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림태울제가 돌아왔다. ‘레트로’라는 콘셉트 아래 싸이, 조유리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시작 전부터 학우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석림태울제는 작년 학생문화제보다 더 큰 규모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본지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석림태울제를 전야제부터 낮 부스, 무대 프로그램, 주점 부스, 연예인 공연, 태울뮤직페스티벌, 와이낫크루 버스킹까지 요모조모를 살펴보고 석림태울제를 준비한 상상효과 이경진 단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 이윤지 기자
ⓒ 이윤지 기자

 

[석림태울제의 포문을 열다, 전야제]

석림태울제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월요일 오후 7시 장영신학생회관(N13-1)은 전야제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전야제는 본 축제와 달리 입장을 위해 입장료 5천 원을 내야 한다. 입장하고 나니 음식 부스 <넙죽시장역>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핫도그, 요구르트, 빙수 등의 간식을 제공했는데, 금방 소진되어 8시 30분쯤 방문했을 때는 팥빙수만 제공하고 있었다. 달달한 팥빙수를 한입 물고 옛날 포스터들을 감상하며 계단을 따라 장영신학생회관 1층에 가면 미니게임을 할 수 있는 부스인 <넙죽골목역>, <카이유치원역>, <카이시네마역>이 나왔다. 연인, 친구들과 떠들며 차례를 기다리면 같이 온 친구와 영화 맞추기, 스티커 빨리 붙이기 내기를 할 수 있었다. 그 밖에 슬램덩크를 비롯한 추억의 만화책과 보드게임을 대여할 수 있는 <카이만화방역>,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 찍을 수 있는 <상상중학교역> 등을 즐기며 돌아다니다 보면 ‘레트로’ 감성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옛날 티켓을 확인하듯 부스 체험을 하고 나면 입장권에 구멍을 뚫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중학교역에서 찍은 사진을 직접 그린 넙죽이, 상상효과에서 만든 필터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받을 수 있는 다마고치는 더더욱 재미를 살린다. 무엇보다도 전야제의 꽃은 장영신 학생회관 오픈스페이스에서 펼쳐진 <넙죽포차역>. 신분증을 제시하면 받을 수 있는 맥주나 칵테일 동아리 THE MIXER 표 담금주를 한 손에 들고 2000년대 케이팝을 들으며 다같이 다가오는 축제의 설렘을 즐겼다.
 

장영신학생회관(N13-1) 근처에 설치된 석림태울제 낮 부스가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 김민주 기자
장영신학생회관(N13-1) 근처에 설치된 석림태울제 낮 부스가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 김민주 기자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치는 낮 부스]

류근스포츠컴플렉스(N3) 옆 길목에는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는 다양한 부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장영신학생회관 쪽 입구에는 옛날 이발소의 원통형 회전 간판을 연상케 하는 대형 풍선 터널이 축제의 분위기를 물씬 냈다. 입구 앞에는 상상효과 티셔츠를 입고 있는 대형 넙죽이 풍선이 인기 좋은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했다. 장영신학생회관 뒤편에서는 상상효과 측에서 준비한 6개의 상상효과 부스가 모여 있었다. 추억의 간식이라면 결코 빠질 수 없는 콜팝을 하나 받아 들고 펀치 기계, 레트로게임기로 할 수 있는 스트리트파이터, 버블보블 등 친구와 점수 내기를 하고 있으면 어릴 적 오락실에 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족구장 전체에 깔린 놀이용 발판으로 시선을 끄는 대형 보드게임 <상효의 마블 모두 해>를 비롯한 상상효과 측에서 준비한 부스에서는 여러 상품이 걸려있어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학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정해진 짧은 시간에만 진행하는 이벤트 부스도 있었다. 민속촌에 가면 볼 수 있는 ‘벨튀 부스’와, 달고나 뽑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내일은 뽑기왕>은 상시 부스가 아닌 만큼 상품도 컸지만, 이벤트 부스의 한계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는 않았다. 상상효과 측은 학우들이 부스의 존재를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부스들로 가득 찬 부스 골목의 초입에는 콘텐츠 공모전 부스가 서 있었다. 복고 소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 주거나 새마을 운동 디자인이 새겨진 느린 우체통을 운영하는 등 네 개의 부스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레트로를 표현했다. 동아리, 학과에서 운영하는 일반 부스에는 핫도그, 버블티, 구슬 아이스크림 등 각 단체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여러 체험형 콘텐츠가 즐비했다. 특히나 첫 이틀은 더운 날씨로 음료수를 준비한 부스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 부스 중에는 단체들의 특색이 담긴 부스들도 많았다. 수공예 동아리 곰발바닥은 꽃다발 만들기 체험을 준비했고, 자작자동차 동아리 질주는 레이싱 게임 부스를 운영했다. 카이라운지에서 진행된 작곡 동아리 LP는 공연과 함께하는 라이브 카페를, 탁구 동아리 엣지 부스에서는 비어퐁, 엣지 부원과의 탁구공 튀기기 대결을 즐길 수 있었다. 다채로운 부스 중에는 후원사 부스도 있었다. 상상효과 측은 무대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상상효과 측에서 받아온 광고들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축제의 묘미, 푸드트럭]

