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학우들은 학교생활을 하며 저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지난 520호에서 고독을 즐겨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 데 이어 본지에서는 우리 학교 학우들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일명‘혼자 놀기의 달인’5명의 학우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혼자 놀기 방법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학우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박정민 기자
©박정민 기자

나를 위한 시간을 소중히 쓰는 법, ‘혼자 놀기’

우선 본지에서 ‘혼자 놀기’란 혼자만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보다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을 들인 활동으로 정의하였다. OTT를 보는 활동의 경우 혼자 놀기 범주에 들어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작품을 감상할지, 어떻게 더 온전히 집중할지 고민했을 경우 혼자 놀기로 보겠다는 뜻이다. 

이번 기사에서 만나볼 5명의 학우는 제각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장혜규 학우(전기및전자공학부 20)는 주중이면 매일 혼자 복싱장에 들러 루틴을 보내고, 오범석 학우(생명화학공학과 17)는 수영, 유도, 달리기, 헬스 등 학부의 마지막 학기를 운동하는 시간으로 꽉꽉 채워 넣고 있었다. 김가희 학우(바이오및뇌공학과 20)은 3년의 자취생활 동안 깨우친 자신만의 혼자 살기 노하우를 공유해 주었고, 성재용 학우(전산학부 21)은 혼자 술과 사진이란 취미를 갖게 된 계기를 들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이건희 학우(전기및전자공학부 20)은 독학으로 그림부터 일본어, 술, 맛집 탐방, 여행까지 취미를 넓혀갔던 자기 경험을 토대로 혼자 노는 방법을 전수해 주었다.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그들의 삶을 엿보도록 하자. 
 

혼자 운동하는 사람

운동은 평생 가져가야 할 취미라고 불릴 만큼 우리 건강과 생활 습관을 위해, 자기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장혜규 학우는 운동이란 살아가는 데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 습관인 만큼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즐겨야 어떤 외부 상황에서도 계속 해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장혜규 학우(이하 장 학우)는 우리 학교 쪽문에서 3분만 걸어가면 나타나는 더블플러스복싱장에 1년 4개월간 다녔고 꾸준히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었다. 복싱은 스파링, 주먹 마주치기 등 같이하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기초 체력 운동, 샌드백 치기 등이 주 시간을 이룬다는 점에서 혼자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복싱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무념무상 샌드백을 치다 보면 그날 하루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 좋다고 답했다. 샌드백을 치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운동하는 동안 높은 심박수를 유지하게 만들어 운동이 끝나면 후련한 기분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편 오범석 학우(이하 오 학우)는 평소 학기 중에 아침 일찍 일어나 헬스장, 수영장을 연달아 다니는 일정을 소화하고 또 러닝과 유도를 취미로 가지고 있었다. 오 학우는 운동마다 혼자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제각기 있다고 답했다. 헬스의 경우 근력, 유연성, 경력 등에 따라 각자의 루틴이 달라 같이할 만한 누군가를 찾기가 어렵고, 수영과 러닝의 경우에도 학교 안에 자신의 페이스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아쉬워했고, 추가로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운동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것이 혼자 운동하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같이 갈 사람을 찾는 중이라고 이야기한 유도만 제외하면 운동 별 루틴이 확고해 혼자 운동하는 오 학우는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을 즐긴다고 전했다. 
 

혼자 취미 생활 하는 사람

이건희 학우는 만나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보여주었다. 일반적인 취미 이상의 실력을 갖춘 이건희 학우(이하 이 학우)는 학창 시절에는 좋아하는 해리포터 등장인물을 즐겨 그리는 등 가볍게 그림을 그리다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코로나 19로 혼자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김락희 작가의 책과 닥터 보나, 유튜브로 크로키와 디지털 페인팅 공부를 시작했고, 어느정도 기본기가 갖춰졌다고 생각한 후에는 훨씬 난도가 높은 수채화를 배울 수 있는 화실에 찾아갔다. 요즘은 펜드로잉, 크로키, 디지털 일러스트, 수채화 등 다양하게 그린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일본어, 술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던 이 학우는 어떻게 하면 독학으로 취미를 기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요즘은 유튜브에 양질의 강의가 많다, 초기비용을 크게 지출하지 않고도 시작할 수 있는 취미들이 정말 많다고 대답했다. 이어 음식 하나를 먹어도 알면 알수록 보이는 것이 많고 느껴지는 것이 많기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선순환을 만든다면 어느새 나만의 취미를 갖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성재용 학우(이하 성 학우)는 1학년 때 궁동에 있는 칵테일 바인 마틴에 가서 술을 조금씩 마시다 위스키에 입문했고, 3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시간이 나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마틴에 들러 가게 사장님과 간단한 담소를 나누며 술을 즐긴다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집에서도 보다 ‘혼술’을 잘 즐기고자 돌아다니는 캠핑용품을 이용해서 테라스에 혼자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했다. 다 같이 술을 마실 때는 위스키류보다는 소주나 맥주를 찾고, 같이 마시는 사람 수가 줄어들 수록 술의 맛을 음미하기 위해 마시기 때문에 더욱 신중히 술을 고르곤 한다고 이야기했다. ‘혼술’의 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술은 마시는 순간마다 맛이 달라지고, 언제, 어떨 때 마시는 지에 따라서도 같은 술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다며, 혹 관심이 있다면 주변 술에 관심 있는 지인 또는 바가 있는 술집에 가 사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술의 지식을 쌓아가며 즐기길 추천했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

