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시험기간, 많은 학생들은 순간의 일탈을 꿈꾼다. 당구 한판, 시원한 맥주, 밤샘 게임 같이 시험이 끝나면 놀 생각에 가슴이 설레인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꾸는 꿈은 단연 여행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여행을 가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하지만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또다른 중요한 가치가 있다. 4월 25일 개봉작 ‘새 구두를 사야해’에 파리로 홀연히 여행을 떠난 사람이 등장한다. 그에게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사진작가 센(무카이 오사무 분)은 여동생 스즈메와 함께 파리를 찾았다. 스즈메는 파리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를 만나려고 몰래 도망치고, 센은 화가 나서 여권을 바닥에 던진다. 마침 지나가던 프랑스 거주 신문편집장 아오이(나카야마 미호 분)가 여권을 밟아 미끄러진다. 이윽고 아오이의 구두굽이 부러진다. 이 특별한 계기로 두 사람은 삼 일 동안 함께 지내며 사랑에 빠진다. 언뜻 보면 문학작품에서 흔히 나타나는 운명적인 사랑 같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결코 운명이 아닌, 여행이 준비한 선물이다.
우리는 평소에 가정사를 사람들에게 쉽게 꺼내지 않는다. 매일 보는 친구나 동료에게 속마음을 터놓기 망설여진다. 하지만 센과 아오이는 알게 된지 하루 밖에 되지 않은 서로에게 민감한 고민을 거리낌 없이 풀어 놓는다. 이는 여행 도중 만난 사람이기에, 어쩌면 인생에 단 한번 만날 사람이기에 가능하다. ‘여행’은 걱정거리를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를 여행객에게 내어준다. 이들은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교감하며 사랑에 빠진다. 여행은 특별한 방식으로 센과 아오이 사이를 이어주었다.
드디어 센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날짜가 왔다. 이들은 적막한 파리의 거리에서 헤어진다. 그들은 만났으므로, 헤어졌다. 그와 반대로 굽이 떨어져 나갔던 구두는 다시 붙여졌다. 센과 아오이는 헤어짐을 통해 성장했다. 사람을 만나 마음을 공유하고, 상처를 덮고 아픔을 나눴다. 그들은 앞으로 수많은 여행에서 또다른 사람을 만나 또다시 성장할 것이다.
여행은 관광 외에도 사람이라는 요소가 있다. 여행의 또다른 가치를 알았으니, 여행을 한번 떠나보자. 하지만 친구나 가족과 함께가 아닌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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