무대가 설치된 잔디광장 주변에는 15개의 푸드트럭이 배치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지난 축제보다 더 다양한 메뉴로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을 이끌었고, 연예인 공연이 예정된 저녁 시간대에는 공연을 기다리며 저녁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푸드트럭마다 긴 줄이 생겼다. 낮 부스가 운영되는 곳과는 떨어져 있었지만, 평소에 교내에서 쉽게 먹기 힘들었던 음식을 먹으러 점심시간에 푸드트럭을 방문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주점이 운영되는 밤까지 푸드트럭 운영이 이어져 사람들은 푸드트럭에서 구매한 여러 음식과 함께 주점을 즐기기도 했다.
 

[연예인과 총장님이 한자리에서! 함께 즐기는 와이낫크루 버스킹]

석림태울제의 공식 일정은 아니었지만, 셋째 날 오후에는 장영신학생회관 오픈스페이스에서 웹예능 ‘와이낫크루’의 버스킹과 촬영이 진행되었다. 기존 와이낫크루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저녁에 무대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가수 조유리도 함께 버스킹에 참여했다. 촬영이 마무리될 때쯤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과 숏폼 영상을 찍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 주변을 지나가던 이광형 총장이 합류해 출연진,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며 영상을 찍었다. 
 

[축제의 저녁을 장식한 프린지, 태울뮤직페스티벌, 썸]

3일간의 석림태울제 동안 매일 다른 성격의 다양한 무대가 축제의 저녁과 밤을 장식했다. 첫째 날에는 우리 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지원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인 프린지가, 둘째 날에는 카이스트 방송국 VOK에서 주최하는 태울뮤직페스티벌이, 셋째 날에는 우리 학교 공연 동아리 중 예선인 미니썸을 통과한 5개의 팀이 경쟁하는 썸이 열렸다.

첫째 날 프린지에서는 총 16팀의 공연이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노래, 춤, 뮤지컬 등 비밴드 분야의 공연이, 2부에서는 다양한 밴드 팀의 공연이 펼쳐졌다. Number, 동틀무렵, 인피니트, 강적, PlanB처럼 동아리 단위로 참가한 팀도 있었고, 개인 참가자도 있었다. 1부와 2부의 마지막에는 상상효과의 무대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AI가 읽어주는 노래 가사를 듣고 노래 제목을 빠르게 맞히는 프로그램이었다.

