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종교 동아리 ‘증산도 학생회’가 부적절한 회원 명부 제출 등으로 물의를 빚자 동아리 등록을 자진 취소하고 학내 곳곳에 성명서를 개시했다.

학부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제출된 증산도 학생회의 재등록 서류에 기재된 동아리 대표자에 정보에서 휴대전화 번호는 2013년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다. 반면 대표자의 이름과 학과는 바뀌어 왔다. 확인 결과, 2010년부터 기재되어 온 해당 휴대전화 번호의 소유자가 2013년 동아리 재등록 서류에 기재된 동아리 대표자 본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에 등록된 전화번호는 우리 학교 학우가 아닌 사람의 번호이다. 또한, 동아리 지원금이 입금되는 계좌의 소유주 역시 해당 휴대전화 번호의 주인과 일치했다.
 
또한, 증산도 학생회가 제출한 2013년도 동아리 재등록 서류에 회원임이 확실하지 않은 학우들이 회원 명부에 올라와 있는 사실도 발견되었다. 
 
증산도 학생회는 이에 성명서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성명서를 보면 2010년 이후에 동아리 방을 얻지 못했고, 동아리 등록을 위해서 준회원 제도를 만들어 회원을 등록했다. 정회원은 증산도를 신앙으로 가진 정식 신도이고 준회원은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두고 동아리를 알아보는 회원이다. 학기 초부터 준회원 대상으로 동아리 소개 세미나와 한문화 아카데미, 역사 세미나 등의 활동을 해왔으나 시간과 장소의 문제로 꾸준히 활동하는 회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증산도 학생회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회원을 제대로 된 확인 절차 없이 서류상에 기입한 것은 분명한 저희의 실수라고 생각됩니다”라며 “자필 서명란에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직접 서명을 받지 않고, 편의상 몇몇이 대필 서명한 점 역시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바입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증산도 학생회 측은 ▲대전 환단고기 북콘서트 ▲신입생 가두모집 활동 ▲한문화 아카데미 ▲글로벌 사이언스 리더 캠프 ▲석림태울제 참여 ▲개강/종강 대천제 등의 활동 내역을 밝히며 “KAIST 학우들을 위한 동아리 활동을 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라고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11학번의 한 학우는 “창의학습관 로비에서 서명 운동에 참여해 달라고 해서 사인을 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아리 회원으로 되어 있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11학번의 다른 학우 역시 “2년 전 거리에서 역사 관련 설문을 하는 중에 사인하게 되었다”라며 “이후 추가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증산도 학생회는 2006년에도 회원임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의 명의를 기재한 전력이 있다. 이번 역시 동아리 재등록 서류의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온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동아리 재등록 서류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년도 결산과 금년도 예산에 대한 심사를 통해 동아리 지원금 책정에 대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었지만 최근 들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 강철환 동연 회장은 “관련된 기록을 철저히 남기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검증 절차를 업무편람으로 제작해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올바른 인수인계를 하겠다”라고 대책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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