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아트센터는 3월 17일부터 8월 27일까지 <에바 알머슨 특별전: 에바 알머슨, Andando> 라는 이름으로 에바 알머슨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에바 알머슨의 유화, 드로잉, 조각, 도자기 및 애니메이션 등 15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이며, 특히 대전을 주제로 한 작품과 다른 신작도 최초로 공개된다. 에바 알머슨은 화가로서의 일생을 그려낸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자 한다. 본 전시에서 그녀가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어떻게 작품 활동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또한,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담은 그림을 보며 그녀만의 따뜻한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전시 포스터
전시 포스터

 

한국을 사랑하는 화가

에바 알머슨(Eva Armisen, 1969~)은 스페인 화가로, 한국과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 전 세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불린다. 본인과 똑 닮은 동그란 얼굴에 파마머리를 한 여성 캐릭터를 주로 그리는데, 이러한 특유의 회화 기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밝고 환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들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고, 우리를 감정이 가득하고 살기 좋은 세상으로 데려간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롯데 에비뉴엘을 통해 그녀의 작품이 처음 소개되었다. 또한, 고희영 감독의 동화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6년에 그는 제주도 우도의 해녀들 집을 방문하였고, 물질을 관찰하고 직접 인터뷰하며 해녀들을 밝고 건강하게 그려냈다. 이렇게 제주도 해녀의 활동을 널리 알리고, “한국은 항상 두 팔 벌려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나라”라고 이야기하는 그녀는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첫 전시회를 연 이후 수십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Andando, 계속 걷다

에바 알머슨은 본인의 전시에 항상 테마를 정한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안단도(Andando)’로, ‘계속 걷다’라는 뜻의 스페인어이다. 그의 일생과 삶을 회고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으며, 11개의 주제로 꾸며진 각 공간은 그의 감정과 기억, 환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림 1. andando
그림 1. andando

'삶을 그리다’는 전시를 여는 첫 번째 공간의 주제이자 화가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구해 온 예술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깊은 의미가 있는 문구이다. 이 공간에 주제와 동명의 작품이(그림 1) 전시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에 의심을 가지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똑바로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품 속 여자의 손에 들린 여행 가방에는 화가를 지금으로 이끌어 준 모든 장소들이 담겨 있다. 또한, <점잇기>라는 작품은 화가가 50세에 그린 작품으로, 50세까지의 나이를 점으로 표현하고 이를 이어 인물을 그려냈다. 이렇게 점을 이어서 내가 되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좋거나 나쁜 여러 경험과 결정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뜻을 담았다. 따라서 에바 알머슨은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삶을 그리는 화가라고 말한다. 즉, 그는 ‘그림은 곧 삶’이라고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다음 공간은 ‘가족 사전’으로, 일상의 특별함을 함께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녀는 매일의 일상이 특별한 순간이 되도록 그림으로 저장하여 유대감과 친밀감을 바짝 끌어안는다. 이어지는 ‘사랑’ 공간은 사랑이 가져다주는 느낌과 상황, 행동 등을 표현한 작품으로 채워졌다. 화가는 우리가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것과 주지 않는 것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기 바란다. 이 공간에 있는 화가의 부모님과 자녀의 초상화는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네 번째 공간인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초상화를 만나볼 수 있다. 고독하게 죽어가는 코로나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장례식까지 치워준 간호사의 모습을 뉴스에서 보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다는 그녀는 주변 사람에게 사진과 이야기를 받아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초상화는 100여 점이 넘게 되었다. 전시회에는 그 일부가 전시되어 있으며, 그 특유의 그림체로 그려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의 시작점인 손을 잡으려는 모습의 드로잉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잔디가 깔려 있는 ‘광장’ 공간은 화가에게 영감을 주는 부분들을 마을로 구현한 곳이며, 그녀의 작품 속에 들어간 느낌을 준다. 이어지는 공간 중 ‘연약함과 강인함’은 도자기 작품들로 구성되었는데, 단단하면서도 잘 깨지는 도자기라는 소재를 이용해 강인함과 연약함을 나타내었다. 도자기 두상들은 나비, 사고의 자유, 일탈 등의 각기 다른 생각들을 나타낸다. ‘축하’ 공간에서 화가는 인생은 일종의 축제이며 그림은 그녀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이 공간의 중앙에는 남녀가 춤을 추는 조형물이 있어 파티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화려한 색의 작품들이 있고, 불꽃놀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가와 같은 기쁨의 순간들이 모여 있다. 마지막의 ‘영감’에서는 이번 전시가 관객들이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떠나는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화가의 소망이 담겨 있다. 그녀는 본인의 일생을 그려낸 전시회지만, 관객들 스스로도 바깥세상을 잊고 경계선 없이 원하는 대로 상상하고 여행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온전히 즐기기를 바란다고 한다. 전시회에는 이 외에도 ‘애니메이션’, ‘자연’, ‘삶’의 공간이 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동그란 얼굴에 발그레한 두 볼, 부드럽게 휘어진 입매는 에바 알머슨만의 특유한 감성으로, 그림 속 인물을 편안하고 사랑스럽게 만든다. 이러한 특유의 순박한 표정과 생동감 있는 인물 묘사를 보면 아이 같은 해맑은 마음을 느끼게 된다. 화가의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는 본인을 나타내는 인물로, 그를 통해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에 담고 본인을 둘러싼 것과 감동을 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머리카락 숲’을 가진 작품들을(그림 2)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생각하고, 상상하는 기관인 머리에서 흘러나온 머리카락에 꽃과 나비 등으로 채워 소녀의 온화한 생각과 마음을 표현한다. 또한, 화폭을 넘어 벽까지 그려진 몇몇 그림들은 조절할 수 없는 감정들을 잘 나타내기도 했다. 전시회의 마지막 작품으로 대전 엑스포 다리를 배경으로 한 <특별한 날>이(그림 3) 전시되었다. 남녀가 볼을 맞댄 모습 뒤로 엑스포 다리와 한빛탑을 볼 수 있다. 
 

그림 2. in bloom
그림 2. in bloom

 

그림 3. a special day
그림 3. a special day

 

그녀는 그림은 자신에게 피난처이자 집이자 고향이며, 스스로를 지키고 또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림은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고, 누구도 그 무엇도 내가 무엇을 보여주고 숨길지에 대해 간섭할 수 없는 공간이라고 한다. 나아가, 한국 관객이 그림을 보고 본인이 담아둔 감정을 느끼고 다시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근사하다고 전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라는 수식어답게,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고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녀의 전시회는 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전시를 볼 수 있다.​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전시를 볼 수 있다.​

장소 | 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아트센터 
기간 | 2023.3.17 ~ 2023.8.27
요금 | 성인 20,000원(20세 이상), 청소년 15,000원(14세~19세)
문의 | 070-5047-7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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