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xi ‘한가위 송편 이벤트’, 뉴아라 어플리케이션 출시 준비 소식까지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Ara’, ‘OTL’, ‘Taxi’, ‘Zabo’ … 우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우라면 이러한 이름들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모두 우리 학교의 대표적인 개발 단체 SPARCS에서 제작하고 운영 중인 서비스들이다. SPARCS는 ‘System Programmers’ Association for Researching Computer Systems’의 약자로, 올해로 벌써 설립된 지 32년차다. ‘개발을 하지만, 개발만 하지 않는’ 단체, SPARCS에 대해 알아보고자 지난 14일 교양분관(N10) 1층 SPARCS 단체실에서 임원진들을 만났다. 문을 열자 SPARCS의 회장인 황제 욱(전산학부 22)학우(이하 ‘황 회장’)와 부회장인 예상우(전산학부 22)학우(이하 ‘예 부회장’)가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황 회장의 안내로 동방을 둘러보니 책상 위를 빼곡히 채운 모니터들과 그 앞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진행하는 부원들이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선을 돌리니 SPARCS 명의의 상장들과 협약서들이 책상의 한 켠을 가득 차지하고 있었다. ‘안쪽에 공간이 더 있다’고 말한 황 회장의 뒤를 따라가 보니 편하게 쉴 수 있는 자리가 넓게 마련되어 있었다. 옆에 놓인 널찍한 책장에는 전산학 관련 책들로 가득해 보였다. 예 부회장은 “옛날부터 모인 책들이라 아주 오래된 것들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자리를 옮겨 김건 학우(전산학부 19), 황인준 학우(전산학부 21), 조유민 학우(전산학부 20) 와 함께했다. 세 학우는 각각 Taxi, Ara, OTL의 PM을 맡고 있다. 여기서 PM이란 ‘Project Manager’의 준말로, 언급된 서비스를 포함해 각각의 프로젝트의 담당을 맡는 직책이다.
 

SPARCS 부원들이 함께 김병호·김삼열IT융합빌딩(N1)에서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황제욱 학우 제공
SPARCS 부원들이 함께 김병호·김삼열IT융합빌딩(N1)에서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황제욱 학우 제공

 

 

서비스 운영 방향 및 개선 계획을 묻다

8명의 임원진이 있는 SPARCS에서는 많은 수의 부원이 활동 중이다. 황 회장에 따르면 작년 가을학기에는 45명 정도가 활동했고, 이후 인원이 늘어나 지난 학기에는 55명가량이, 이번 가을학기에는 60명 정도가 활동한다. SPARCS에서는 많은 부원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서비스들을 운영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Ara, OTL, Taxi, Zabo를 포함해 오픈소스 미러링 서비스인 ‘Geoul’, 통합 인증 시스템인 ‘SPARCS SSO’도 운영 중이다. 자리에서 만난 PM 들에게 서비스를 하나씩 짚어가며 최근에 하는 일과 추후 운영 방향성에 관해 물었다.