김가희 학우(이하 김 학우)는 후기 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직후부터 계속 한국에 혼자 사는 생활을 해온 자취 3년 차이다. 김 학우는 혼자 요리하고 시간이 남을 때 자신의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고 이야기했다. 요리를 얼마나 자주 하느냐는 질문에 약속이 없을 때는 거의 요리해서 먹고, 학기 중이면 주중에만 바쁘다 보니 이전에 만들어 둔 볶음을 비롯한 요리들을 꺼내 먹는 편이라고 답했다. 요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공간과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탓에 집을 청소하는 것도 즐긴다고 했다. 김 학우와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밥을 먹을 때 햇반 그릇, 냄비 접시를 이용하지 않고 항상 그릇에 담아 먹는다는 점이었다. 김 학우는 설거짓거리가 몇 개 더 늘더라도 그걸 감수해 내면 자기 자신을 아끼고 잘 챙겨준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혼자 밖에 나서는 법

혼자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법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학우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지만, 익숙한 곳에 자주 갈 뿐 새로운 공간에 발을 들일 때에는 미리 사전에 찾아보고 그곳에 혼자 간다는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돌린다고 밝혔다. 그렇게 익숙한 공간을 하나씩 넓혀간다는 것이다. 장 학우는 혼자 자전거를 타러 나가거나, 전시회를 보러 나가기, 다이소나 마트 구경하기 등의 활동을 추천했다.
 

왜 혼자의 시간을 즐겨야 할까

이 5명의 학우는 왜 혼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까. 오 학우는 자신은 사실 혼자보다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것을 더 선호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루틴을 지키고 일정 사이에 시간이 뜨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라며 흔들리지 않는 자신과의 약속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학우도 바쁜 학기 동안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기 루틴을 지키기 위해 혼자의 시간을 갖고, 누구보다 나 자신을 아껴 주기 위해 자신의 공간과 자신이 먹는 음식에도 공을 들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 학우는 혼자 술을 마시거나 사진을 찍으러 가는 취미를 통해 갑자기 생긴 시간도 즐겁게 채워 나가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이 학우는 혼자의 시간 잘 보낸다는 것은 결국 나를 가꾸는 데 시간을 들였다는 뜻이기에, 이 노력과 시간은 모두 고스란히 나에게 남아 평생을 같이 갈 자산이 될 것이라 이야기했다. 장 학우는 혼자 잘 다니는 사람은 인간관계가 전부 다 끊겨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방증이기에 그만큼 속이 단단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의 시간을 통해 내가 느끼는 것에 더 집중하고ㅇ 나의 취향을 더 파악해 나갈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안다는 것은 곧 나의 매력 포인트를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혼자 00하기 중 가장 대표 격인 ‘혼밥’하기 좋은 곳을 추천받았다. 그들은 사람들은 공통으로 혼자 밥을 먹기가 어렵다면, 우리 학교와 가까운 어은동, 궁동보다 우리 학교 내 사람들이 비교적 다니지 않는 만년동, 봉명동, 전민 동에서 우선 시작해 보길 추천했다. 여기 세 가지 음식점을 추천한다.

포케 153(장혜규 학우) 
“포케, 샐러드는 여럿이서 나눠 먹기보다 혼자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메뉴예요. 이런 곳에서 먼저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지호 카레 (이건희 학우)
“문지 캠퍼스에 살고 있는데, 전민동보다 문지동에 맛집이 훨씬 많더라구요. 그 중 최근에 발견한 맛집입니다. 수많은 맛이 층층이 쌓여 있어 먹는 내내 입이 즐거웠습니다. 공간도 넓어 혼자 먹기 좋습니다.”


월미당 (김가희 학우)
“바테이블이라 혼밥 난이도도 낮은 편이고, 쌀국수가 무엇보다 정말 맛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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