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입학처장, “입학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탈락생 중 의치학 계열 진학 46.2%”

최근, 우리 학교의 중도탈락생 수가 근 5년간 연평균 100명이라는 기사가 외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중도탈락’이란, 자퇴, 미등록, 미복학, 유급제적, 학사경고를 총칭하는 말이다. 

지난달 8일, 대학알리미 자료를 기반으로 입시 전문 학원인 종로학원은 우리 학교에서 2018년 73명, 2019년 105명, 2020년 76명, 2021년 145명, 2022년 100명 도합 499명의 학생이 중도탈락했다고 발표했다. 재적학생을 기준으로 계산한 중도탈락학생비율은 2020년 1.7%, 2021년 4.6%, 2022년 4.2%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UNIST 263명, GIST 150명, DGIST 94명이 중도탈락하여 전체 과학기술원의 중도탈락생 수는 1,006명이다. 

종로학원은 중도탈락생 중 80~ 90% 이상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기 위해 중도탈락을 결정했을 것으로 추측하였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KAIST의 경우 서울대 공대에 진학하는 것을 유의미한 이동으로 보기 힘들다. 다른 과기원 중도탈락생도 연세대, 고려대 이공계 학과 이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수준의 학생들”이라며 추측 근거를 밝혔다. 

본지는 재학생들의 중도탈락 현황에 관한 인식 정도를 알아보고자 지난 달 28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83명의 재학생이 응답했다. ‘연평균 100명의 우리 학교 학생이 중도탈락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0명(72.3%)이 의과 계열로의 진로 변경이라고 답했다. 이어 학업적 부담으로 인한 학교생활 부적응 10명(12.0%), 의과 계열 외 다른 분야로의 진로 변경 7명(8.4%) 등의 응답이 뒤를 이어 재학생들은 중도탈락자 중 대다수가 의과 계열로 이탈할 것이라고 예상함을 알 수 있다. 

한편 ‘자퇴를 고려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53명(63.9%)의 학생이 없다고 답했다. 자퇴를 고려해본 적 있다고 대답한 재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자퇴를 고려한 적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은 결과 17명(56.7%)이 의과 계열로의 진로 변경을 꼽았고, 의과 계열 외 다른 분야로의 진로 변경 6명(20.0%), 학교생활 부적응 5명(16.7%)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의과계열 진학을 이유로 자퇴를 고려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50명(60.2%)이 전혀 고려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은 없다 20명(24.1%), 고려한 적 있다 7명(8.4%), 고려했고 시도까지 해보았다 6명(7.2%)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의과 계열로의 진학에 관심 가졌던 재학생도 존재하는 반면 과반수의 재학생은 자퇴 의사 없이 학교생활을 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학교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입시 전문 학원에서 분석한 결과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 학교 기획처에서 학생이 중도탈락 시 작성한 중도탈락 사유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근 6년간 중도탈락한 591명 중 타 대학 진학을 위해 중도탈락을 선택한 학생은 346명이고, 이 중 의치학 계열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은 273명(국외 의치학 계열 포함)이었다. 그 외 타 대학 이공계, 법학, 국외 대학 등으로 진학하기 위해 중도탈락했다. 백분율로 변환하면 최근 6년 기준 46.2%가 의치학 계열 진학을 위해 중도탈락했다. 

2021년부터 입학처장직을 맡고 있는 김용현 입학처장은 “입학처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새내기과정학부에서 약 5%가 학교를 떠나고 있다. 이 숫자가 어떤 면에서는 클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수치라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 입학처장은 중도탈락률을 낮추기 위한 입학처의 대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입학처장은 “떠난 학생들에 의해 일부 학생들의 기회가 뺏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에 맞는 학생들을 뽑기 위한 ‘KAIST DNA 입시’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AIST DNA 입시는 성적만을 보기보다는 열정, 도전 정신, 독립성, KAIST 진학 의지도 고려하여 우리 학교에 어울리는 학생을 선발하는 평가 방식에 붙인 이름이다. 이런 입시를 한다면 우리 학교에서 성공하는 학생들을 더 많이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안을 내놓았다. 이어 “우리 학교의 입학 흐름을 미세하게 보면 달라지고 있다. 입학처장으로 있던 3년간 KAIST 등록 성향은 올라가고 있다. 수치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으나 입학처는 우리 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다는 확실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라며 입시 전략의 성과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편 재학생들에게 ‘중도탈락하는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개선할 사항’에 관해 묻자 이공계 처우 개선,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사항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라는 의견과 장학금 제도, 복지 개선 등 학생에 대한 지원 확대와 관련된 의견이 모였다. 김 입학처장은 설문조사 답변에 대해 “의학 계열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흐름을 막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입시전략을 세우는 등 우리 나름의 해법이 있다. 우리는 과학기술로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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