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학생식당 혼잡 문제 해결을 목표로 했으나, 수강생 반대로 2주만에 원 수업시간으로 돌아가

카이마루(N11)의 출입구 부근에 점심을 먹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정예진 학우 제공
카이마루(N11)의 출입구 부근에 점심을 먹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정예진 학우 제공

 

 

지난달 23일 대학교 커뮤니티 서비스 <에브리타임>에 기계학습(CS376) 수업 시간이 조정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글이 게시되었다. 수업 시간이 조정되었다는 공지를 가지고 와 이를 비꼬는 글이었고, 댓글 또한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후에도 관련하여 유사한 글이 몇 개 더 올라왔다. 공지의 주요 내용은 교무처장의 요청으로 점심시간 학생 식당 대기를 완화하기 위해 과목 수업 시간을 15분 늦추게 되었고, 1시 수업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불편한 일정이겠지만 학교의 요청이라 협조해야 할 것 같아 이해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번 <기자가 간다>에서는 조정된 기계학습 수업 시간에 맞춰 기자가 직접 학생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 봤다. 기계학습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어, 북측 기숙사에서 수업을 듣고 카이마루(N11)에서 점심을 먹는 상황을 가정하고 그 시간에 맞춰 점심을 먹었다. 기계학습 수강생에게 수업 시간이 조정된 이후에는 늘 12시 정각에 수업이 끝난다는 정보를 얻어 그 시각을 기준으로 기숙사에서 식당까지 도보로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더해 12시 5분경에 자율배식 줄을 서기 시작했다. 확인 결과, 12시 이전보다는 확실히 줄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 일품 코너에는 여전히 긴 줄이 남아있었다.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을 때까지는 약 7분이 소요되었다. 평소에 학식을 이용할 때보다는 짧은 대기 시간이었다.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대기열 길이를 보기 위해 11시 30분경부터 카이마루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업이 끝나는 시간대부터 줄이 길어지기보다는 11시 30분부터 몰린 사람들로 긴 줄이 형성되고 이후 12시경까지 줄 길이가 유지되다가 이후 차차 줄어드는 양상을 띠었다. 수업 시간이 조정된 과목이 없는 화요일과 비교했을 때도 줄 길이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과목 하나의 시간만을 조정한 것이고, 학생들이 모두 한 식당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수업 시간을 15분 늦추는 것이 점심시간 대기를 유의미하게 줄이기는 어렵다고 느꼈다.

수업 시간 조정과 관련하여 이도헌 교무처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상황을 알아봤다. 이 교무처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 오해가 퍼진 것 같다며 수업 시간이 조정되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학생 식당 줄이 길어 해결하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학부 총학생회가 학교 측에 전달했고,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나온 아이디어가 점심시간 전 수업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점심시간 직전에 있는 수업 시간을 조정하면 식당 이용 인원이 분산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이 교무처장은 수강생이 100명 이상인 10시 30분 시작 수업 6개 과목 중 기계학습 담당 교수에게 이 방법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묘책이라는 반응을 얻어 나머지 5개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에게도 수업 시간 조정에 관해 묻는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그중 4명은 거절 의사를 보였고, 한 명은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계학습 수업 시간만 조정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는 이미 수업 시간 조정이 철회된 후였다. 이번 달 첫화사에서 한 학우가 기계학습 수업 시간 조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이 교무처장이 담당 교수에게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수업 시간 조정 여부에 대해 다시 물었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이 반대한다면 수업 시간을 원래대로 바꾸겠다고 답해 현재 기계학습은 기존 시간표대로 10:30~12:00에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교무처장은 “학생 식당 대기 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여러 부처에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한두 명의 의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체적인 의견이 필요하다”라며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학생이 의견을 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관련 설문조사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포탈 설문을 통해 진행되었다. 한편, 이 교무처장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좋은 아이디어도 환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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