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
Massively parallel electro-optic sampling of space-encoded optical pulses for ultrafast multi-dimensional imaging - 「Light: Science & Applications」

지난달 2일,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 소자 내의 미세 구조와 복잡한 움직임을 고해상도로 측정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우리 학교 기계공학과 나용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고, 유홍기, 이정철 교수 연구팀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서준호, 강주식 박사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기존 초고속 카메라의 한계

현재 반도체 소자 내부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는 기술에는 크게 도플러 진동계 기술과 레이저 간섭계 기술이 있다. 도플러 진동계 기술은 GHz 이상의 빠른 진동을 측정할 수 있고, 레이저 간섭계 기술은 피코미터(pm) 수준의 미세한 구조까지 측정할 수 있어 분해능이 좋다. 하지만 두 기술 모두 측정할 수 있는 동적범위가 제한되어 있고, 여러 지점을 좋은 분해능으로 한 번에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소자 내의 복잡한 움직임을 측정하기는 어려웠다. 개중에서도 연구팀은 비선형적이고 과도의(Transient) 현상들을 측정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연구팀은 2020년에 빛 펄스와 사인파 형태의 마이크로파 신호 사이의 위상 차이를 측정함으로써 위치 차이를 빠르게 측정할 수 있다는 연구 성과를 얻었다. 당시 연구팀이 얻은 성과는 수소 원자 2개보다 작은 위치 차이도 고속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강력한 측정 방법이었지만, 하나의 빔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한 번에 한 지점만을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빔을 이용해 연속적인 형상의 변화를 측정하고자 했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것이 초고속 병렬형 펄스 비행시간(Time-of-Flight, TOF) 카메라 기술이었다. 김 교수는 KRISS의 서준호 박사와 논의하며 TOF 카메라의 활용 방향에 관한 여러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초고속 TOF 카메라 기술의 원리와 응용                                                                                                  김정원 교수 제공
초고속 TOF 카메라 기술의 원리와 응용                                                                                                  김정원 교수 제공

 

초고속 카메라의 구성과 작동 원리

초고속 카메라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로 빛 펄스의 비행시간을 측정하는 자(Rule)의 역할을 할 신호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빛 펄스를 광 다이오드에 비추어 발생하는 전류 펄스를 이용해 신호를 생성했다. 두 번째로는 측정하고자 하는 대상에 여러 색으로 쪼갠 빛 펄스들을 인가한 뒤,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 펄스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100펨토초(10-13초) 수준의 매우 짧은 펄스폭을 갖는 빛 펄스는 회절격자 소자를 이용해 1,000개 이상의 서로 다른 색으로 쪼개지며, 이때 측정 대상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 펄스들은 각기 다른 비행시간을 갖는다. 여러 개의 빛을 동시에 입사시키는 방법은 유홍기 교수 연구팀의 도움을 받았다. 세 번째로는 자 역할을 하는 전류 펄스와 측정 대상의 형상 정보를 가지고 있는 빛 펄스들 사이의 위상차를 측정해야 한다. 이 측정 작업에는 연구팀에서 지난 10년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전-광 샘플링(Electro-optic sampling) 기반의 측정기를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각기 다른 빛 펄스들의 세기를 라인 카메라(Line camera)라는 장치로 한꺼번에 측정하여, 픽셀 개수에 해당하는 1,024개의 지점에 대한 TOF 정보를 모두 얻어낸다.
 

동역학적 현상의 측정

초고속 카메라를 개발한 뒤, 연구팀은 동역학적 현상을 측정하기 위해 모델을 이용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마이크로 시스템으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기반의 소자를 제작하여 동작을 살펴보았다. 이때 소자 제작에는 이정철 교수와 KRISS 강주식 박사의 도움이 있었다. 김 교수는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연구자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상의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동역학적 현상을 측정 가능한 과학적 도구로의 발전 기대

최근 마이크로 및 나노 소자들의 복잡도와 기능성이 향상됨에 따라 이들의 미세 구조와 동적인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야 할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 지점만을 측정하는 기술을 1,000개 이상의 선형 지점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켰다. 연구팀은 초고속 카메라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듦과 동시에, 원자간력 현미경이나 간섭계가 측정하지 못한 새로운 역학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강력한 과학적 도구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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