러워지는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이 바늘은 체내에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한 번 부드러워지면 다시 단단해지지 않기 때문에 재사용 역시 방지할 수 있다.
 

체온에 따라 강성이 변화하는 주사바늘                                                                       정재웅 교수 제공
체온에 따라 강성이 변화하는 주사바늘                                                                       정재웅 교수 제공

 

체온에서 녹는 갈륨

정 교수 연구팀이 제안한 주사바늘은 갈륨으로 이루어진 높은 강도의 부드러운 고분자 구조이다. 약 30 ℃의 온도에서 녹는 갈륨을 사용한 이 바늘은 30 ℃ 미만의 상온 사용 환경에서는 강도를 유지하여 부드러운 조직 내로 파고들 수 있지만, 체내의 열에 의해 녹아 더 이상의 조직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부드러운 상태에서도 지속적인 약물 통행을 가능케하는 성질과 구조는 잃지 않기 때문에 주사바늘로써의 기능은 여전한 셈이다. 이와 동시에 갈륨의 과냉각 현상 때문에 영하 37 ℃ 이하로 냉각하지 않는 한, 다시 단단해지지 않기에 자연스레 의료 사고와 재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온도에 민감한 이 바늘은 의료인이 아니라면 바늘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안전성을 한 단계 더 높인다. 갈륨의 녹는점보다 더 높은 환경에서 보관해야 하는 경우, 보온이 잘 되는 상자에 얼음팩과 함께 보관했을 때, 10시간까지 단단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얼음팩에서 꺼낸 바늘은 35 ℃의 환경에서 30분간 그 단단함을 유지한다. 이런 수치들은 잘 통제된 병원 환경에서는 높은 실온에도 바늘이 사용 가능함을 증명한다.
 

안전한 정맥주사

정 교수 연구팀은 주사바늘이 부드러워진다는 점 외에도 이 바늘이 안전한 정맥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갈륨으로 구조를 잡은 뒤, 겉을 생체합성 폴리머로 코팅한 이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은 기존의 금속이나 플라스틱 바늘과 재질이 달라, 생체 반응성이 다를 수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행했을 때 기존의 소재보다 되려 더 낮은 염증반응으로 이 주사바늘의 높은 생체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이 주사바늘에 박막형 온도 센서를 탑재할 수도 있음을 제안했다. 이 온도 센서는 실시간으로 주사의 삽입부 온도를 측정하여 잘못된 주사바늘의 위치로 인한 다른 조직으로의 약물 누수 등의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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