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연구팀:
OLED catheters for inner-body phototherapy: A case of type 2 diabetes mellitus improved via duodenal photobiomodulation - 「Science Advances」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 기반 카테터를 구현해 체내 장기에도 적용 가능한 빛 치료의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시도한 체내 삽입형 빛 치료 기기라는 면에서 의의가 크며, 무엇보다도 현대의 대표적 성인병인 제2형 당뇨의 치료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와 잠재적 파급효과가 크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기존과는 어떻게 다른가?

빛을 이용한 치료는 대표적으로 신생아의 황달 치료에 쓰이며, 최근에는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데에도 시도되고 있다. 대부분은 체외 환경에서 환부를 향해 빛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주로 활용되었으나, 인간의 질병은 보통 내부 장기에서 비롯한 것이 많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기존의 빛 치료는 생물의 두꺼운 표피와 지방층 등으로 인해 빛의 감쇄가 발생하여 광 효율이 지나치게 떨어졌다. 개체의 크기가 커질수록 피부층의 두께도 두꺼워지므로 내부 기관에 대한 표적 광조사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체내에도 빛을 전달하여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치료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생각했다. 연구팀은 목표 기관에 직접 광원을 삽입해 조사하는 형태로, 보다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내부에 빛을 전달하여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쥐 십이지장에 삽입된 OLED 카테터의 모습 예 유승협 교수 제공
쥐 십이지장에 삽입된 OLED 카테터의 모습 예                                                  유승협 교수 제공

 

OLED 플랫폼

카테터(catheter)를 광원의 형태로 만들면 빛을 손쉽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쥐와 같은 소동물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1.8 mm의 반경 원 단면을 갖는 실린더 형태로 만들었다. 이때, 실린더의 겉면을 균일한 빛의 세기를 갖는 면 광원으로 제작하여 환부 영역에 동일한 치료 효과를 유도하도록 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인 12 μm 두께의 매우 얇은 고유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제작해 광원이 실린더 구조체의 겉면을 모두 감쌀 수 있도록 했다. 곡률반경이 작은 구조 위에 OLED를 구부리면, OLED를 구성하는 요소 각각에 기계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기계적 설계를 잘 진행해야 한다. 이를 고려해 기계적으로 안정된 소자 구조를 갖도록 설계하였고, 체내의 액상 환경에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패키징 구조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광학적으로는 실린더 외부로 방출되는 빛은 모든 방향에서 대칭성을 지닌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면 광원으로서 OLED가 갖는 특유의 저발열 특성으로 체내 삽입 시 열에 의한 조직 손상을 방지했으며 생체적합성 재료를 활용해 생체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제2형 당뇨병 쥐 모델을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한 결과, 쥐의 십이지장에 총 798 mJ의 빛 에너지가 전달된 실험군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혈당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했다. 나아가, 간 섬유화의 저감 등의 기타 의학적 개선 효과도 관찰되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OLED 플랫폼의 빛을 전달하는 부위를 바꾸거나 파장의 조절 등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이외 다른 질병들을 겨냥한 빛 치료 방법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광원과 센서를 조합한 복합 소자 구조를 활용한다면, 단순히 빛 치료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체내 다양한 생체 신호를 감지 및 파악할 수 있는 용도의 능동 소자로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쥐와 같은 소형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대동물에 해당하는 돼지를 활용한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라 밝혔다. 소동물, 대동물, 사람의 순차적인 검증 단계를 위해 OLED 광원 플랫폼의 크기 및 구성 또한 변화할 예정이다. 

제1 저자인 심지훈 박사는 “본 연구와 같이 생체 의료 응용으로의 OLED 기술 확보는,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 또는 조명 분야 위주로 국한되었던 OLED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종래의 기술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때, 그 보통의 응용 분야를 뛰어넘어 큰 의의와 효용성을 갖는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고 원천기술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만약 연구를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번 사례를 참고하시어, 이미 완성된 것으로 보이는 기술에서도 매우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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