둘째 날 태울뮤직페스티벌은 가수 경서의 무대로 막을 올렸다. 이어 예선을 통과한 8개 팀의 경연 무대가 이어졌다. 태울뮤직페스티벌은 우리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대전·충청지역 대학생·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무대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지난 태울뮤직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김세연 학우(전산학부 20)도 시상식 전 무대로 함께했다. 청주에서 활동 중인 밴드 ‘Authentic’ 팀이 대상을, 개인 참가자 ‘이비’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과 인기상은 각각 ‘(박사)-아이들’ 팀과 ‘더위먹은과매기’ 팀에게 돌아갔다. 시상식 후에는 가수 하현상의 무대로 제36회 태울뮤직페스티벌이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날 썸에서는 미니썸을 통과한 5개 동아리인 CarpeDiem, 창작동화, 강적, Twenties Dream, 구토스가 공연을 선보였다. 프린지, 태울뮤직페스티벌과 달리 30분 정도의 긴 시간을 배정받아 각 팀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었다. 무대별로 관객의 투표도 진행되었는데, 미리 모집된 썸 서포터즈의 경우 일반 관객보다 높은 투표 반영 비율을 가졌다. 썸 무대 앞뒤로는 응원단 ELKA의 오프닝과 본무대가 진행되었다. 이번 썸에서는 펑크락 밴드 Twenties Dream이 우승을 차지했다.
 

[고대하던 축제의 피날레! 연예인 무대]

이번 석림태울제에서 많은 교내 구성원이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연예인 무대였다. 축제 시작 8일 전 공개된 라인업 힌트와 일주일 전 공개된 라인업은 축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특히 첫째 날에 싸이가 공연한다는 사실에 많은 학우가 열띤 반응을 보였다. 관람 구역의 경우 잔디광장 앞쪽에 학생회비 납부자 선착순 500명만 들어갈 수 있는 카이존, 누구나 입장 팔찌를 받고 들어갈 수 있는 스탠딩존 1, 2가 설치되었고, 뒤쪽 잔디광장에는 돗자리를 펴고 관람할 수 있는 구역도 마련되었다.

첫째 날 연예인 무대는 프린지의 1부와 2부 사이에 진행되었다. 오후 7시에 공연이 시작되고, 입장은 오후 5시부터 가능했음에도 3시부터 많은 사람이 입장 팔찌를 받으려 줄을 섰다. 카이존과 스탠딩존 1이 가득 찼고, 스탠딩존 밖에도 많은 관객이 몰렸다. 특별히 싸이의 무대에서는 물대포가 사용되어 축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유명하고 신나는 노래가 많은 만큼 많은 관객이 뛰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50분가량의 무대를 즐겼다.

둘째 날 연예인 무대는 태울뮤직페스티벌의 오프닝과 클로징 무대로 준비되었는데, 각각 가수 경서와 하현상이 무대를 장식했다. 태울뮤직페스티벌의 경우 서포터즈가 카이존에 우선 입장할 수 있었다. 1일 차, 3일 차 연예인 무대와 달리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잔잔한 분위기의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셋째 날에는 썸 진행 후 하이키, 미란이, 조유리의 공연이 펼쳐졌다. 기존 일정은 썸 시상식 이후 연예인 무대가 시작되는 것이었지만, 시상식 준비가 지연되며 하이키의 공연이 먼저 시작되었다. 이후 썸 시상식이 진행되었고, 미란이, 조유리의 공연이 이어졌다.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스마트폰으로 영상과 사진을 남기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을 볼 수 있었다.
 

[밤까지 불을 밝히는 주점] 

잔디광장 무대 반대편 주점에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무대 반대편의 잔디광장에 주점이 자리한 덕에 축제는 더욱더 흥겨워졌다. 사람들은 무대 공연을 보다가, 사람들과 돗자리에 앉아 웃고 즐기다 배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주점을 찾았다.

7개의 주점은 각 부스만의 특색을 띤 채로 손님을 영업하기 바빴다. 어떤 부스는 귀여운 머리띠를 쓰고 영업했고, 어떤 부스는 무알코올 칵테일과 함께 축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준다는 홍보글을 내걸었다. 메뉴도 김치전, 삼겹살, 냉모밀, 떡볶이 등 다양했다. 사람들은 흩어져 이 부스, 저 부스에 가 음식과 음료를 사 들고 다시 모여 축제를 즐겼다. 이번 축제에서는 주점 앞에 테이블도 마련되었는데, 항상 자리가 차 있을 만큼 인기가 좋았다.
 

