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형 성우 제공
남도형 성우 제공

자연스레 작품 속에 녹아드는 연기력의 소유자, 맑고 깔끔한 목소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성우 남도형을 만났다. 2006년 KBS 32기 전속 공채 성우를 시작으로 18년째 성우의 길을 걷고 있는 남도형 성우는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리그 오브 레전드>, <미키 마우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특유의 깔끔한 미성을 베이스로 캐릭터 속에 녹아드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남도형 성우가 그간 걸어온 성우의 길을 살펴보며, 성우를 꿈꾸는 학생들, 목소리로 자신을 표현하길 원하는 학생들이 그의 경험에 공감하고 조언을 얻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6년 KBS 32기 전속 공채 성우로 입사해서 지금까지 18년째 첫 직업으로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성우 남도형입니다. 아울러, 남도형의 블루클럽이라는 종합 게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우라는 직업,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성우님이 있었어요. 우리 KBS 성우 선배님이신 강수진 성우님을 굉장히 좋아했죠. 어린 시절에 투니버스 채널을 통해 너무나 많은 선배님의 작품을 보고 자라서, 저도 “제2의 강수진이 되자!”라는 그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꿈을 키워왔어요.
 

만약 성우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나요?

성우 시험에 합격했던 2005년 11월 이전에 3개월 동안, 7월부터 9월까지 미국을 다녀왔었어요. 다니고 있던 영어 영문학과의 졸업을 앞두고, 조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돼서 성우 시험에 떨어지면 미국에 있는 USC, 우리말로는 남가주대학이라고 하죠. USC와 UCLA에 대해 살펴보니, USC에 프리스쿨부터 편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더군요.

거기에 편입을 해서, 포드 자동차 세일즈 사원이 되는 게 목표였습니다. 왜 포드 자동차 세일즈 사원이냐 하면, 당시에 머물고 있던 곳이 삼촌 댁이었는데 삼촌이 포드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덕분에 저도 어린 시절부터 포드 자동차를 자연스럽게 따라 좋아하게 되었죠. 여튼, 지금 성우가 아니었다면 영어를 유창하게 익혀서 포드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요.
 

스스로 꼽는 대표 작품과 캐릭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단연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이라고 하는 작품일 것 같아요. 캐릭터도, 블랙캣을 뽑고 싶네요. 그간 연기한 것 중에 롤의 라칸, 제이스나 쿠키런 킹덤의 마들렌맛 쿠키 등 너무나 많은 캐릭터가 있었고,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았지만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을 블랙캣이라는 친구와 함께했어요. 이 작품 덕분에 정말 많은 팬덤이 생겼고, 국내 팬분들을 넘어서 일본, 유럽의 팬분들까지 굉장히 많은 사랑을 보내주셨던 너무나 감사한 작품이라, 블랙캣이란 친구, 작품을 만나지 않았다면 과연 내 성우 생활이 어땠을까 그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감사하고 감개무량한 작품입니다.
 

2006년도에 KBS 공채 32기 전속 성우로 입사한 걸 시작으로, 벌써 18년 동안 성우로 활동하고 있으시네요. 그간의 성우 활동 중, 특별하게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건 처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있어요. 제가 2016년에 KBS 한국방송 라디오 연기 대상을 수상했었어요. 그때 수상을 할 때도 굉장히 감사했지만, 그다음 해인 2017년도에, 전년도 수상자가 그 해 수상자를 호명하거든요. 제가 수상자를 호명했는데, 그분이 강수진 선배님이었어요. 그래서 너무나 벅찬 정도가 아니라, 진짜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이건 정말 영상을 직접 보여드리고 싶네요. 강수진 연기 대상을 유튜브에 치시면 5.6만 회 조회수의 영상이 있는데, 거기서 수진 선배님이 하신 이야기가 있어요. 이야기를 마치시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주시는데, 중간에 “도형아, 고맙다.”란 말을 하세요. 저는 아직도 이것만 들으면 눈물이 나요.
 

표정과 몸짓을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가상의 인물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은데, 목소리만으로 인물이 가지는 입체적인 모습과 인물이 느끼는 감정 등을 표현한다는 게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성우님은 인물의 감정을 표현할 때,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시나요?

