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고 벚꽃들이 하나둘 져감과 동시에 여름이 물씬 다가옴이 느껴지는 요즈음,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청량함을 담은 노래들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더운 날씨지만, 귀에 이어폰을 꽂고 시원한 멜로디의 곡과 함께 걷다 보면 더위도 잊은 채로 정처 없이 어디론가 흘러가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몸은 거짓말을 못하는지라 잠시 걷다 보면 어느새 목마름을 호소하는 제 목구멍을 시원한 커피 한 잔으로 축이곤 합니다.

그렇게 시원한 한 잔을 목으로 넘기곤 햇볕에 뜨거워진 머리카락도 잠깐 그늘에서 식힌 뒤에, 다시 노래와 함께 걷다 보면 이 시기에만 찾을 수 있는 귀여운 즐거움들이 눈에 띄곤 합니다.

이번 호 기사에 실린 내용이라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뽀송뽀송하게 말라 풀숲을 걸어 다니는 새끼 거위들을 보는 일이 그런 즐거움들 중 하나입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과 함께 학교의 오리연못 앞에서 거위 가족의 산책 광경을 보고 있으면, 그 순간에  느낀 모든 감각들이 하나의 영상으로 기억 속에 남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청량함을 향한 강한 갈증이 있을 때, 저는 그 순간들의 기억을 꺼내보며 잠시 잊고 살았던 청량함의 감각을 느껴봅니다. 오뉴월에 쌓아놓았던 청량함의 기억들이, 저에겐 언제든 꺼내먹을 수 있는 냉장고 속의 이온 음료 같은 셈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억들 속에서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의 대부분은, 페퍼톤스와 함께했습니다. <21세기의 어떤 날>을 비롯해 <긴 여행의 끝>과 최근 새로이 등장한 <Freshman>까지, 많은 곡들이 그간 제 여름의 추억들 속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페퍼톤스의 멜로디 속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밝고 상쾌한 분위기는 짙푸른 여름 향기와 함께했을 때 청량한 느낌이 더 극대화되는 느낌이 있어서일까요? 저는 매번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레 귀에 이어폰을 꽂고 <긴 여행의 끝>을 들으며 흥얼거리곤 합니다. 

여러분도, 이번 여름에는 상쾌한 페퍼톤스의 음악 한 곡과 함께 청량함이 담긴 추억을 쌓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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