추가로, 이번 석림태울제 기획단장을 맡은 이경진 상상효과 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의 콘셉트 ‘레트로'에 대하여

행사의 틀을 잡는 첫 회의를 다 같이 전주에서 진행했는데, 그때 레트로 풍의 카페 등 곳곳에서 ‘레트로’를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에 전주에서 많은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고, 축제에 녹이기도 좋은 주제라고 판단해 올해 석림태울제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레트로를 석림태울제에 녹이기 위해 상상효과 부스와 콘텐츠 공모전 부스에서 달고나 뽑기, 콜팝 나눔 등을 진행했고, 축제에 쓰인 다양한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이번 석림태울제의 부제 ‘넙죽이즈백’을 사용하기 위해 직접 진로 측에 문의하여 부제 사용 허가를 받기도 했다.
 

행사 규모에 대하여

외부인과 교내 구성원을 합쳐 화요일에는 약 11,000명, 목요일에는 약 8,000명 정도가 축제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한다. 10·29 참사의 여파로 스포츠컴플렉스 내부에서 진행된 지난 학생문화제 공연과 달리 이번 석림태울제는 잔디광장의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진행되어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도 했고, 무대 관람 시 교내 구성원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점도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동아리와 단체들이 운영하는 일반, 주점도 지난 학생문화제와 비교해 각각 15개, 3개에서 18개, 7개로 더 많아졌다. 특히 주점의 경우 잔디광장으로 위치를 옮기며 잔디광장 무대에서 진행된 여러 공연의 영향으로 이용률이 크게 올랐다.
 

안전 문제에 대하여

이번에는 무대 관람 구역을 카이존과 스탠딩존 1, 2로 나누었다. 잔디광장의 경우 사방이 막혀 있지 않아 연예인 무대를 보러 온 사람들로 인해 인파가 많이 몰리면 관리가 어려울 것을 예측하여 결정한 사안이다. 학교와 안전 대책 회의를 꾸준히 진행하며 안전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번 축제에서는 규모가 커진 만큼 주류 판매, 외부인 대상 음식 판매 등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가 있었다. 부스당 가스버너 수 제한 등 급하게 생긴 제재도 있었는데, 부스 운영자들의 협조 덕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주류 판매 제한에 대하여

잔디광장이나 주점에서는 판매할 수 없지만, 이번 축제처럼 서측 학생회관(W2) 등의 건물에서 협동조합이 주류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계속 진행될 것 같다. 다른 대학교에서는 주류를 후원받아 무상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방안은 추후 고려할 예정이다.
 

상상효과의 에피소드

이번 축제 기간 3일 중 첫 이틀은 무척 더웠고 마지막 날은 강풍이 불어 날씨로 고생을 많이 했다. 레트로 콘셉트에 맞추어 콜팝을 간식으로 준비했는데 팝콘 치킨과 같이 제공된 슬러시가 더운 날씨 탓에 잘 얼지 않아 상상효과 단원들이 장영신 학생회관에 오가며 슬러시를 얼리고 옮기기를 반복했다. 또 마지막 날에는 강풍으로 인해 대형 현수막이 날아가 급히 철거하며 새삼 날씨의 중요성을 느꼈다.
또 축제 첫날 연예인 공연으로 싸이가 왔는데, 입장 시간인 5시보다 훨씬 이른 3시부터 줄을 많이 서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히나 새내기 단원들의 경우 경험하는 첫 행사의 첫날이라 더 당혹감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잘 즐겨주신 것 같아 뿌듯하다.
 

소감 한마디

사실은 축제 끝난 직후라 일을 해야 할 것만 같고, 축제가 끝난 게 약간 허무하기도 하다. 직접 맡은 축제는 이제 끝이 났지만,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상상효과가 더 크고 더 멋진 석림태울제, 태울석림제를 만들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기대 해주시고,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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