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 연구팀이 배터리 없이 실시간으로 심혈관 내 압력과 유량, 온도를 측정하여 심혈관 기능을 진단하는 무선 심혈관 임플란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김종욱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이 기술은 지난 4월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발표되었다.
 

무선 인터페이스의 필요성

현재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침상 모니터에 연결된 유선 테더(Tether)와 함께 센서를 동맥에 삽입해야 한다. 하지만 유선 인터페이스는 심혈관 손상이나 감염, 측정 정확도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혈역학(Hemodynamic)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심혈관 임플란트를 개발하게 되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임플란트 장치는 배터리 없이 외부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심혈관 정보를 측정하여 스마트폰과 같은 사용자 기기로 무선 전송한다. 덕분에 심혈관 질환을 앓는 환자의 수술 전후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장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최소 침습적인 경관 수술(Trans-catheter delivery)을 통해 혈관 내부에 바이오 센서를 이식해야 한다. 이식된 바이오 센서는 혈관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여러 수동 의료 기기에 직접 부착하여 센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또한, 무선 전력 수급과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무선 시스템은 얇고 유연하기 때문에 지방층과 진피층 사이에 피하 삽입(Subcutaneous implant)을 통해 이식될 수 있다.
 

이식부와 착용부로 구성된 임플란트 장치

무선 심혈관 임플란트 장치는 크게 이식부와 착용부로 구성된다. 이식부는 다시 심혈관 내 혈압, 혈류의 속도, 심부 온도를 측정하는 바이오 센서와 무선 전력 수신과 데이터 송수신을 담당하는 무선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바이오 센서는 3차원 팝업 구조물 중앙에 실리콘 저항기가 포함된 구조로, 실리콘 저항기는 압력 감지를 위해 미세한 공기 구멍에 장착된다. 앞뒤로 유동이 발생하면 저항기에 장력과 압력이 걸려 저항값이 변화하며, 외부 압력이 증가하면 저항기가 구멍 내부를 향해 늘어나 전체 저항값이 증가한다. 무선 시스템이 이렇게 변화하는 저항값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측정한다. 측정된 데이터는 후처리를 거쳐 유속과 압력 값으로 변환된다.

이때 유속센서는 심장 내 판막 질환을 감지하기 위해 역방향 유동도 측정할 수 있는 양방향 유동 센서를 사용하였으며, 무선 시스템은 생체 적합성을 갖는 실리콘 재료로 밀봉되어 있어 혈류나 생체 내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무선 시스템부에 탑재된 프로세서가 50~200Hz의 고속으로 데이터를 측정하여 전송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딜레이도 없는 수준이다.

착용부는 이식부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무선 전력 전송 모듈과 무선 데이터를 받아서 저장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성된다. 환자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어디에서나 신속하게 혈역학 이상을 탐지해낼 수 있다.
 

제약 없는 모니터링에 응용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임플란트 장치는 환자의 일상활동 중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심장의 이상 징후를 진단하고 관련 치료를 평가하는 데 응용될 수 있다. 또한, 스텐트나 클립, 모조 심장판막과 같은 기존의 이식형 의료기기와 통합하여 혈역학적 매개변수를 정확하게 측정하거나, 이식물의 기능을 모니터링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혈관 내 이식했던 바이오센서를 혈관 외부에 부착하는 구조로 변경하여 장치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선 심혈관 임플란트 장치는 기존 의료기기에서 유선 인터페이스와 큰 모니터를 제거함으로써 환자와 의사 모두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 성과가 앞으로 숙련된 의료진이나 간병인의 수가 제한적인 지역에서 핵심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