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대면을 맞아 프로그램 새단장, 전국에서 25개교의 단체관람객, 2500명의 개인관람객이 방문해

공과대학 교학팀(이하 교학팀)에서 이번 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에 걸쳐 2023 Open KAIST 행사를 개최했다. Open KAIST 행사 기간 동안 청소년 및 일반 시민에게 우리 학교의 캠퍼스, 실험실 등 교육연구시설이 개방되었다. Open KAIST 행사는 이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KAIST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KAIST 입학을 준비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과학기술에 매진하는 KAISTian의 연구 열정을 소개하며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역동적인 KAIST의 연구 환경 및 연구 분위기 소개를 목표로 하는 행사이다. 이 행사는 2001년에 처음 시작하여 격년제로 개최되며,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올해 행사는 2019년 이후 4년 만의 대면 행사로 진행되었다. 17개 과에서 행사에 참여했으며 연구실 소개에서부터 강연, 토크 콘서트 형식의 학과 설명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 여러 유형의 방문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문술빌딩(E16)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Open KAIST에 관한 안내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지윤 기자
정문술빌딩(E16)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Open KAIST에 관한 안내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지윤 기자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행사 당일에는 예비 대학생,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한 학부모,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여러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행사에 참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대가 다양한 만큼 방문한 이유도 각양각색이었다. 울산 소재의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2학년 최모 양은 자연과학 계열로의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히며 친척 중 대전에 거주하는 연구자가 있어 행사를 알게 되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모 양은 “준비된 프로그램들을 통해 연구 환경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라고 언급하며 프로그램 체험 이후에도 관계자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개인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인에게는 캠퍼스가 광활해 길 찾기가 어려운 점과 프로그램마다 정원이 존재하는데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이 없어 해당 장소에 갔다가 발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광주 소재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박모 군은 학교 측에서 성적순으로 30여 명을 뽑아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고등학생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내용을 강의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기자의 행사를 관람하는 데 있어 불편한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강의가 한국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강의 자료나 특정 용어 등이 영어로 되어있어 깊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5학년인 아들 김진우 군과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어머니 박성실 씨는 “아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아서 미래에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이번 행사에 오게 된 이유를 전했다. 박 씨는 직접 인쇄해 들고 온 학과별 행사 일정표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아들에게 어떤 행사를 가고 싶은지 묻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에 체험학습을 내고 양일 모두 참여했다”라고 열의를 보였다. 이어 기자가 김 군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김 군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진행한 ‘종이접기 우주 로보틱스 강연 및 체험 행사’를 꼽았다. 그는 이어 특수 제작된 종이로 재미있는 체험을 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본지는 2일 차에 진행된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영균 교수의 강연에 참석한 한 어르신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실명 언급을 꺼린 어르신은 자신을 임 옹이라 소개했다. 강연이 끝나고도 연사에게 열띤 질문을 이어갔던 임 옹은 “몸이 쇠약해서 기억력도 학습 효과도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석했다”라고 우리 학교에 발걸음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강연을 녹음하고, 사진도 촬영하였다는 그는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러한 공부가 본인에게는 최후의 수단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공부에 대한 굳센 의지를 보였다. 그는 "십여 년 전에도 이 행사에 왔었다"라면서, "학과별로 나누어서 행사를 크게 진행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라고 올해 행사를 평가하기도 했다. 끝으로 임 옹은 “학교가 넓어 길을 찾기가 어려웠고, 언제 어떤 행사가 진행되는지를 일정표에 색으로 표시해 놓았던데 시력에 문제가 있어 색을 잘 알아보지 못해 오전 시간을 버렸다”라고 행사의 아쉬운 점을 표했다.

상술한 인터뷰를 종합하면 상당수의 개인 방문객이 길 찾기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이나 프로그램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없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강연이나 연구실 소개 등의 프로그램이 일반 관람객에게 귀중한 경험이 되었으며, 특히 주 참여 대상인 고등학생에게 연구 환경과 분위기를 소개하고 이공계로의 지원을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인터뷰에서 확인된 관람객들의 평에서도 알 수 있듯이 4년 만의 대면으로 진행된 Open KAIST는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인 교학팀은 “행사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KAIST 진학을 희망하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일반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 현장을 소개하는 데 힘썼다고 밝혔다. 또한 교학팀은 “단체관람객의 경우 약 25개교가 참여했으며, 개인 관람객의 경우에는 2,500명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히며 올해는 특히 홍보실 공식 SNS를 통해 개인 관람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행사 운영 단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교학팀 측은 “단체관람객의 경우에는 행사 몇 달 전 전국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참여 학교의 신청을 받았으며, 참가하길 원하는 Open KAIST 프로그램 순위 등을 함께 받아 각 프로그램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배정하게 된다”라고 배정 과정을 밝혔다. 계속해 “배정된 프로그램은 행사 전 미리 학교에 안내가 되는데, 갑자기 행사 직전 취소를 하거나 행사 당일에 오더라도 사전 안내나 협의 없이 배정된 프로그램에 가지 않고 이탈하는 학교가 있다. 이렇게 되면, 미리 준비한 학과와 연구소에서 허탈한 마음과 더불어 큰 애로사항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는 대한민국의 청소년과 일반 시민이 KAIST 교수와 학생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결실을 맺은 연구 결과물을 직접 보고 경험함으로써 이공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고, 또 많은 미래 인재들이 이공계로 지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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