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마루 “500원 인상해도 손해 막기 어려워”, 고객경영팀 “식당 운영 정상화가 올해 목표”

지속적인 물가 폭등 사태가 이어지자 대학가와 교내식당에서도 고물가를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영업하여 비교적 싼 가격대를 형성하던 대학가에서도 가격이 크게 뛰자 학생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내 식당으로 쏠렸다. 그러나 여러 대학 내 식당에서도 가격을 높이는 등의 대처를 하며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직영 식당을 운영하는 여러 대학은 급여를 올렸는데도 조리사가 구해지지 않자 가격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시간 단축 등의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동아일보에서 이번 달 7일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외식업계 구인난의 여파로 학생식당 조리사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최근 신학기에 기숙사 학생식당 조식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숭실대학교도 “고물가, 공과금 인상에 구인난까지 겹쳐 학생식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석식 운영을 4곳에서 1곳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학교도 물가 상승을 피해 갈 수 없는바, 우리 학교 학생식당의 상황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KAIST 내 학생 식당 3곳의 모습이다. 위부터 각각 카이마루(N11, 북측 카페테리아), 동맛골(E5, 동측 학생식당), 서맛골(W2-1, 서측 식당)이다.                                                                                 ©김민주 기자  
KAIST 내 학생 식당 3곳의 모습이다. 위부터 각각 카이마루(N11, 북측 카페테리아), 동맛골(E5, 동측 학생식당), 서맛골(W2-1, 서측 식당)이다.                                                                                       ©김민주 기자  

 

 

우리 학교에는 카이마루(북측 카페테리아), 동맛골(동측 학생식당), 서맛골(서측 식당) 등 단체 급식형 학생식당과 카이마루, 태울관 등에 위치한 푸드코트가 존재한다. 학생식당을 비롯한 학교 곳곳에 위치한 교내 식음료 업체는 22곳이며, 모두 고객경영팀에서 관리하고 있다. 교내 학생식당은 모두 학교 직영 식당이 아닌 위탁업체가 운영하고 있어 위에서 언급한 서울대, 숭실대처럼 학교에서 직접 조리사를 채용하지는 않는다. 우리 학교에서는 식당에 시설관리비, 일부 전기료, 고가의 조리 장비 구매, 시설 및 기물 유지보수비, 특식 이벤트 식대 등을 지원하여 외부 식당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수 있게 돕고 있다.

그중 가온에프앤에스에서 운영하는 카이마루는 자율배식 코너와 일품 a코너, 직화 b코너 총 3가지 코너로 운영되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조식(3,500원), 중식(5,000원), 석식(5,000원)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재 주말 조식은 운영하지 않는다. 작년부터 우리 학교에서 근무한 카 홍은서 카이마루 총매니저는 “식단 구성 및 발주 등의 운영은 학교와는 별개로 모두 가온에프앤에스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와는 한 달에 한 번 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이마루에도 가격 인상이 한차례 있었다. 카이마루는 올해 1월부터 4,500원이었던 중식 및 석식을 500원 인상하여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카이마루 측은 “학생분들이 ‘가격이 인상되었으니 더 좋은 질의 음식이 나오지 않을까?’하며 기대하실까 봐 걱정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인상이었고,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춰오다 이제야 진행한 것이다. 500원을 인상한 지금도 100% 충족이 되지는 않아 음식의 품질을 최대한 유지하고는 있으나 가격이 상승한 만큼 품질을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평소 학생식당을 자주 이용하던 한 학우는 “물가 상승률을 생각한다면 5,000원은 충분히 내고 사먹을 수 있지만 이후 또 한 번 인상될까 봐 두렵다”며 걱정을 내보였다. 학생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카이마루 측도 인지하고 있다. 홍 매니저는 “우리도 인상에 한계가 있다. 대안을 찾기 위해 2주간 6~7천 원의 가격대로 판매해본 적 있으나 학생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 바로 보이더라. 그래서 더 이상 당장 단가를 인상하기에는 조심스럽고, 최대한 감당하면서 품질을 유지해보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교내 업장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손해만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물가가 다시 안정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운영시간 단축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원래 카이마루는 학기 중에는 주말까지도 빠짐없이 조식을 제공했다. 그러나 3주 차가 된 지금까지도 주말 조식이 시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홍 매니저는 “지난 달 식당 회의에서도 주말 조식 관련 안건이 있었다. 우리 측은 인건비가 감당이 안 되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회의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다. 일부 학생들이 조식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수가 열 몇 명밖에 되지 않아 우리도 해주고 싶으나 서둘러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에서 식사하는 최소 인원을 보장해주면 주말 조식 운영을 다시 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주말 조식 운영의 어려움과 학교의 도움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고객경영팀에서 교내 위탁업체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최문영 담당자는 “대형식당(동측, 서측, 학사, 교수회관) 4곳은 직영이 아닌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판매 가격은 업체에서 임의로 인상할 수 없도록 가격 변동 요인이 발생할 경우 학교의 사전 승인을 받은 후 결정하게 되어있기에 학교에서도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다.”라며 학생들의 염려를 진정시켰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식당 운영시간 단축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코로나 시기 동안 교내 학생 수가 크게 줄면서 운영하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 상황이 되자, 업체에서 경영난을 호소하여 식수가 없는 주말 운영을 일시 중단하거나 단축 운영하는 것을 허가했다.”며 지금까지의 단축 운영에 관해 설명했다. 또 “그에 비해 요즘은 학생 수가 늘어나 코로나 이전 식수를 회복하고 있다. 단체급식의 경우 조식을 운영하는 것이 계약사항이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조식 중단을 할 수는 없다. 업체에서 호소하는 어려움은 다른 방식으로 손실을 보전해서라도, 코로나 이전 운영방식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라며 주말 조식 정상화를 예고했다.

학교에서는 실제로 학생들의 생활과 식당 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글로벌리더십센터에서는 학기 중 평일에 조식 과일을 제공하는 ‘하루과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리더십센터와 발전재단이 함께하는 ‘KAIST 학생들 아침밥 챙겨 먹이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100일의 아침’이라는 백일장을 수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100일의 아침’은 백일장을 개최하여 40명에게 조식 무료식권 100장을 제공하는 행사이다. 다만 아직 주말 조식의 식사율은 현저히 낮다는 것이 식당 측 입장이다. 

학생식당 운영에는 학생들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입주업체모니터링위원회(이하 입모위)는 일년에 두 번 입주업체만족도조사를 진행한다. 입모위는 2018년도부터 대학원 총학생회와 학부 총학생회에서 조직하여 운영하는 자치기구이다. 과거 존재했던 식당모니터링위원회의 업무와 더불어 식당 외 다른 입주업체까지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입모위에서는 식당의 식단 평가, 운영 점검, 학우들의 건의 사항 수렴, 의견 전달 등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업체에 대한 학생들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식당 회의에도 식당 측 학교 측과 함께 참석하여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 입모위에서 진행하는 만족도 조사와 그 결과는 원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족도조사 결과는 식당에도 전달하여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식당을 운영하는 기업 웹사이트에 건의 사항을 남기거나 식당에 상주해 있는 영양사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다. 홍 매니저는 “본인과 영양사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으니 직접 전달받으면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적극적인 의견 전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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