인물의 감정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테크닉적인 부분이 아닙니다. 연기자가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감정을 내기 위해 울음을 더 많이 넣는다거나, 흐느낌을 많이 넣는다거나, 호흡을 더 넣는다거나, 그런 거는 결국에는 스킬이거든요.

기법이고 기교인데, 그런 기교 이전에 이 캐릭터가 이 감정을 내려고 하는 그 마음이 왜일까, 항상 왜라는 부분에 주목해요. 제가 항상 하는 비유인데, 그 왜라는 부분을 통해서, 머리로 이해할 때를 넘어서 어느 순간 가슴으로 이해할 때가 와요. 그렇게 가슴으로 이해하는 걸 소위 우리는 공감한다고 하잖아요. 이해와 공감은 다르잖아요. 공감하는 부분을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더불어, 작중에 나오는 인물을 분석하기 위해서도 시간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았어요. 인물을 분석할 때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악하려고 시도하나요?

우선은 그 캐릭터의 외형에 맞는 느낌을 내려고 노력하죠. 음성만으로 그 캐릭터의 느낌을 낸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또 그만큼 재미있고 신기한 일이고, 성우만이 할 수 있는 아니지만 성우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캐릭터의 외형에 맞게끔 그 캐릭터가 여리여리하다면 그런 여리여리한 음색에 맞게끔, 체구가 크다면 체구에 맞게 크게끔, 다만 캐릭터에 누가 되지는 않도록 하면서 그 캐릭터에 풍부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끔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그리고 캐릭터의 눈을 많이 봐요. 눈이 많은 말을 해주거든요. 눈이 많은 말을 해주는 이유가 뭐냐 하면, 애니메이션은 인간과 다르게 눈빛이라는 것이 생겨요. 사람은 눈빛이라는 게 많이 없잖아요. 그런데, 눈이 별 모양이나 하트가 되거나 아니면 눈이 얼굴만 해지거나, 튀어나오는 표현이 애니메이션에선 가능해요. 그러다 보니, 눈을 많이 보고 눈에 맞게끔 연기 포인트를 잡아갑니다.
 

남도형 성우님이 보시기에, 성우라는 직업의 매력은 어떤 부분인가요?

성우라는 직업의 매력은 정말 많죠. 너무 많아서 말하기가 힘들지만, 이야기해 보자면 성우라는 직업은 남녀노소, 전 연령층에 더불어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까지도. 모든 나라와 사람의 감성을 아우를 수 있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참 매력적이죠. 음성만으로, 매력적인 음성을 만들었을 때 그 음성 하나만으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 그게 성우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카이스트 학생분들에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답변을 드려보자면, 성우는 덕업일치가 가능합니다. 내가 정말 마니아로서 밤을 새워가며 했던 게임과 애니메이션 시청이 나의 직업이 되며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을 마음껏 영위할 수 있다. 덕질이 직업인, 애니와 게임 덕질이 직업인 이보다 좋은 직업이 세상에 있을까요? (웃음)
 

한 작품에서 여러 인물을 맡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인물을 연기하려면 목소리를 바꾸어가며 사용해야 할 텐데, 성우님만의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을까요? 

여러 인물을 맡을 때 많은 분들이 주로 생각하는 게 소리를 많이 바꾸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소리를 바꾸는 건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음성은 하이톤, 일반 톤, 중저음. 이렇게 3가지 밖에 없어요. 그러면 어떤 걸로 많이 바꾸느냐, 결국은 그 사람의 말투입니다. 말을 더듬거나, 말을 빠르게 하거나, 말을 흐리거나 혹은 말을 띄엄띄엄 뱉는 것처럼 그 사람만의 독특한 말 특징과 말끝이 내려가는지, 말끝이 올라가는지, 말에 힘이 있는지, 말에 힘이 없는지, 나아가서는 말에 호흡이 많이 담기는지, 담지 않는지, 이런 것들을 DIY 할 때. 저는 그걸 소위 음성 DIY라고 하는데, 그게 가능할 때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하는 건 생각보다 그렇게 험난하지 않습니다.
 

나름 궁금했던 부분인데, 성우분들, 웃긴 대사나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서 부끄러워하시는 경우도 있나요?

