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 「드림」

메가박스중앙(주) 플러스엠 제공                                                                                                            4월 26일 개봉 ~ 현재 상영 중
메가박스중앙(주) 플러스엠 제공                                                                                                              4월 26일 개봉 ~ 현재 상영 중

 

영화 <드림>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 영화이다. 더불어 아이유, 박서준이라는 스타 캐스팅과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생소한 소재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몰았다.

주인공 홍대는 만년 2등 축구선수이다. 축구를 사랑하고 매번 노력하지만, 해외 진출을 앞둔 자신의 라이벌 선수를 보며 결국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 기자가 심란한 그를 사생활 관련 질문으로 자극하고, 홍대는 기자를 폭행한다. 폭행 장면을 편집한 동영상은 인터넷에 퍼져, 홍대는 계속되는 조롱과 비난을 받는다. 결국 그는 축구선수를 은퇴하고 연예계에 진출해 돈을 벌고자 한다. 소속사 사장은 그의 이미지 세탁을 위해, 홈리스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되어 다큐멘터리에 출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 홍대 앞에 현실에 찌든 다큐멘터리 감독 소민과 가지각색의 사연을 가진 노숙자 6명이 나타난다. 홍대는 그들과 함께 원치 않았던 감독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특유의 말장난 가득한 대사와 코믹한 연출로 사랑받았던 이병헌 감독이기에, 이번 영화도 이를 기대하고 본 관객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전작에 비해 감독이 가진 장점이 살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드라마적인 소재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 하더라도, 영화 줄거리의 진행마저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의 예측 가능한 진행을 그대로 따라서, 감독 특유의 예측불허하고 톡톡 튀는 비틀린 줄거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한국 영화 특유의 신파와 애국적인 연출은 지나친 오글거림으로 오히려 실화 기반 이야기가 주는 감동을 해친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스포츠 실화 영화에서 매번 등장하는 교훈이지만, 소재가 주거 취약계층의 자립심 고취를 목적으로 한 홈리스 월드컵인 만큼,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삶에 지쳐있던 사람들이 모여, ‘다시 최선을 다한다면 우승은 못하더라도 한 골은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도 무기력함 속 잊힌 성취감을 다시 일깨운다. 검증된 주연들의 연기부터 이병헌 사단이라고 불리는 조연들의 감초 연기가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덕분에 관객들은 중간중간 등장하는 코믹한 장면들을 편안히 감상할 수 있다. 참신한 소재와 검증된 감독, 믿고 보는 배우의 조합이 특별한 시너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가족끼리 보기 좋은 따뜻하고 잘 만들어진 영화임은 틀림없다.
 

“기록을 남기려고 왔습니까? 아니면 기억을 남기려고 왔습니까?”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