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학교는 가을학기 새로운 대학원 설립을 잇따라 발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양자대학원을 설립 공표에 이어, 지난달 17일 공학생물학대학원 설립 발표, 지난달 20일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설립 발표까지 약 1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양자, 공학생물학, 탄소중립까지 다방면의 대학원 신설을 공표한 것이다. 세 대학원은 기존 단일 학과 산하에 설립되었던 대학원과 달리 이미 존재하는 여러 학과의 교수진이 모여 단과대학 산하의 초학제적 대학원으로, 여러 학문의 융합을 촉진하고자 하는 공통 목적 아래 시도되는 우리 학교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즉 다가올 가을학기에는 생명과학과, 신소재공학과,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등 여러 학부 및 학과의 교수들이 신설될 대학원의 겸임 교수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공학생물학대학원 조병관 책임교수와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엄지용 책임교수를 인터뷰하여 각 대학원의 설립 의의와 운영 방침을 보다 자세히 들어보았다.
 

<조병관 책임교수>
공학생물학대학원의 설립 이유는?

바이오 R&D는 생명현상의 복잡성으로 인한 낮은 재현성, 생명체의 다양성으로 인한 낮은 예측효율, 복잡한 실험방법으로 인한 바이오 기술 표준화의 어려움 등으로 의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최근 로봇 자동화 기술을 통한 빅데이터 생성으로 재현성 문제가 해결되고 AI 활용을 통해 예측 효율을 높이며 유전자 등 생명체 구성 요소를 부품화함으로써 표준화를 하는 등 여러 기술이 개발되며 패러다임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 중심에 공학생물학이 있다. 공학과 생명과학의 궁극적인 융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공학생물학 기술의 발전은 우리 인류와 현대 사회의 수많은 난제를 풀 수 있는 해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공학생물학(합성생물학)을 12대 국가 필수전략기술 및 디지털바이오의 핵심분야로 선정하는 등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학생물학 분야를 선도해 나갈 고급 인재를 길러낼 공학생명과학 관련 학과가 없다. 이에 공학과 생명과학을 융합하는 최고 교육 및 최초 연구 중심 대학원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KAIST가 최초로 설립하게 된 것이다.
 

공학생물학대학원이 신설되면 기존 생명과학기술대학 산하 대학원 혹은 공과대학 산하의 생명 관련 대학원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생각인가?

공학생물학대학원은 기존의 생명과학기술대학 산하의 대학원 및 공과대학 산하의 대학원 모두와 긴밀한 협력과 융합을 추구하여 연구분야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세미나 및 워크샵 등을 통해 각 대학원의 교수진 및 학생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와 동시에 공학생물학대학원에서는 기존 대학원과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공학과 생명과학의 융합기술 연구에 중점을 두어 공학생물학 특화를 준비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역량 있는 최고의 학생을 유치하고 교육하며, 공학생물학 원천기술을 개발 및 활용하여 산업화까지 달성하고자 한다.
 

만들어진 대학원 내에서 서로 다른 학과 간의 소통과 상호작용은 어떻게 만들어 나갈 계획인가?

우선 대학원 내에서 교육과정을 공통으로 교육 및 수강하게 함으로써 서로 다른 학과 간의 교류를 자연스럽게 증진시킬 수 있다. ‘Thursday Pizza Lunch Seminar’와 ‘Brown Bag Journal Club’을 통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최신기술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자 한다. 음식이 있어야 즐겁고 마음이 열리지 않을까. 이러한 자리는 학생뿐만 아니라 생명과학과, 바이오및뇌공학과, 생명화학공학과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교수진의 소통의 장이 되리라 본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공동연구 협력이 자연스레 증대될 것이다. 또한, 대학원 내 연구실 간의 벽을 허물고 개방된 공동연구공간을 마련하여 서로 다른 학문 분야에 대한 상호작용을 높이고자 한다. 더불어, 공학생물학대학원에서는 지도교수님을 두 명 이상 지정할 수 있게 하여 교수진 간의 공동연구가 학생의 연구 주제가 되게 설립해 자연스러운 융합과 소통을 촉진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공학생물학대학원이 바라는 인재상은?

