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글의 주제를 찾는 것일까요? 아니면 흡입력 있는 첫 문장을 쓰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기사가 되었던, 산문이나 시가 되었던,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그야말로 일필휘지(一筆揮之), 막힘 없이 순식간에 글을 써내려가며 자신감 있게 종이 위에서 펜을 놀립니다. 그런데, 빠르게 글을 적어 내려가다가 종이의 끝자락을 마주하면, 갑자기 여태 신이 나서 적어 내려온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깔끔한 글이 될 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이 글에 방점을 찍을 한 문장을 적고 나면, 참 이상하게도 앞서 신나게 적어내려갈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글의 허점이라던가,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의 구조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심지어는 앞선 문장에서 사용한 반점 하나부터, 문장을 끊어 쓰기 위해 사용한 온점 하나까지. 사소한 것들이 눈에 띄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위에서부터 펜으로 선을 그어내며 적어냈던 문장들을 고치고, 지우고, 때로는 아예 종이의 일부분을 뜯어내버리고... 그렇게 반복해서 다시 펜을 놀리다 보면, 어느샌가 앞선 문장들은 대다수가 지워져 있고, 온전하게 남은 문장이라고는 아까 적어놓은 마지막 문장뿐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나서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확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글을 쓰는 방법에 있어서, 글에서 특정 구간에 조금 더 힘을 주어 독자들이 주목하게 만드는 방식을 깨닫게 될 수도 있고, 혹은 글을 조금 더 간결하고 읽기 좋게 쓸 수 있는 방식을 체득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한 번 자신이 써왔던 글들을 쭈욱 읽어보시면서 그간 내가 어떻게 글을 써왔는지, 나의 글쓰기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스스로가 쓴 글들을 읽다 보면, 문득 글을 더 깔끔하게 마무리할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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