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
Paralyzing Drones via EMI Signal Injection on Sensory Communication Channels - 「NDSS Symposium 2023」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 연구팀이 좁은 대역폭의 전자기파로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장준하 박사과정과 조만기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의 보안 관련 학회 중 하나인 ‘NDSS 심포지엄 2023’에 채택됐다.
 

안티 드론 기술의 필요성 

본래 군사 정찰 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던 드론은, 기술의 발전으로 가볍고 저렴해지자 산업 및 레저용으로 널리 활용됐다. 이러한 드론 산업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드론을 활용한 범죄 및 테러도 빈번해졌다. 이에 미확인 드론을 탐지하고 추적해서 무력화하는 안티 드론(Anti Drone)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목표물에 떨어져 폭파하는 자폭 드론이 자주 사용되면서 각종 군사용 드론들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전력 사용량 낮추고 선택성은 높이다

이번 연구는 특정 주파수의 전자파를 주입하여 센서와 제어 장치 사이의 유선 통신을 방해함으로써 드론을 무력화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안티 드론 기술들은 주로 원격 제어를 위한 무선 통신을 방해하거나 GPS를 위한 위성 통신을 방해해서 드론이 목표 위치를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드론을 원래 출발점으로 돌아오게 하거나, 공격 시간 동안 한 지점에 정지시키는 등 방어책이 생겨나 이런 기술들은 효과를 잃고 있다. 게다가 위성 통신에 혼선을 주는 공격 전략은 드론뿐 아니라 주변 공항 및 휴대전화 모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에 김 교수팀은 지난 2015년, 음파를 이용해 드론의 자이로스코프를 직접 공진시켜 드론을 추락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이로스코프는 드론의 각속도를 측정하는 센서로, 이 측정값을 바탕으로 드론의 중심을 잡는 동작을 결정한다. 자연적인 상황에서는 자이로스코프의 측정값이 안정적이지만, 자이로스코프의 공진 주파수에 해당하는 소리를 들려주면 자이로스코프가 크게 진동하면서 큰 폭의 이상치가 입력값으로 들어온다. 결국 드론의 모터 속도가 최댓값과 최솟값을 오가다가 균형을 잃고 떨어지게 된다. 이는 자이로스코프가 기계 장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사람의 평형기관인 세반고리관을 고장 낸 것과 비슷하다. 다만, 음압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급격히 약해지기 때문에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드론 무력화 기술의 원리                                                                                           ​​​​​​​​​​​​​​​​​​​​​​​​​​​​김용대 교수 제공
드론 무력화 기술의 원리                                                                                           ​​​​​​​​​​​​​​​​​​​​​김용대 교수 제공

 

이번 연구는 센서 자체가 아니라 센서와 제어 장치 사이의 채널을 공격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자이로스코프 외에도 가속도계, 지자기 센서 등 여러 센서로 구성된 IMU(Inertial Measurement Unit)는 드론의 균형을 잡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측정해서 메인 보드의 제어 장치로 전송한다. 무선 신호로 IMU와 제어 장치 사이의 유선 채널 통신을 방해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EMI(Electromagnetic Interference) 현상에 의해 특정 주파수를 잘 선택해서 전자파를 주입하면, 원하는 회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실제로 IMU의 신호와 외부의 쓰레기 신호가 섞이자, 제어 장치로 들어가는 값이 망가졌고 드론이 균형을 잃으며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드론이 반응하는 주파수가 메인보드의 종류에 의존적이었다는 것이다. 센서의 종류가 달라지더라도 메인보드가 같으면 동일한 주파수에 반응했다. 즉, 매우 좁은 범위의 주파수로도 여러 대의 드론을 한번에 공격할 수 있다. 좁은 범위의 주파수만 쏘게 되면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적군의 드론만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드론이 0.0025초마다 센서값을 읽어오고 다음 제어 값을 결정하기 때문에 아주 짧은 순간에 드론을 떨어뜨릴 수 있어 전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연구를 진행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묻자 김 교수는 “실험에 필요한 장비가 고가여서 사용이 어려웠고, 상용화로 이어지기까지 극복해야 할 한계점이 많아 아쉬웠다”고 답했다. 또한, 진행 중인 보이스피싱 수사 관련 연구를 언급하며 “세상에는 기술의 힘이 필요한 곳이 정말 많다. 범죄나 전쟁에 점점 새로운 기술이 쓰이며, 이에 대응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와 본인에게 보람이 되는 연구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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