소위 현타가 온다고 하죠. 저는 천성적으로 처음부터 현타가 없었어요. 너무 재밌었거든요. 근데 이거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개념이라기보다 그냥 성우들끼리 볼 때에도 그냥 성격, 본인의 기본 천성 차이인 것 같아요. 그거를 굉장히 부끄러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반면, 저는 그냥 재밌고 신나기만 해요. 
 

남도형 성우님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던 캐릭터 1위를 고른다면?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던 캐릭터는 두 개가 있어요. 우선 2017년부터 현재까지 녹음을 하고 있는 <마음의 소리>의 조준. 정말 마음의 소리는 하다가 안 웃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웃겨서 뒤집어져요. 특정한 에피소드가 생각나지는 않지만, 꼭 한 번 봐주시면 충분히 공감이 될 겁니다. 두 번째는, 릭비! <레귤러 쇼>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데, 100편을 넘게 했는데도 생각보다 아는 분이 많이 없더라고요. 너구리와 새 둘이 나오는 이야기인데, 정말 웃깁니다. 나중에 한 번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예전에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녹음실에서 슬레이트 대용으로 사용하는 강아지 훈련용 클리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던 게 기억이 나요. 요새도 잘 사용하고 있으신가요?

제가 클리커에 대한 부심이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다들 슬레이트 대용으로 손가락으로 톡톡 치는 소리나 입으로 똑딱똑딱 소리를 내거나, 손바닥을 치거나 그랬거든요. (사실, 이 클리커는 저희 유튜브 메인 편집자인 이준희 감독님이 저한테 알려준 방식이에요) 이 클리커를 제가 처음에 오디오 회사에 가져다줬을 때, 마치 석기 시대 사람들이 불을 발견한 느낌이었어요. 저를 보는 눈빛이 정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눈이 밝아지면서, “이게 뭐야? 대박이다!” 하는 느낌?

그래서 저는 아직도 클리커를 잘 사용하고 있고요. 잃어버릴 때를 대비해서 한 다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금액도 천 원도 안 해서 아주 좋습니다. 다른 녹음실들도 클리커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애니메이션과 외화, 게임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굉장히 왕성하게 더빙을 하고 있으시네요. 실제 사람의 입 모양이 등장하는 영화, 드라마 더빙과 데포르메 캐릭터가 주로 등장하는 게임, 애니메이션은 더빙할 때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도 장르에 따라 더빙하는 방식이 달라지나요?

장르에 따라 더빙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근데 결국은 달라져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장르에 따라 달라지는 건 연기나 더빙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장르에 따라 그 캐릭터의 생김새의 변형이 어느 정도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연기법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러니 실제로는 장르에 따라 더빙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건 맞지만, 엄밀히 따지면 장르에 따라 바뀐다기보다는 캐릭터의 외형 변화의 폭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는 게 훨씬 맞을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이나 외화, 게임. 특히 외화를 예로 들어보면, 외화는 결국은 판타지가 있기는 하지만 실사들을 보면 리얼리티가 살아있기에 변화할 수 있는 폭이 적어요. 그러다 보니, 연기력적으로는 집중을 하지만 뭔가 커다란 캐릭터의 변형에 대한 변성을 한다거나, 독특한 말투를 쓰지는 않게 되는 거죠.

그에 비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은 비현실적으로 캐릭터의 외형이 변할 수 있으니 차이가 있죠. 그렇게 생각하면 굉장히 쉬운 이야기입니다. 캐릭터의 변형이 비현실적인데 음성을 내가 현실적으로 낸다면 맞지 않겠죠.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맞게 비현실적인 음색을 내야 해요.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면, 해골 기사라는 캐릭터가 나와요. 근데 해골 기사가 소리를 내는데 평상시 남도형의 목소리로 연기를 한다면 목소리가 맞지 않겠죠. 이유가 뭘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해골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까? 없을 거예요. 해골 기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이렇듯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캐릭터인데 옆집에서 들릴 법한 목소리로 연기를 한다면 어울리지 않겠죠. 똑같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캐릭터에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음성이 나와야 캐릭터에 어울리겠죠.

