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
Bottom-up synthesis of two-dimensional carbon with vertically aligned ordered micropores for ultrafast nanofiltration - 「Science Advances」

우리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높은 기공 밀도와 용매 투과도를 자랑하는 유기용매 정제용 분리막을 개발했다고 지난달 3일 밝혔다. 김채훈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2월 10일 게재됐다.
 

유기용매 정제용 분리막의 필요성

제약 산업을 비롯해 다양한 화학 산업에서는 공정의 여러 단계에서 유기 합성을 수행한다. 이러한 유기 합성에 사용되는 유기용매는 폐기 시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회수 및 재사용이 필수적이다. 이때, 유기용매를 고순도로 정제해야 추후 재사용 시에도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유기용매의 회수에는 주로 분별 증류가 사용되어 왔지만, 대량의 유기용매를 증발시키는 데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문제가 있다. 한편, 다공성 분리막을 이용하면 압력을 가하는 것만으로 유기용매의 선택적인 투과가 가능해 에너지 및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차원 제올라이트를 주형으로 분리막 제조

고품질의 나노 다공성 그래핀을 상향식 방법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기존의 상향식 나노 다공성 그래핀 합성법은 값비싼 유기 전구체의 합성부터 시작해 복잡다단한 유기 합성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제조 과정 중 결함이 생길 수 있고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기존에는 대체로 하향식 제조법을 택했다. 특히, 얇고 안정적인 그래핀에 이온빔 등의 처리를 통해 충격을 가해서 구멍을 내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균일한 크기의 나노 기공을 고밀도로 형성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제올라이트(Zeolite)라는 무기결정체를 주형으로 사용해서 나노 다공성 그래핀의 상향식 제조에 성공했다. 대부분의 제올라이트는 3차원으로 연결된 마이크로 기공 구조를 지니지만, 이번 연구는 2차원적 기공 연결구조를 지니며 탄소 골격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 제올라이트를 활용했다. 이런 2차원 구조의 제올라이트 내부에 탄소를 채워 넣고 제올라이트를 선택적으로 녹여 평면 형태의 다공성 탄소 물질을 합성할 수 있었다. 해당 물질은 제올라이트의 마이크로 기공 구조를 그대로 본떠서 균일한 크기의 마이크로 기공들이 고밀도로 배열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당 기공 밀도는 기존에 보고된 다공성 그래핀과 비교해 수십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초고성능 다공성 탄소 분리막의 합성 과정 및 결과                                                                                    최민기 교수 제공
초고성능 다공성 탄소 분리막의 합성 과정 및 결과                                                                                    최민기 교수 제공

 

기존에 없었던 밀도의 마이크로 기공

용매를 높은 순도로 정제하기 위해서는 작은 기공 크기로 비교적 작은 불순물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공정에 쓰인 대용량의 용매를 정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분리막의 용매 투과도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분리막의 기공이 작을수록 용매 투과도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에, 기존에는 작은 기공 크기와 높은 용매 투과도 두 가지를 모두 갖추는 것이 어려웠다. 

한편, 이번 연구가 제시한 다공성 탄소 분리막은 극도로 균일한 크기의 마이크로 기공이 초고밀도로 존재하는, 이전에 보고된 적 없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러한 기공의 높은 밀도 덕에 해당 기술은 기공 크기는 작게 유지하면서도 유기 용매의 투과도를 큰 폭으로 높일 수 있었다.

후속 연구 계획에 관해 묻자, 김 박사는 “기공 크기가 극도로 균일하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좀 더 정교한 분리 작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크기 차이가 0.1nm 이하인 자일렌 이성질체, 탄화수소 이성질체 분별 등에 활용해 볼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이전에 없던 물질이다 보니 물질 합성부터 분리막으로의 조립까지 모든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4년 정도의 연구 기간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원동력은 결국 자신을 믿는 것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한 우물을 꾸준히 파본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