먼저 Ara의 PM인 황 학우에게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 물었다. 잘 알려져 있듯, 2020년 11월 출범한 Ara는 우리 학교의 교내 커뮤니티인 Ara를 새롭게 단장한 사이트이다. 기존에 비해 검색 기능과 디자인이 개선된 Ara에는 포탈 공지도 함께 제공되어 쓰임새가 높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학우들이 Ara를 사용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황 학우는 “올해 상반기에는 매달 이백 명 정도의 신규 가입자가 있었고, 하반기에는 매달 한 달에 백 명 정도의 신규 가입자가 들어오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여기에 더해 황 학우는 “작년과 올해 상반기에는 하루 접속자가 사백 명 정도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조금 줄어서 200~300명 정도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사용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황 학우는 “사용률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는지 살피는 등 내부 회의에서도 계속 논의하는 중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황 회장도 “코로나 이전에는 아라의 사용률이 좀 더 높았다고 알고 있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에브리타임 쪽으로 넘어간 것 같다”라며, “SPARCS SSO로 SPARCS의 서비스들이 묶여 있는 만큼, 전반적인 서비스의 사용량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Ara 팀은 Ara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출시를 계획 중이다. 황 학우는 “현재 앱을 제작하고 있고, 이번 가을학기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추후 만들어질 앱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이어 Taxi의 PM인 김 학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 가을학기에 서비스를 시작한 Taxi는 우리 학교 구성원들 간의 택시 동승자를 모집하는 서비스로, 현재는 웹사이트(taxi.sparcs.org) 나 앱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김 학우는 “서비스를 런칭한 작년 가을에는 홍보를 크게 하지 않아 사용자 수가 비교적 적었었다”며, “그래서 저번 봄학기에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Taxi 앱을 같이 런칭했다”라고 지난 학기까지의 활동을 요약했다. 이어 김 학우는 홍보물들이 모여있는 단체실 한쪽을 가리키며 “저기 붙여진 것이 봄학기 홍보에 사용한 포스터”라고 덧붙였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한가위 송편 이벤트’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학우는 “Taxi 사용 활성화를 위해 게임을 만들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송편이라는 재화를 모아서 투표권을 얻은 다음, 이를 선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행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우들이 교내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였다며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서 얼마나 많은 학우들이 Taxi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물었다. 김 학우는 “예전에 Taxi에서 15일간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당시 생성된 동승 방의 개수가 319개 정도였다”라며 하루에 서른 개에서 마흔 개 사이의 방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 중 매칭에 성공한 방의 개수는 113개로, 이벤트의 수혜를 본 사용자는 200명 이상이었다. 현재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300명 정도이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다양한 사설 업체들이 택시 동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에, Taxi 서비스는 늘 다른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황 회장은 “이전에 Taxi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택시 동승 서비스를 운영하는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이벤트를 진행해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라고 다른 서비스와 경쟁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이어서 그는 “저희도 손수 여러 다양한 커뮤니티에 Taxi 서비스를 홍보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이제는 경쟁했던 서비스가 주변에서 자주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 황 회장은 “사실 학생들이 만든 서비스라서 사기업만큼 전문적이지는 않을 수 있고, 또 자금도 부족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라면서도,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교내 학우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걸 보고 희망을 얻게 되었다”라고 학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예 부회장도 “Taxi의 장점 중 하나는 외부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안전함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특성상 교내 구성원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많은 학우들이 좋아해 주시는 이유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SPARCS 부원들이 함께 단체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를 시청하고 있다.                                                                       황제욱 학우 제공
SPARCS 부원들이 함께 단체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를 시청하고 있다.                                                                       황제욱 학우 제공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장점을 극대화하자”

SPARCS의 여러 서비스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큰 시너지를 낸다. Taxi 앱의 출시 소식을 Zabo를 통해 알게 되고, OTL에 관련된 공지사항이 Ara에 업로드되는 식이다. 황 회장은 이에 관해 OTL 메인 화면에 띄울 배너가 Zabo 프로젝트와 협력하여 개발 중에 있고. 곧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두 SPARCS가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황 회장은 이러한 장점에 더해 “결국은 장기적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한다. 이어서 “OTL의 경우에도 교내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에브리타임’ 등 외부 업체의 서비스에 비해 장점을 가져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SPARCS에서 운영하는 시간표 후기 및 계획 서비스인 OTL(Online Timeplanner with Lectures)은 기타 서비스들에 비해 18,909개라는 압도적인 수의 후기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약하자면 우리 학교 안의 실질적 현황을 파악하고 내부 구성원에게 알리는 것 등 SPARCS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SPARCS R&D’라고 일컬을 수 있는 교내 다양한 단체와의 협업은 그 어떤 외부 업체보다도 SPARCS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일례로 본지는 Ara의 ‘카이스트 뉴스’ 게시판에 학내사회와 관련된 사건을 지속해서 올리는 중이다. 이에 더해 황 회장은 “이번에 전기및전자공학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사이트를 개보수하는 일이 있었는데, SPARCS를 알고 계셨던 교직원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이 작업을 맡게 되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니 의미도 있고, 더욱 애정을 갖고 참여할 거라 생각하신 것 같다”라고 다른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이 외에도 현재 SPARCS에서 총회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내부 시스템인 ‘Biseo’ 를 교내·외 학생단체로 확장하기 위해 재단장을 진행하고 학부 동아리연합회와 논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협력이 진행 중에 있다. 외부 기업들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황 회장은 “채널톡이나 네이버에서 주관하는 D2 캠퍼스를 통해 후원받은 바 있고, 현대모비스, 게임사 위메이드에서도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를 SPARCS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이벤트에도 사용하는 중이다”라며 다양한 기업과 연계해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또 “선배님들이 창업을 했거나 많이 재직하는 회사의 경우, 혹은 다른 회사들에서도 리크루팅을 진행하고자 할 때 연락을 주시기도 한다”라며 SPARCS 활동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단체의 선배들이 다수 재직 중인 ㈜데브시스터즈가 대표적이다.
 