그렇기 때문에 장르에 따라 더빙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건 맞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캐릭터의 외형 변화 폭에 따라 연기하는 방식이 달라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남도형 성우 제공
남도형 성우 제공

 

성우 지망생일 때 남도형의 연기와, 18년 차 성우인 지금의 남도형의 연기는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런 비유를 자주 해요. 지금의 남도형과 18년 전의 남도형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18년 전의 남도형은 아메바였고, 지금의 남도형은 인간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로 돌아가서 시험을 볼 때 누가 합격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절대 망설임 없이 지금의 남도형이 합격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되게 단순해요. 과거의 저는 이 직업이 아니어도 할 게 되게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별로 두려울 게 없는 나이였어요. 그렇기에 정말 “이게 아니어도 나는 뭐든 할 거야”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마음에 중압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이제 오롯이 성우가 안 되는 상황에 처한다면… 쉽게 말해서 이거 밖에 안 남은 상황에 놓인다면, 그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 할 거에요.

연기는 자기 자신의 마인드를 다루는 직업입니다. 그게 정말 어려운 건 내 자신을 컨트롤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그런 중압감이 내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게 할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실력적으로는 인간이 된 지금이 더 좋지만, 전체적인 평으로 볼 때 지망생 시절의 남도형이 더 강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슷한 질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한창 성우를 꿈꿀 때 남도형에게 “성우”라는 직업과 지금의 남도형에게 “성우”라는 직업, 각각 어떤 의미인가요? 

지망생 때 저를 뽑아줬던 본부장님이 면접이 끝난 뒤에 저한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성우가 좋아요?”

당시에 “네, 천직인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23살의 남도형은 천직이 뭔지도 몰랐고, 성우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잘 보이기 위해, 합격하기 위해 말한 게 맞습니다. 그때 성우라는 직업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신기한 직업이었어요. 비교해서, 지금 성우라는 직업은 저에게 천직인 것 같고, 항상 감사하고 고마운 직업입니다.
 

남도형의 블루클럽 유튜브 채널에서도 굉장히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으시네요.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시작한 계기는 아시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제가 녹음했던 닌텐도 스위치의 링피트 어드벤처라는 게임이 한참 유행할 때 크리에이터 서새봄님이 링피트 어드벤처를 하는 영상을 보는데 제 음성이 많이 나오니까 마치 제가 진행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때 나도 한번 영상을 찍어보자는 욕심이 생겨 처음으로 영상을 올렸는데 이틀 만에 구독자 1만 명이 되고 5일 만에 구독자 2만 명이 되면서 팬분들이 생기고, 유튜브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게 첫 계기였습니다.
 

유튜브, 강연을 비롯해 여러 대외 활동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성우들의 목소리가 일상 곳곳에 녹아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덕분에 여러 성우분들이 굉장히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기도 했고요.
남도형 성우님이 생각하는 “성우”란 직업이 가져야 할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음성 연기자의 본연의 모습을 가지는 것이 가장 좋은 성우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제 조금은 달라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음성 연기자일 뿐만 아니라 엔터테이너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고, 음성으로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고, 그것으로 선한 영향력을 불러일으키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결국에는 성우도 연기자이면서 방송인이면서 엔터테이너인,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해서 모든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군이라는 생각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성우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결코 그 방향 하나만 유지하는 게 아니라 어느 분야건 마음껏 진출할 수 있는 잠재 능력을 가장 많이 지닌 직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남도형 성우님이 생각하는 “성우”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바라는 성우의 모습은 딱 하나입니다. 제 음성을 듣고, 제 연기를 듣고 힘들었던 분이 기분이 좋아지기를, 슬펐던 분이 그 슬픔을 떨쳐낼 수 있기를, 두려웠던 분이 용기를 얻기를. 그런 음성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은 부분이 성우로써 제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성우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성우는 대중들에게 숨어 있던 직업이 아니게 된 지 너무나 오래되었습니다. 저도 그 속에서 정말 많은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얻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요. 어쨌든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꿈만 꾸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봤다면 바로 도전하세요. 도전의 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검색 엔진에 성우 학원을 검색하면 훌륭한 성우 학원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절대 혼자서 연습하지 마시고, 혼자 언젠가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고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결정할 순간입니다. 지금 바로 도전을 시작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진행될 실제 오프라인 강연에서도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디 그날 건강하게 만나요. 

긴 글 읽어주신 카이스트 학생 여러분, 독자 여러분,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남도형 성우 제공
남도형 성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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