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추석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조부모님 댁에서 오랜만에 즐거운 휴식을 즐기고 돌아온 참입니다.

이번 추석은 연휴가 길어서 그런지, 조부모님 댁을 다녀왔음에도 아직 휴일이 남아있어 귀성길의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이 더 기쁘게 느껴집니다.

매번 그렇지만, 추석이나 설날처럼 민족의 대명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이동하기에 이동량이 많은 구간들은 차가 몰려 어마무시하게 막히곤 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서울-부산 구간이나 서울-광주 구간은 평상시보다 3-4시간을 더 소모해야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차가 막히기도 했습니다.

직접 운전을 해서 본가로 돌아가시는 분들은 이렇게 차가 막히는 날에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적잖이 짜증이 날 것 같습니다. 당장 운전을 안하는 제가 보아도 거북이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우리 차를 보고 있으면 답답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막히는 귀성길에 짜증과 답답함만 함께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그랬듯, 사람들은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어떻게든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찾기 마련이니까요.

막히는 귀성길, 천천히 움직이는 차들 사이에서 가족들끼리 평상시에는 각자 할 일이 많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떠들며 한바탕 웃고 있다 보면, 어느샌가 막히던 길을 벗어나 고향을 향해 신나게 질주하는 차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막히는 차들 사이에서 잠깐 벗어나, 휴게소에 도착해서 즐기는 호두과자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입니다. 평상시에는 딱히 집 밖에 나가지 않기에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유독 명절에 즐기는 휴게소의 호두과자와 여러 간식들이 반갑습니다. 그렇게 맛있는 과자도 입 속에 던져넣고, 앞자리에서 운전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의 어깨를 좀 주물러 드리고 있다 보면, 슬슬 풍겨오는 바닷바람의 향기에 조부모님 댁이 가까워졌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쯤 되면, 처음에 길이 막힐 때 느꼈던 짜증남과 지루함은 멀리 던져두고 풍겨오는 호두과자의 향기와 바닷바람으로부터 귀성길 속 작은 즐거움을 찾게 됩니다.

여러분도 귀성길 속 작은 즐거움을 찾아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