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국책 연구원, 단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올해 1월 공공기관 지정 해제된 우리 학교는 유관기관으로 감사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이광형 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에 동행한 관계로 이동만 교학부총장이 대신 출석하였다. 과방위 국정감사는 최근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연구개발 예산 삭감과 새로 설립되는 우주항공청에 대한 여야의 공방전 위주로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4대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보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본 기사에서는 KAIST를 포함한 4대 과기원을 향해 이어진 지적과 질의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우선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하여 포문을 연 것은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이었다. 김 의원은 우리 학교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의과학 대학원 등을 통해 인체와 우주 개발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의대 정원이 증원되는 것에 대해 우리 학교 측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부총장은 “KAIST는 10여 년 전부터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힘써왔고, 의대 정원이 배정된다면 의사가 아닌 국가 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포스텍과 우리 학교가 모두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협업의 가능성을 제안했다. 더 나아가 양교가 협력하여 대한민국의 최전방 과학기술을 선보이는 박람회 개최를 제안하면서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어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광산구을)이 4대 과기원의 중도 탈락률이 기존에도 SKY에 대비하여 소폭 높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연구 예산 삭감이나 의대 정원 확대 등이 맞물려 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민 의원은 당일 참석한 DGIST 국양, GIST 임기철 총장에게 정부의 예산 삭감이 미리 협의가 이뤄진 바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으나 총장들은 질문의 요점을 파악하지 못한 듯 회피성 답변을 내놓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정책과는 별개로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4대 과기원이 국가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데이터 관리 계획(Data Management Plan; 이하 DMP)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 점을 질타했다. 실제로 정 의원실에서 제공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 학교는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수행한 연구과제 4,956건 중 오직 63건의 DMP를 제출하여 DMP 수립 비율이 1.3%에 불과했으며, 다른 과기원도 UNIST(1.9%), DGIST(0.8%), GIST(0.2%)로 유명무실한 수준이었다. 올해도 우리 학교가 4%대, 다른 과기원의 경우에는 1%대로 개선이 되지 않았으며 이는 DMP 수립을 의무화한 선진국에 크게 뒤쳐지는 수치이다. 정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문제를 언급했음을 지적하며 개선이 되지 않는 이유와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이 부총장에게 질문했다. 이 부총장은 “내년 여름까지 차세대 관리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우리 학교에게 직접적인 질문 없이 국정감사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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