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관, 지혜관 리모델링 준비 중... 보증금 제도 시행과 생활관비 인상도 예고되어

우리 학교 학우들의 교내 주거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앞서 본지는 지난 517호에서 이광형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진행하며 교내외 현안 및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2점에서 2점 사이의 척도로 나타낸 바 있다. (관련기사 본지 517호, <이광형 총장 임기 2년차, 학생사회에서 바라보는 KAIST의 현 주소는?>) 그 결과, 생활관과 학생식당에 대한 평가는 -0.35점으로 전체 21개 정책, 현안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최근 희망관(W4-4)에서는 강화유리가 폭발하여 학우가 다치는 사고가 있었고, 비슷한 시기에 생활관비 인상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북측의 리모델링이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이 대학생 커뮤니티 서비스 <에브리타임>에서 나돌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강용섭 학생생활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해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학교 측의 입장을 듣고자 했다. 
 

여름학기에 신뢰관, 지혜관 리모델링 진행 예정

강 팀장은 기숙사 상태를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자 생활관이 노후화되어 있다는 데에는 전반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북측 생활관은 80년대 후반에 지어진 생활관으로 그 정도가 심하고, 희망·다솜관(W4-4·W4-3)의 경우 2000년도 이후에 지어졌지만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난 상태이다. 노후화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공감한다”라면서도 “현재 총장이 학생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많은 관심이 있어, 예산 사정이 어렵지만 학교 자체 예산을 투입해 북측 생활관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라고 대답했다. 또 “더불어 노후 생활관 리모델링을 위한 정부예산 신청, 기부금 유치 등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도 다각화할 예정이다. 학교에서는 직영 생활관을 운영하면서 거주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고 있다”며 지난 6년간 생활관비도 인상 없이 운영했다고 대답했다. 

한편 학교에 많은 건물이 신축되는 데 비해 생활관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교내 여론에 대해 강 팀장은 “비판 여론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기부금 및 정부예산에는 각각의 목적이 정해져 있기에 생활관에 직접 투입할 수 없었다”라며 양해를 부탁했다. 한편 생활관에 투입되어야 할 예산이 다른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줄어든 것은 아닌지 묻자, 강 팀장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납부하는 생활관비는 오직 생활관을 위해서만 쓸 수 있고,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여름학기 때 진행 예정인 리모델링에 관해 물었다. 강 팀장은 “여름방학 때는 신뢰관(N20), 지혜관(N21)을 리모델링하고, 겨울방학 때는 진리관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리모델링 진행 여부는 곧 확정될 예정이며, 만일 진행된다면 성실관 정도의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다. 5월 중으로 리모델링 일정과 직접 연관된 계절학기 생활관 운영 공지를 통해 알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강 팀장에 따르면, 학생생활팀은 리모델링으로 인해 호실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원내의 기타 공실과 문지캠퍼스, 화암생활관을 열어서 거주 희망 학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계절학기에 북측 생활관의 수가 부족할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안내할 예정이다. 그는 “문지랑 화암을 모두 개방하면 예년만큼의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지만, 되도록 화암관까지는 인원이 배정되지 않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 리모델링을 제외한 다른 시설 보수 공사에는 무엇이 예정되어 있는지 취재했다. 강 팀장은 올해는 에어컨 세척을, 내년에는 체력단련실의 장비 교체를 주안점으로 두고 예산을 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동시에 시행하고 싶으나, 유지보수에 배정된 예산이 많지 않아서 한 번에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희망관 유리 폭발 사고, 그 원인은?

최근 희망관에서는 샤워실의 유리 칸막이가 파손되어 학우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묻자 강 팀장은 “샤워실 유리 파손 사고는 유독 희망관에서 잦고, 그보다 오래된 다른 생활관에서는 그렇게 많이 발생한 바 없다. 서측에 있는 생활관의 경우, 샤워실에 유리로 된 칸막이가 있고 여기에 유리 선반이 부착되어 있다. 그런데 강화유리 소재이다 보니 꽤 많은 하중이 나간다. 희망관을 제외한 다른 생활관들은 살펴보니 유리 선반의 하부에 철제 지지대가 부착되어 있었다. 그러나 희망관은 이것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하중을 버티지 못한 것이 문제로 파악된다. 이 내용은 유리를 시공한 업체와 함께 조사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속 대책으로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하중 보강 공사를 희망관 전 층에 대해 완료했다고 밝혔다. 강 팀장은 또 “사고 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유리 칸막이를 전면 철거하고 두꺼운 샤워 커튼으로 대체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생활관비 인상과 보증금 제도 도입, 그 이유를 물었다

강 팀장에 따르면 작년부터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깨져 연간 9억 정도의 적자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며, 올해 가을학기부터 생활관비를 약 10% 가량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생활관비를 인상한 것이 2017년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물가, 인건비, 수도·광열비 모두 상승했다.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고자 인상했다”라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인건비와 수도·광열비는 고정 지출이어서 줄이기 아주 어렵다. 생활관비가 인상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체감하는 시설물 유지보수, 비품 교체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활관비 인상과 함께 보증금 제도 또한 도입된다. 구체적으로는 생활관에 최초 입사할 때 10만 원 정도를 미리 예치해 놓은 뒤, 청소 상태가 불량한 경우나 비품을 파손시킨 경우 일정 비용을 보증금에서 차감해 외부 업체에 청소를 맡기거나 물품을 구입하는 제도이다. 납부액 반환은 생활관을 최종 퇴사할 때 이뤄진다. 강 팀장은 이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입퇴사하는 기간에 학교가 개입해서 청소 상태를 깨끗이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퇴사하는 학생이 생활관을 깨끗이 정리하고, 새로 들어오는 학생이 깨끗이 사용하는 문화가 지금보다는 더 잘 정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학생은 이를 잘 실천하고 있지만, 졸업 후 무단 퇴실하는 등 일부의 경우 청소가 미흡하다. 이에 현행 벌점 제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도입 이유를 밝혔다. 강 팀장은 “이 제도에 관해서는 학부·대학원 생활관자치회. 학부·대학원 총학생회와도 여러 차례 협의한 바 있다. 생활관비 인상, 보증금 제도 도입은 학생생활위원회를 거쳐 올해 가을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럼 청소 상태가 불량한지의 기준은 무엇으로 정해지는 것일까? 강 팀장은 비품별로 점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예컨대 매트리스의 경우 ‘위에는 먼지와 머리카락이 없어야 한다’, ‘하부에는 쓰레기와 먼지가 없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추가로 “추후 안내할 때는 예시 사진을 준비해 청소 상태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도 밝혔다. 

강 팀장은 마지막으로 “비품들을 조금 더 아끼고 에너지를 절약하면 생활관 운영비가 줄고, 궁극적으로는 생활관비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적은 노력들이 합해지면 생활관 전체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학생들이 자원 절약에 동참하기를 당부했다. 이어 그는 “생활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지만,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의 거주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관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라는 의사를 전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