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우리 학교가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캠퍼스 설립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외부 기사를 통해 전해지자 교내외에서는 글로벌 KAIST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의견부터 왜 UAE인지, 왜 해외 캠퍼스를 확장하는지 의문을 품는 의견까지 여러 반응이 나왔다. 본지는 UAE 캠퍼스 설립에 관해 제기된 궁금증에 답하고자 뉴욕 캠퍼스 자문역으로 해외 캠퍼스 설립에 많은 경험을 지닌 기술경영학부 여현덕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련 상황과 해외 캠퍼스 확장에 관해 알아봤다.
 

UAE 캠퍼스 진행 상황은?

UAE 캠퍼스에 대한 설립 논의는, 학교의 내외부에서 나오는 구상과 제안을 바탕으로 아직은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인 단계로 안다. 따라서 설립을 전제로 어떤 견해를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우선 해외 캠퍼스는 설립목적, 여건, 자원, 타이밍 등 여러 상황과 조건을 검토하면서 매우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UAE 캠퍼스 설립 논의는 설립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과 함께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에 있는 것이지, ‘UAE 캠퍼스 설립’이라고 할 만큼 결정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UAE 외에도 각국에서 우리 학교의 해외 캠퍼스 설립 요청이 종종 들어오는데, 그중 UAE가 주목받은 것은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최근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왜 해외 캠퍼스를 확장하는가?

우리 학교 기존 캠퍼스에 사용할 예산을 왜 외국에 사용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해외 캠퍼스에 대한 정보의 부족과 선입견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학교 예산의 일부를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낸 자원을 바탕으로 해외 캠퍼스 확장이 진행된다.

글로벌 확장은 꼭 필요한 일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좋은 실력을 갖췄지만, 목표를 현재 본인이 있는 곳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를 배경으로 시장을 디자인하고 무대를 넓게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 해외 캠퍼스 확장이 학생들의 생각하는 범위를 넓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해외 캠퍼스를 세우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진행해야 한다. 뉴욕 캠퍼스의 사례를 보면 건물 확보부터 생각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인재 양성과 학문 창달이라는 대학의 본질에 집중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많은 자원 없이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뉴욕대학교 캠퍼스 안에 우리 학교 캠퍼스를 지어 뉴욕에서의 KAIST 인지도를 높였고, 현지 캠퍼스를 공간적으로 확장하는 데에 좋은 기반이 되었다. 우리 학교의 강점과 뉴욕대학교의 강점을 결합하여 미래에 새로운 학문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뉴욕 캠퍼스의 사례처럼 다른 해외 캠퍼스 확장도 주어진 상황은 다를 수 있지만 같은 맥락에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기존에 가진 대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본질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수단과 도구적인 것들에 쓰는 비용과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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