공학생물학대학원에서는 공학과 생명과학을 접목시키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를 융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과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를 갖춘 학생이 공학생물학대학원이 바라는 인재상이라 할 수 있다. 생명과학, 공학, 정보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경력이 있는 학생이 합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엄지용 책임교수>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의 설립 이유는?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은 인류 최대의 숙제인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 KAIST가 리더십을 갖고 끌고 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과 KAIST에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융합적인 대학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시작되었다. 

탄소중립 달성은 단순히 새로운 과학 기술이 나왔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정책이 나왔다고 해서 당장 풀리는 문제도 아니다. 과학기술, 기후 및 에너지 정책, 기후 금융 혹은 지속가능 금융이란 세가지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다. 이같이 중차대한 시점에, 과학기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KAIST가 탄소 중립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학과 간 벽을 허무는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 대학원의 설립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기존 경영대학 산하의 녹색성장대학원과는 무엇이 다른가?

녹색성장대학원은 2013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서울 경영대학 산하에서 운영되었다. 이번에 신설된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은 기존 녹색성장대학원이 갖고 있던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실제로 녹색성장대학원에서 강의하던 교수님 중 일부는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에도 참여하며 대학원 교육의 일관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신설 대학원이 기존 녹색성장대학원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녹색성장대학원은 서울에 위치했기에 본원의 과학기술과 결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본원 공과대학 산하에 대학원을 만듦으로써, 탄소중립 이행의 핵심요소이자 KAIST가 선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 강력하게 결합시킬 생각이다. 실제로 대학원의 42분의 교수진은 공과대학 11개 학과, 인문사회 및 경영, 정책 4개 학과에서 참여해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의 교육과 연구를 이끌 예정이다.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의 커리큘럼은?

탄소중립을 위한 4대 중점분야를 만들었다. 탄소중립 기술시스템, 탄소중립 이행평가, 에너지 기술시스템, 자원순환 기술시스템이 그것이다.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에서는 이 4대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15개 학과가 매트릭스 구조를 형성해 작은 프로젝트 단위로 자연스럽게 연구 협력할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 입학, 졸업 과정에서 학생들이 융합 연구를 추구할 최소한의 장치도 마련하려고 한다. 입학 전에 어떤 주제의 탄소중립 융합연구를 할지 지도교수와 미리 상의를 한 뒤 입시해야 할 것이다. 논문심사에 있어서도 융합연구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장치가 없다면 학과 간 학문분야의 간극을 좁히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한계를 돌파하는 융합연구를 추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우리 대학원에서는 2개의 트랙을 개설해 제공할 계획이다. 융합분야 전공자의 경우 졸업이후 본인의 전문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기술 시스템 트랙과 정책 및 금융 트랙으로 세분화할 생각이다. 각 트랙에 속한 학생들은 해당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 되 다른 트랙의 연구주제나 방법론 또한 적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의 인재상은?

탄소중립 추구라는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고 융합을 하고자 열의와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학위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은 물론 정책과 금융적 소양을 갖추어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할 융합 인재를 배출하겠다.  

두 교수는 기존 학과 간의 공동 연구 등 협업 증대가 아닌 대학원 신설이 선택된 이유에 대해 비슷한 답변을 하였다. 공학생물학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분야가 각각 여러 학문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며 단일 대학원 차원에서의 협업 시스템으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더불어 두 분야 모두 중요성 측면에서 빠른 발전과 교육 및 연구의 질적 향상이 필요한 시점에서 대학원 신설은 이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연구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두 교수는 겸임교수 체제더라도 기존 랩의 구성원과 활발히 교류할 것임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공학생물학대학원의 모든 학생은 각자 연구실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연구에 동일하게 참여하고 협업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서로 다른 대학원, 학과, 학문 사이의 교류가 가장 가까운 연구실 내 동료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함과 동시에 경계와 구분 없는 협업 문화가 정착시킬 것이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엄 교수는 “42명의 교수진이 적극 참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교수님들은 기존 소속학과의 학생 지도는 물론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학생 지도도 겸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신입생들이 새로운 대학원 학업을 수행하면서 기존 연구실에서도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책임교수는 “공학생물학대학원이 설립되어 기쁘고 가을에 첫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즐겁다”고 밝히며 “빈틈없는 교육 및 연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강한 의지를 보였다. 엄 책임교수 역시,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을 국제사회에 약속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과학기술, 정책, 금융 사이의 균형을 갖는 인재를 양성하게 되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하며 “우리 녹색성장지속가능 대학원을 국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핵심인재를 양성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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