쉽지만은 않은 일, 그럼에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일

하지만, 학우들을 위한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큰 조직인만큼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봄부터 주관해 진행한 해커톤의 경우에도 처음 진행하는 것인 만큼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준비할 시간이 짧았던 것 같아서, 이번엔 더 완성도 높은 해커톤을 운영 하고 싶다. 저번 해커톤의 경우 일의 분배가 잘 이뤄지지 못한 느낌이 있어서, 이번에는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예 부회장이 말했다. 황 학우도 “당시 해커톤 기획단을 거의 임원진으로 구성했어서 인력이 상당히 부족했었다. 해커톤은 특성상 밤을 새워가며 치러야 하는 행사인데, 이 때문에 많은 임원진이 고생을 했다. 이에 해커톤을 계속할 거라면 기획자라는 직책을 뽑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관해 많은 토론을 거쳤다”라고 개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황 회장도 후원사도 10개 이상, 참가자로 100명 이상이어서 단순 작업에도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해커톤을 열며 알게 된 기업에 SPARCS에 대한 좋은 인식을 주고, 다른 대학의 단체들과도 더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이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상존함에도, 인터뷰에서 만난 SPARCS의 학우들에게 이곳은 특별하고, 남아있을 이유가 분명한 조직이다. 김 학우는 “이 단체가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마치 회사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랑 다른 점은 금전이 아닌 다른 보상을 원하고 활동한다는 것에 있다”라고 SPARCS의 차별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그것이 성취감일 수도, 책임감일 수도, 친목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본인의 목표는 무엇인지 묻자, 그는 돈을 제외한 전부라고 답했다. 황 회장이 덧붙였다. “입단하면 최소 4학기를 활동해야 하는데, 이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주어진 학기를 넘어서 활동하는 분도 굉장히 많고, 졸업하고 나서나 회사에 취업하고 나서도 활동을 하는 경우처럼 굉장한 열정을 가진 분이 많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니, 놀랍게도 많은 내부 활동이 자율적으로 돌아간다.” 누군가가 시킨 일이 아니더라도, 열정과 목표를 갖고 SPARCS에 들어오기에 스스로 업무를 찾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자생적인 단체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같이’의 가치가 지켜지고 있다는 점도 이 단체가 이들에게 더욱 소중한 이유다. 예 부회장은 “저희는 개발 동아리지만, 정확히는 개발을 ‘같이’ 하는 동 아리다”라며, “같이 개발을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보니, 즐거운 추억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학우도 “그래서인지 홈커밍을 열어도 많은 선배가 오신다. 1991년 창립에 참여한 선배도 와서 저녁을 사주시기도 했고, SPARCS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부원이 될지도 모르는 독자들에게 SPARCS에 대해 알린다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물었다. “SPARCS는 개발자들 위주로 돌아가는, 개발만을 하는 동아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되게 많은데, 이번에 새로 기획자를 뽑기도 했고 디자인 관련 업무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업무가 체계화되는 중이다. 꼭 개발이 아니더라도 기획, 디자인 쪽에 관심이 있으셔도 지원하시면 좋을 것 같다.” 조 학우가 이어서 대답했다. “일을 하는 학생단체, 학부 총학생회 산하 특별기구인 건 맞지만 실제로 내부에서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친목이 매우 중요하고, 많은 사람이 이를 알고 있다. 내부적으로 소모임도 많고, 동방도 협업에 적합한 구조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네트워킹이 잘 이뤄진다. 꼭 개발이 아니더라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가 협업하는 방식을 경험하고 싶다거나, 친목이 잘 이뤄지는 환경에서 함께 일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찾고 싶다는 분들도 많은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 황 회장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SPARCS에서는 개발이 아닌 다른 일들을 많이 한다. 무엇보다, 절대 일만 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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