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문화관(E9) 5층 정근모콘퍼런스홀에서 독서골든벨 <독서골든벨: 골든벨 울리러 가는거 autumn(어떰?)>이 개최되었다. 51명의 참가자와 함께, 김민수 학술문화원장, 정재민 독서문화위원회장 등이 참여해 우리 학교에서 열린 첫 독서골든벨을 즐겼다. 그날의 독서골든벨 속으로 돌아가보자. 

일러스트 | 박정민 기자
일러스트 | 박정민 기자

가을학기 독서축제의 꽃, 독서골든벨

도서관 문화행사를 기획, 운영하는 지식서비스운영팀에서는 KAIST 구성원의 선호도와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여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 가을학기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행사들로 돌아왔다. 도서전시회, 북토크, 카이북레터, 카이북 선정 등 다양하고 알찬 구성의 ‘가을학기 독서축제’ 중 독서골든벨은 특히나 KAIST에서 최초로 진행되어 의미가 더욱 컸다. 

지식서비스운영팀과 독서문화위원회의 주관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이광형 총장의 QAIST 신문화 전략에 맞추어 교내 독서문화 활성을 위해 진행되었다. 화이트보드에 답안을 작성하여 드는 고전 골든벨 방식으로 진행되어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문제 풀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대상 1명(60만 원), 최우수상 1명(40만 원), 우수상 3명(각 20만 원) 등 총상금 160만 원과 함께 도서관 기념품, 행운상 추첨 등 푸짐한 경품으로 학우들의 관심이 쏠렸다. 

지식서비스운영팀 제공
지식서비스운영팀 제공

독서골든벨에는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을까

이번 독서골든벨에서는 2022년에 선정된 카이북 중 한 권인 룰루 밀러 작가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김난도 작가의 <트렌드 코리아 2023>,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총 세 권이 선정되어 해당 도서 관련 문제가 출제되었다. <트렌드코리아 2023>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 이해를 위해 출제됐으며 <불편한 편의점>은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고자 선정된 소설이다. 

그 외 독서골든벨에서는 인문·과학 상식 문제, 도서관 이용 관련 문제 또한 중간중간 출제되었다. 지식서비스운영팀은 김민수 학술문화원장의 ‘질문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KAIST 학생들이 직접 출제한 문제도 포함하자는 제안에 따라 ‘내 손으로 내가 출제하는 #내손내출 독서골든벨’ 사전 이벤트를 진행하였고, 이에 총 107명의 학생이 241개의 문제를 출제, 그중 20문제를 선정하였다고 밝혔다. 학우들이 직접 출제한 인문·과학 상식 문제와 도서관 이용 장려를 위한 도서관 이용 관련 문제는 학우들의 바쁜 일정 속 부담을 느끼지 않고 행사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사전 공개하였다. 
 

긴장감과 웃음이 공존한 현장

26일 1시에 시작된 행사는 도서관 이용 안내 영상으로 시작하여, 사회를 맡은 이세란 아나운서와 골든벨 전문 사회자인 조민성 사회자의 진행하에 김민수 학술문화원장의 개회사, 이광형 총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이후 골든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문제는 OX 문제, 객관식, 주관식으로 고루 이루어졌다. 

문제의 난이도는 뒤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져 갔다. 다소 헷갈릴 수 있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주요 등장인물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름을 묻는 질문이 첫 번째 질문으로 나와 8명이라는 많은 수가 대거 탈락했던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문제에서 전원 정답인 경우도 여러 번 나왔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열의를 엿볼 수 있었다. 

독서골든벨 운영진 측은 중도 탈락자도 행사를 끝까지 남아 함께 즐겨 주길 부탁했는데, 모두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도록 1번의 패자부활전과 함께 자잘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패자부활전은 사전에 공개된 인문·과학 상식 문제 중 하나가 출제되어 약 20명 중 3명을 제외한 모두가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어냈다. 

패자부활전 이후 높은 정답률이 계속되던 골든벨은 계속해서 접전을 벌이다 34번 문제가 출제되고 나서야 최후 5인이 가려져 본선에 진출했다. 이어 본선에서는 이전에도 가장 정답률이 낮았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관련 질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대상 수상자만을 가릴 2명만 남은 상황에서 두 생존자의 답변이 모두 틀리기도 하며 시간이 갈수록 정근모콘퍼런스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윽고 42번 질문에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적극적으로 주장한 우생학적 000 합법화의 000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답변이 갈렸다. 대상은 불임화라고 답한 류성화(바이오및뇌공학과 석사과정) 학우에게 돌아갔고, 아쉽게 허준용(기계공학과 18) 학우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끝으로 시상식과 함께 정재민 독서문화위원회장의 폐회사가 이어졌고, 단체 사진을 찍으며 마무리했다. 
 

수상자들의 수상 비결

최우수상을 받은 허준용 학우는 “독서골든벨 문제 출제 이벤트에 먼저 참여했으나 당선이 되니 조금 더 욕심이 생겼다, 제시된 책 중 반쯤 읽었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제외한 두 권은 이미 읽어둔 상황이라 참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우연히 선정된 세 권의 도서가 좋아하는 책이기도 했고, 오랜만에 책을 분석하며 읽는 과정이 즐거워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책을 읽을 때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밑줄을 치거나 메모하고, 다 읽고 나서는 꼭 독후감을 작성한다며 책을 꼼꼼히 읽는 평소 습관에 대해 언급했다. 아쉽게 틀린 마지막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의 답이었던 ‘불임화’가 해당 도서에서 전달하는 메세지 중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 본선 문제에 어울리는 멋진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은 남지만, 그 아쉬움으로 인하여 이번 행사가 재밌는 추억으로 오래 간직될 것 같다”고 답했다. 

대상을 받은 류성화 학우는 한번에 모든 내용을 꼼꼼히 보려 하기보단 여러 번에 걸쳐 다시 보는 편이라며 모든 걸 기억하려 하면 오히려 떨어져 잘 안 읽히기 때문에 그보다는 독서 후에 읽었던 내용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려 노력하면서 다시 찾아본다고 자신의 독서 습관을 공유했다. 이어 독서골든벨이 자주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을 접할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며 주로 소설을 읽던 평소와 달리 독서골든벨을 기회로 <트렌드 코리아 2023>을 집어 들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막상 읽어보니 공감하는 부분들, 일상과 맞닿는 부분들이 있어 재미있게 읽었고, 대학원 생활로 뜸해진 독서 생활을 다시 한번 관심 두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지식서비스운영팀 측에서는 “독서골든벨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Shorts 영상을 제작하여 11월 중 도서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며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바쁜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개 시점에 맞추어 KAIST 모든 구성원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독서골든벨 온라인 퀴즈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당 이벤트에 참여 독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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