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영 화백, “KAIST가 앞서가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전진하길”

KAIST 미술관은 지난 달 5일부터 내년 8월 30일까지 한국 색면추상의 거장, 유희영 화백의 회화 14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KAIST 신문화 전략, ‘QAIST’의 일환인 KAIST 미술관 개관과, 이에 따라 KAIST 미술관이 추진하는 ‘캠퍼스 갤러리’계획의 일부다. 캠퍼스를 우리 학교 구성원과 외부인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 맞춰, 오랫동안 내부 구성원과 외부 방문객이 함께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이었던 대강당(E15)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KAIST 대강당 유희영갤러리의 내부 모습이다.                                                                         ©방민솔 기자
KAIST 대강당 유희영갤러리의 내부 모습이다.                                                                       ©방민솔 기자

 

 

유희영 화백과 KAIST

유 화백과 KAIST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2년, 정문술 회장이 개인 소장 예술품을 KAIST에 기증했을 때 유 화백의 작품, <부활>(1974)도 KAIST에 오게 되었다. <부활>은 공주 백제 고분 발굴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으로, 1974년 제2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현재 대강당 유희영갤러리에 첫 번째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유 화백이 직접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의 회화 20점을 KAIST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렇게 KAIST에 모인 유 화백의 작품은 현재 총 25점 소장되어 있다. 

유 화백은 196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 학사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회화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과 전시를 이어 나가고 있으며, 특히 1990년대부터는 ‘색면추상’이라는 확고한 자기 양식을 구축했다. 과거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장 및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자 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초빙석학교수로 재임 중이다.

유 화백은 1940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성장하기도 했다. 이광형 총장은 지난달 대전이 고향인 KAIST가 세계 수준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대전·충청 출신 예술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대전의 문화예술을 학내에 소개하는 일은 대전 시민의 배려에 보답할 수 있는 노력의 첫걸음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 화백은 이번 전시가 개막한 지난달 4일, KAIST가 앞서가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전진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기증한 작품이 캠퍼스에서 개최되는 특별전에서 대중들을 만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실물에 압도되는 유희영 화백의 색면추상

색면추상은 거대한 공간 구성에 하나의 색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게 하여 단순한 색채를 표현하는 예술 분야다. 대표적으로 바넷 뉴먼과 마크 로스코 등이 1950~1960년대에 색면추상 작가로 활동했다. 색면추상 화가들은 회화에 감정을 절제하고 철학적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인지 색면추상 작품은 관람객이 오랫동안 사색과 명상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할 수 있는 회화 작품은 모두 높이가 100cm 이상, 폭은 약 100cm에서 400cm이다. 또, 유 화백은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전통 유화 물감을 6~7겹 이상 쌓아 올려 색채의 깊이를 만든다. 이는 모두 디지털 화면이나 프린트물이 아닌 실물로만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의 특징이다.

KAIST 미술관은 이러한 유 화백의 색면추상 회화를 감상하기 적합하게 유희영갤러리 내에 의자를 설치하여 사람들이 작품을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붉은 색감의 <무제>(2001)와 푸른 색감의 <무제>(2006), 두 거대한 작품을 유희영갤러리 한 면을 가득 채우게 배치하여 관람객들은 의자에 앉아 깊은 색채를 오래 감상할 수 있다. 유희영갤러리 앞 안내 데스크 위 높은 벽에 위치한 청록색의 <무제>(2001)에서도 작품의 배치가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 

<KAIST 기증작품 특별전시 유희영>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대강당에 정문으로 들어가면 왼편에 바로 보이는 유희영갤러리(구 소회의실)에 전시된 7점의 작품은 갤러리가 개방된 평일 낮에 관람할 수 있다. 그 외 1, 2층 로비 공간에 전시된 나머지 7점의 작품은 언제나 관람할 수 있다.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전시회 포스터 겸 안내 책자를 통해 모든 작품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와 전시된 작품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장소 | KAIST 대강당 유희영갤러리 (E15, 구 소회의실)
기간 | 2023.09.05~2024.08.30
요금 | 무료
시간 | 평일 12시~17시 (대강당 문화행사 시 21시까지 연장)
문의 | 042-350-1841/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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